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5명 고아' 키우는 산골부부 소개해 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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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23일 평안북도 한 군(郡)에서 20년 간 고아들을 키우며 생활하는 산골 부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이날 '두일령의 작은 산골 집은 이 땅의 사랑과 정을 노래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산골 부부가 55명의 고아 양육으로 김정은의 감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철부지들이 외진 산중의 정적에 싫증이 나 집을 뛰쳐나가 친척집으로 달아났다"면서 "(부부는) 아이들을 찾아와 콩과 감자, 텃밭에 강냉이를 심었으며 집 뒤에는 온실도 크게 지어 웬만한 농장 축산분조도 먹을 정도로 수백 마리의 집짐승을 길렀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 핏줄을 거두기도 힘든 때 그 많은 아이들을 키운 공은, 바치고 바쳐도 보답할 수 없는 어머니 조국을 위한 것"이라며 "부부에게 책임비서를 비롯한 군 책임일꾼들이 텔레비전과 녹화기에 이르기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어졌다"고 선전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당(黨)이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당이 어머니로서 인민들과 생사운명을 같이 하라는 올해 신년사에 꿰맞춘 거짓말"이라며 "앞으로 55명의 고아들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자기 먹을 식량을 농사짓고, 가축 등을 기르는 노동을 하며 살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생계가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가출해 장마당이나 역 앞에서 '꽃제비' 행세를 하며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적으로 시장이 활발한 지역에 꽃제비들이 많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무역의 중심지인 평안북도 신의주는 꽃제비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이들은 '9·27상무조'(1997년 9월 27일 김정일의 꽃제비에 대한 단속 강화 지시로 만들어진 꽃제비 전담 단속 그루빠)에 발각되면 부모에게 돌려보내거나, 시(市)나 군에서 관리하는 방랑자 숙소에 수용된다. 그는 "국가 재정난으로 평안북도에 있는 고아원은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신 주민들에게 부침땅(농사지을 수 있는 땅)을 주고, 고아를 양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을 기르는 산골부부와 당일꾼들이 김정은 감사까지 받았으니, 미래가 창창한 아이들은 도로 관리원이나 하며 살게 됐다"며 "아이들을 미끼로 간부들과 당일꾼들이 출세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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