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결의안' 비난 군민대회 보도록 전기 공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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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가뭄으로 전력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비난하는 '군민대회' 뉴스 등은 시청할 수 있도록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대부분의 공장들에 전기 공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도 주민들이 보도(뉴스)를 볼 수 있도록 뉴스 시간대에 1, 2시간 정도 전기 공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달 중순까지는 탈곡 때문에 전기가 공급 안 돼 불을 보는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얼마 전부터 저녁시간에 불을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인민반 회의에서는 '보도(뉴스)를 보라고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기가 공급되는 시간대는 조선중앙TV의 저녁 8시 뉴스가 방송되는 시간이다. 뉴스는 김정일 사망 3주기를 앞두고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관련 소식이 많다. 그는 "저녁 뉴스에는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장군님(김정일)을 회고하는 모임들을 전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라며 "작년에 비해 특별한 것은 전혀 없다"고 알려왔다. 또한 뉴스는 최근 각 지역별로 유엔 제3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을 비난하는 군민대회 소식을 전하고 있다. 군민대회는 지난달 25일 평양시에서 시작됐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김정일) 애도행사나 인권(결의안) 반대 대회를 국가적인 행사로 조직한다면 어쩔 수 없이 나가겠지만 겨울나기 준비에도 바쁘고, 전기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데 누가 관심을 갖겠냐"라고 말한다고 소식통은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어 주민들은 "그래도 전기 불을 아주 보지 못하는 것보다 그런 일로 인해 전기를 볼 수 있어서 좋다"며 "(김정일) 애도기간도 눈앞에 다가왔고, 전화단속 등 국경검열이 심해 전기가 들어와도 한국드라마 등을 볼 수 없지만 (당국이) 단속하지 않는 다른 영화라도 볼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수력발전소의 전기 생산량이 현저히 줄었다. 이 때문에 북한 최대 광산인 무산광산은 물론 일부 공장 기업소들의 가동이 중단됐다. 열차 운행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가정에 일부 시간대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김정일 애도기간에 맞춰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또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비난 군민대회를 보여주면서 미국과 한국 등에 대한 적대의식과 반발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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