북한 학생들에 '기타'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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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학교와 중등학생들 사이에서 최근 '기타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기타를 배우면 후에 군대나 건설장 등에서 '선전대'로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이나마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소학교, 중등학생들 사이에서 기타 배우는 바람이 불었다"면서 "기타는 이전부터 대중악기로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처럼 군사복무용으로 배우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1960년대 민족유산을 장려한다는 미명 아래 기타를 '수정주의 날라리풍'으로 규정하면서 기타가 사라졌다. 북한이 전통악기로 장려하는 것은 가야금과 피리 등이다. 80년대 들어서면서 기타가 다시 대중악기로 등장하면서 아코디언(손풍금)과 같이 김일성이 참석한 설맞이 어린이공연에도 등장했으며, 학생 교재용으로도 사용되었다. 북한에는 초보자들을 위한 '기타교측본'과 중급, 고급자들을 위한 '기타곡집'이 있다. '기타교측본'에는 "기타는 뜯음줄악기의 한 가지이다"라면서 "보통 8자 모양의 울림통과 긴 지판에 여섯 개의 줄이 메워져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또한 "줄은 흔히 연주자가 악기를 잡은 상태에서 우로부터 '미, 라, 레, 솔, 씨, 미'로 맞춘다"면서 "음색은 부드러우면서도 약간 어두운 감을 준다. 대중악기로서 경음악을 비롯한 소앙상블에서 주로 리듬을 담당하며 그밖에 노래반주나 독주악기로도 널리 쓰인다"고 설명했다. 기타를 생산하는 곳은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위치한 '만경대선물악기공장'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기타를 비롯한 손풍금, 가야금 등의 여러 악기들은 수출하거나 북한 전국의 예술단체, 학교, 공장기업소에 공급된다. 기타는 북한 최대의 국영백화점인 '평양 제1백화점'에서 소량이 판매되었지만, 평양 출입 제한으로 지방 주민들은 기타구입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1980년대까지 기타를 소유한 주민은 매우 드물었지만, 90년대 장마당이 생기면서 개인구매가 가능해졌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자강도 지역에서 개인이 기타를 제작한 '8.3제품'이 등장하면서 시장도매와 전국 각지에 방문판매가 시작됐다. 소식통은 "자강도는 산지라는 특성으로 나무가 많고 기타 부품 생산을 할 수 있는 군수공장설비가 있다"면서 "만경대악기공장에서 생산한 것과 '8.3제품'은 외형은 물론 음질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기타를 살 때 먼저 지판이 수직으로 곧은지를 확인하고 음계의 정확도, 울림통의 질, 줄 조이개를 검사한다"면서 "기타줄도 개인 제작은 1000원(북한돈), 중국 수입산은 5000원 정도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학생들은 기존에 기타를 취미나 재능을 위해 배웠지만, 지금은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선택한다"면서 "악기 재능은 당의 선전·선동기구이기 때문에 군대, 건설장에서 고생을 면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고 소개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사교육은 단속 대상이지만, 배급과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음악 교사들의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암묵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면서 "사교육비는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있고, 또 악기마다 사교육 가격이 다르게 적용된다. 가장 싼 가격이 기타 사교육으로 월 5만 원(쌀 10kg)"이라고 말했다. 일반 노동자 월급이 보통 3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정도를 쓰지 않고 모아야 기타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이어 "피아노 가격과 사교육비는 고가로 일반주민은 구매와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손풍금 제품 중 하나인 '은방울' 중형이 최근 신의주 시장에서 5000위안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며 정품 기타는 북한돈 25만 원, 8.3제품은 7만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아노와 사교육은 돈주들이 하고, 기타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대중악기용으로 쓰임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라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특히 "기타는 휴대하기 간편하고 남한에서 유행하는 음악을 흥이나게 반주할 수 있는 유일한 악기"라면서 "결혼식, 생일을 비롯한 들놀이 때에도 흥을 돋우는 데 손색이 없는 현대 유행악기"라고 강조했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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