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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사들 학교 떠나 '석탄수출' 회사 들어가는 이유?
데일리NK 2014-09-02 16:10:54 원문보기 관리자 609 2014-09-08 09:19:53

북한이 2012년 지식경제 시대의 요구에 맞게 교육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12년제 의무교육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능력 있는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이 실행되고 있지만, 교사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최하층 생활이 지속되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석탄수출 외화벌이 회사에서 들어가 경영 마인드를 배우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대(김일성종합대학)를 졸업한 1급교사가 탄광 '자토'로 일하고 있다"면서 "교육제도만 바꾸어놓고 그에 대한 해결책과 교사들에 대한 우대가 없으니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 시장에서 전망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토'는 탄광에서만 쓰이는 용어로 석탄 생산 지시 및 조직관리 등의 책임자를 일컫는 북한 말이다. 자토는 고학력자로 능력이 뛰어나고 인성을 갖춘 엘리트로 외화벌이 회사 사장이 직접 선발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은 2012년 9월 25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하는 등 1년의 의무교육을 늘렸다. 당시 법령을 채택하면서 학생들에게 수학, 물리, 화학, 생물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의 일반기초 지식 교육에 기본을 두고, 외국어 교육 강화, 교육행정관리 전산화와 교육기관의 정보통신망 형성 등을 당면 과제로 설정했다.

소식통은 "컴퓨터, 외국어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교사들을 별도로 채용(가정교사)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학교의 비판대상이 된다"면서 "특히 물리, 화학, 생물과 같은 기초과학 과목에 대한 실험과 관찰(현장학습)비용이 더 큰 문제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12년제 교육제도 실시 후 고급 중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생물관찰보고서, 물리실험보고서를 학생들에 받아 평가에 반영한다. 관찰과 실험에 필요한 현미경, 핀셋, 확대경 등 각종 실험 기구와 시약들은 모두 학생 부담이다.

북한 당국은 무상교육을 선전하고 있지만, 현실은 '학교세'(수매자금, 교실꾸리기 자금) 부담과 함께 교육비 자금이 부과돼 학부모들에게는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교사들의 생활조건이 더 문제다. 예전과 달리 최근 교사들에 대한 월급과 배급은 100% 공급되고 있지만, 생활 수준은 최하층 부류에 속한다.  

평안남도 고급중학교 교사가 한 달 공급받는 배급량(본인 배급)은 통강냉이 15kg이다. 또한 평균 월급은 교원 급수(1~6급)에 따라 북한 돈 2500~5000원 정도이다.

이마저도 교사들에게 부과되는 각종 사회과제와 충성자금, 당비를 제하고 나면 실제 받는 금액은 1000~1500원 정도로 장마당에서 달걀 한 개 값밖에 안 된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달걀 한 개 가격은 800~1200원이다.

최근 시장화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소비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의 월급과 배급에 의존하고 있는 교사들의 생활 수준은 최하층으로 전락하면서 유능한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12년제 교육제' 실시로 북한 교육 수준은 일정 부분 높아졌지만, 교사들에 대한 처우나 정책은 답보 상태여서 교사들에 대한 개선된 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 같은 현상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평안남도에는 석탄수출을 하는 외화벌이 회사가 인민무력부 산하 등 100여 개가 넘어 경영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면서 "남자 교사들이 자토로 일하는 경우는 이제 일반적 현상이 되고 있다. 외화벌이 회사에서도 능력 있는 교사들을 고용하는 것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평안남도에 있는 석탄수출 외화벌이 회사들은 석탄 생산부터 판매·유통까지 모두 개인이 경영한다. 이 때문에 회사 사장들은 능력 있는 경영자를 키우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1급 교사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 

소식통은 "1급 교사들이 탄광 자토로 선발되는 이유는 능력과 인성이 겸비해 조직관리는 물론 사장들이 믿고 경영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은 탄광에서 경영을 배우면서 돈을 벌고 있는 1급 교사들에 대해 '총명하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인테리'들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사들에 대한 월급 인상이 시장 가격으로 인상되고, 우대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능력 있는 교사들은 학교를 떠나 석탄수출 회사에 들어가는 가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12년제 교육정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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