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부 "탈북자16명, 태국 가서라도 잡아 올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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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에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탈북한 16명 사건으로 함경북도(道) 국가안전보위부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의 탈북을 방조(傍助)한 관련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그루빠(검열조)가 조직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16명 집단 탈북 사건 때문에 현재 함경북도 보위부 그루빠가 조직돼 세 가족의 탈북을 도와준 공모자들에 대한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NK는 지난달 초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탈북한 3가족 16명이 무사히 태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북한 당국은 인민반 회의를 통해 주민들의 동요를 사전 차단하는 한편, 추후 탈북하다 체포되면 엄벌에 처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무산군 보위지도원들은 그루빠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난 보위원들 일부는 이미 철직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함경남도 지역 인민반 회의에서도 거론 된 것으로 확인됐다. 함흥의 한 소식통은 "국경지역은 그렇다 쳐도 국경과는 거리가 먼 여기(함흥)에서까지 보위원들이 인민반 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보위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위원들은 인민반 회의에서 "보위부가 가만 놔두는가 보라"면서 "이들이 타이(태국)에 갔다는데 거기까지 쫓아가서라도 모두 잡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보위원들의 이 같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소식통은 "이제껏 살아오면서 위(당국)에서 하는 말들이 그대로 된 것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보위부가 달아난 탈북자를 잡아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보위부의 다짐을 비하하는 말까지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에도 강성대국이 온다고 떠들더니, 결국 장군님(김정일) 서거 소식만 오지 않았나"라는 식이다. 세 가족 16명 집단 탈북이 미치는 후과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들 세 가족은 한국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기 때문에 보위부가 탈북 시도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으로 탈북자 가족만을 집중 감시하던 보위부가 국경지역 전체 주민들을 상대로 감시망을 넓힐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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