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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선원 딸 대통령에 읍소편지
동지회 501 2006-01-16 10:24:07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 최우영씨가 교회 신자들과 함께 납북자 송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을 나무에 묶고 있다. /주완중기자 wjjoo@chosun.com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제 아버지를 위해 대통령께서 매듭을 직접 풀어주시기를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1987년 1월15일 북한 경비정에 납치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61)씨의 딸 우영(36)씨가 아버지 납북 19년째를 맞아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아버지의 송환을 호소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우영씨는 “아버지가 납북된 지 올해로 19년이 되고 당시 43세이던 아버지는 작년 10월에 환갑을 맞았지만 환갑상을 차려드리고 싶었던 딸의 간절한 소망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습니다”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우영씨는 1999년 아버지가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2000년 6월부터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을 맡아 송환운동을 벌여 왔으며 작년 10월 아버지 회갑을 앞두고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아버지 송환을 호소하는 편지를 일간지 광고에 낸 바 있다.

그녀는 “동진호 ‘최종석’이란 이름이 북한에 존재한다는 것은 국내는 물론 인권에 관심있는 국제사회가 다 알고 있는데도 북한으로부터 돌아온 것은 ‘납북자는 없다’는 공허한 메시지 뿐이었다”며 “북한의 반응이 아무리 냉담하다고 해도 저는 아버지의 딸이기에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다”고 편지를 쓴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대통령께서도 사랑하는 따님을 두셨기에 저와 북한에서 홀로 가족을 그리워하며 통한의 세월을 살았을 제 아버지의 심정을 잘 아실 것”이라며 아버지의 송환을 부녀 간 정에 호소했다.

이어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게 있다면 그건 아마도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고, 자식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임을 19년 세월 속에 느꼈다”며 “17세 고교 1학년 소녀가 36세가 되도록 변함없이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간절한 그리움과 눈물이 가득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대통령께 호소드린다”고 적었다.

우영씨는 “아버지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뒤 2000년에 나오셨으며 건강이 그리 좋지 않으시다고 전해들었다”며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를 위해 대통령께서 이 얽힌 매듭을 직접 풀어주시기를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읍소했다.

편지 말미에 우영씨는 대통령에게 작은 소망 하나를 전했다.
“올해 5월8일 어버이날에는 제게도 19년 동안 달아드리지 못한 카네이션을 아버지 가슴에 달아드릴 수 있는 소박한 행복이 깃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우영씨는 이날 아버지 납북 19년째를 맞아 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임진각을 방문해 북한 땅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무사귀환을 촉구할 예정이다.

그녀는 “작년 10월 공개 서한 이후 많은 분들과 함께 임진각 근처 소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달았습니다. 오늘도 저는 가족들과 아버지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노란 손수건을 달겠습니다”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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