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至에 북한 주민들 '팥죽'과 '동태국'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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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일)은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 절기인 동지(冬至)다. 이 날은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에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를 만들어 넣어 끓이는데, 단자는 새알만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심'이라 부르기도 한다. 남한에서 동지에 팥죽을 먹는 것처럼 북한에도 팥죽을 먹는다. 대신 '애기동지'(애동지)에는 팥죽 대신 '붉은팥 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동지가 음력 11월 10일 안에 들면 애기동지라 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에 팥죽을 해먹지 않고, 떡(송편)을 해먹는 풍속이 있다. 북한에서 동지 팥죽은 한해 쌓였던 액운을 죽으로 씻어낸다는 의미에서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이날은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어느 가정에서나 새알 찹쌀 단자를 넣어 팥죽을 꼭 끓여서 먹는다. 또 이날은 일년 중 밤이 가장 길어 한솥 가득 끓여놓은 팥죽을 먹으며 긴밤을 보내기도 한다. 각 가정에서는 이날 먹을 팥죽을 만들기 위해 전날부터 떡가루를 찧어 새알을 만들고 팥을 삶아 하루종일 먹을 수 있는 양의 팥죽을 만든다. 현재 남한에서는 동지팥죽을 집에서 직접 끓여 먹는 가정이 드물다. 어느 곳을 가나 죽을 파는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어 힘들게 가정에서 끓이지 않아도 온가족이 함께 즐겁게 먹을 수 있다. 북한에서 이날 만큼은 온 가족이 모여 새알을 만들고 이러저러한 얘기를 한다. 이날 만큼은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동지 전날에는 절구통 찧은 소리가 집집마다에서 요란하게 들려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북한에서 떡가루를 제분소(한국의 방앗간)에서 빻을 수 있지만 자주 정전이 되고, 전기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절구통을 이용한다. 남한의 1960~70년대 문화가 아직도 북한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에서 동지에 먹는 문화가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 입국한 탈북자들에 따르면 동지에 팥죽과 송편을 해먹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팥죽과 동태국을 먹는다. 남한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동태는 북한에서는 최고의 별미음식이다. 냉장고가 없는 가정이 많은 북한에서 동태는 겨울 한 철에만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생선이다. 시장에서 동태 한 마리는 7000~8000원 정도다. 비교적 북한에서 많이 잡히는 이면수, 청어, 가자미 등과 같은 생선이 3000~5000원 정도인 것에 비하면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이처럼 동지에 동태를 먹게 된 것은 어획이 어렵고, 버릴 것 하나 없는 생선이란 인식이 생기면서 귀한 음식으로 취급되고 있다. 또 동태 눈을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값이 비싸기 때문에 동지에 먹어야 다음해 일이 잘 된다는 말이 퍼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도 남북한이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탈북 기자로서 동지를 맞아 어릴적 고향집에서 팥죽을 쑤어 먹던 시절이 불연 듯 떠오른 하루다. 홍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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