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겨울 한파 닥쳐도 아무런 대책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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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凍土)'로 불리는 북한은 한국보다 겨울이 빨리 찾아온다.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를 맞은 한국은 이제부터 겨울 준비가 한창이지만, 북한은 한두 달 전부터 시작한다. 한국과 달리 난방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북한 주민들은 보통 초가을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겨울나기' 준비에 바쁜 시기를 보낸다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중앙난방 시설이 갖춰진 '혁명의 도시' 평양의 중심 구역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주민들은 땔감과 석탄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겨울을 아무 탈 없이 나려면 땔감과 석탄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 전역의 산은 민둥산으로 땔감으로 쓸 만 한 게 없을뿐더러, 최근 나무심기가 진행돼 함부로 나무도 벨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생산되는 석탄은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해외에 수출해 시장에서 석탄 가격은 비싸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석탄 가격은 상승해 구입도 쉽지 않다. 석탄을 사용하더라도 일반 주택들은 환기 시설이 제대로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연기로 질식사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당국은 별다른 '월동 준비'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한파가 예상돼도 '월동 준비에 힘써라'는 지시는 단 한 차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데일리NK는 2012년 입국한 김영미(가명. 47) 씨를 만나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요즘 북한 주민들의 월동준비와 겨울나기에 대해 들어봤다. -북한 주민들은 월동 준비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석탄을 주로 사용한다면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난방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평양시는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온수를 아파트로 돌려 난방을 한다. 하지만 화력 발전소가 멈춰 온수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관을 통해 물을 보내지 않으면 동파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냉수를 보내는 데 이게 더 춥다. 이때 고층아파트 주민들은 '한파에 냉방이 웬 말인가'라며 투덜거린다." -그럼 주민들은 어떻게 한파를 이겨내나. 최근에는 중국에서 전기 매트(장판)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구 100W 하나를 켜놓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다. 최근에는 햇빛판(태양열판)으로 전기를 쓰는 집들이 늘었다. '국가 전기를 믿으면 얼어 죽는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서 괜히 나오고 있는 게 아니다." -평양에서도 아파트를 개량한다고 했는데, 간부들도 중앙난방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아파트를 개조하고 석탄을 때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만약 당국에서 아궁이 개량을 진행한다고 하면 '시장 가격'이 아닌 '국정 가격'으로 해줘야 한다. 하지만 배급을 끊어버린 당국이 이런 일을 직접 나서서 하겠는가. 당국의 무관심으로 주민들은 문제가 뻔히 보이면서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당국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나.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스스로 살 방법을 찾고 있다. 굴뚝으로 연기가 잘 빠져나가게끔 시설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에 주민들이 나서서 얼마간의 돈을 받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수리해주는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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