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지원

정착지원도우미

상세
한국과 미국
동지회 7 1677 2006-06-07 13:13:55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말 못할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아가시는 모든 탈북자님들께 올립니다.
저는 이번에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후에 처음으로 망명이 허락되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6명중의 한 사람입니다.
여러분들도 인터넷이나 방송을 비롯한 여러 언론매체들을 통해서 소식을 들으셨을 줄로 압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저희 6명을 받아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심양주재한국대사관에 머물던 탈북자 4명이 대사관직원들을 결박하고 담장을 넘어 옆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뛰어들어가는 사고도 발생했지요.

그런데 제가 그런 탈북자님들께 알려드리고싶은 게 있습니다.
이제 제가 미국에 온지 한달이 되었습니다.
많은 탈북하신 분들이 저희들의 미국망명소식을 듣고 저저마다 미국행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미국에 가면 한국정부에서 제공해주는 정착금에 대비도 할 수 없을 만큼 거액의 정착금을 받을 수 있다는 유언비어도 떠돌고 있다는데 미국정부에서는 저희들에게 정착금을 1전도 지원해주지 않습니다.
미국가면 잘 되겠지, 많은 사람들이 우릴 도와주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오면 큰 일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 듣던 바 그래도 정말로 자유가 많고 기회도 많은 나라입니다.
미국에서는 시간이 돈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시간당으로 일을 하고 돈을 받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일을 하면 시간당 최하임금이 약 6불정도입니다.
하루 8시간을 일하면 50불을 받는 셈이죠.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밀집해사는 LA(엘에이)에는 시간당 최하 약 7불씩 나옵니다.
각 주마다 정해진 임금이 조금씩 다릅니다.
중국 인민폐로 환산해 볼 때 정말 거액의 돈을 버는 겁니다.
중국에서 식당 복무원들이 한달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미국에서는 하루에 벌 수 있으니까요.

대신에 미국은 모든 물가가 중국에는 비할 수 없을 만큼 비쌉니다.
집세가 룸메이트로 들어가서 단칸방을 쓰는 게 한달에 최하 400불입니다.
아파트를 세맡으려면 적어도 700불에서 900불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시내중심가에 집을 맡으려면 한달에 1500불에서 2000불정도는 예산해야 합니다.
중국에서 50원(인민폐)정도면 살 수 있는 여행가방을 미국에서는 적어도 30불은 주어야 살 수 있습니다.
중국 연길에서 5원(인민폐)이면 사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여기서는 팁까지 포함해서 10불은 줘야 사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 미국에서 살지만 북한에서 살 때 못지 않게 배고픈 고생을 합니다.
물가가 너무 비싸서 돈을 주고 음식을 사먹을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침을 굶는 것은 보통현상이구요. 때로는 점심도 안먹고, 저녁에 컵라면도 아니고 봉지라면을 사서 끓여먹습니다. 너무 배고파서 참기 힘들면 중국에서 맨바오라고 부르는 빵을 하나 사먹습니다. 목이 말라도 물을 사려면 1불을 또 써야겠기에 참고 그냥 넘어갑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중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처음부터 돈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만불, 10만불씩 밑천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온집식구가 숨쉬기도 힘든 자그마한 단칸방을 하나 세맡아서 살면서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15시간, 20시간을 일하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먹고싶은 것 제대로 못먹고 입고싶은 거 못입고, 밤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돈을 벌어서 나중에는 100만불이 넘어가는 별장같은 집도 사고, 멋진 자가용승용차도 타고다니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기 원하시는 분들은 한국에 가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 가면 그래도 정부에서 정착지원금도 주고, 영구임대아파트도 주고, 탈북자라는 신분땜에 한국에서는 명문대로 꼽히는 서울대학교나 연세대학교에도 입학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하게는 말이 통하니까요.

고생하고 싶은 분들은 미국에 오십시오.
미국에 오면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에 적응하기가 엄청 힘이 듭니다.
또 모든 물가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가장 크게는 배고픈 고생을 많이 합니다.
돈 아까운 줄 모르고 그날 벌어서 그날로 다 사먹는 사람은 예외지만 ... ...

한국정부처럼 탈북자라고 해서 특별대우해주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평범한 난민의 대우를 받습니다.
난민정착지원프로그램에 가입되어 미국사회에 대해 배우고 미국문화를 조금씩 익혀나갑니다.
4개월동안은 집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4개월 내지 6개월정도 최하의 생계유지비를 지원해줍니다.
그후로는 자립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4개월안에 일자리를 찾아야 하고, 본인이 살 집도 알아봐두어야 합니다.
1년이 지나야 영주권을 받을 수 있으며 출국할 수 있습니다.
영주권을 받은 후 5년이 지나야 시민권(공민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정직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신용사회입니다.
신용이 없는 사람은 미국사회에서 살아남기 정말 힘이 듭니다.
북한에서는 사기치고 남의 간빼먹는 "여우와 승냥이"만이 살아남을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정직하고 온순한 "토끼와 양"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 이민와서 사는 한인들을 보면 본인들이 행복하게 잘 살려고 힘들게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95%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한인들이 2세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들을 희생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은 밤잠도 제대로 못자고 식사도 변변히 못하면서 돈을 벌어서 자식 공부 시켜 대학까지 보냅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한인2세들이 미국의 정치계나 경제계를 비롯한 각 분야에 무시못할 강력한 파워를 갖고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탈북자들도 한민족으로써 미국에 이민와서 살아가는 한인들의 이런 모습을 배워야 합니다.
자기대에는 낙을 보지 못하더라도 자식이 잘되고 행복할 수만 있다면 자기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며 고생할 각오가 되어있는 분들은 미국에 오십시오.
미국사회는 그런 당신을 열렬히 환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사시면 당신의 2세뿐만이 아니라, 당신대에도 머지않은 시간에 낙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한국이나 미국, 어디에 가든지, 또 어디에 있든지 고생속에 살아오신 우리 탈북자님들이 진정한 자유를 찾고 행복하게 잘 사시길 기원드립니다.
미국사회에 대해서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을 알려드렸으니 앞으로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에 가서 희망국가를 선택하실 때 잘 참고하셔서 결정하시길 부탁드립니다.

2006년 6월 7일 게시판 "조선사람"님의 글입니다.
좋아하는 회원 : 7
나의향기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 나도탈북자 2006-06-14 14:30:11
    정말 의미있는 글입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미국에 가면 한국보다 많이 편하고 행복하게 살줄알고 미국에 가기를 희망하는데 좋은 말씀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해하기도 미국은 여기보다 몇갑절 힘든사회인데 .. 발전적인 미국이민은 차성할 일이지만 여기서 견디기 힘들어 도피형의 미국이민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물론 선택은 철저히 본인의 몫이지만 탈북자라는 신분으로 그것도 미국에 입국하기위해 없는 소리를 해가며 비굴하게 행동하는 그런 일들은 없어야 겠지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나의향기 2007-08-21 20:33:56
    지금북한사람들 한국에와서 영국으로 정신없이 간다고들 하는대
    가면 좋은가요 대우도넘 잘해준다고 하는데 .. 정말인지 알고 싶네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파리채 2006-06-17 11:21:07
    조선사람....
    일단 갔으니 힘들어도 거기서 잘 살기 바란다
    천목사의 정치적인 놀음에는 신경쓰지 말고,굳건하게 잘 살기 바란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장백호 2006-07-31 00:07:29
    똥파리가 두리하나에만 있는줄알았더니 여기에도 있었구나.
    여기서는 똥 파리가 아니고 파리채로 놀고있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서울 2007-01-26 07:27:50
    전에는 안그랬는데, 요즘 한국 사회가 이상해져서(김대중때부터 이상해짐) 미국 가는 것도 갈수만 있다면 좋을거 같은데요. 제 생각이지만 밀입국이 아니라, 인권법에 의해서 영주권(시민권)얻으면 현재의 한국보다 더 살만한 곳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예전같으면 당연 대한민국에 사는게 탈북자분들에게 좋았죠. 90년대중반까지도요. 그러나 지금은 경제도 어려워지고(실업자도 많이 생기고) 사회도 혼란스럽고.
    갈수만 있다면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전에 경제 잘 돌아갔을때는 외국 살던 사람들도 도루 한국으로 들어오는 역이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한국사람들조차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이민이 늘어났죠
    처음엔 좀 고생해도 기회도 많고 부지런히 알뜰히 살면 돈도 잘 모이고 하는 나라니까

    그런데 정말 인권법에 의해 미국으로 가신분의 글 맞나요?
    한국을 안거치고 가신걸로 아는데, 어떻게 그렇게 한국 사정에(한국의 탈북자 지원책) 대해 아시는지 궁금하네요

    어쨋든 자유를 찾으신거 축하드리고 잘사시길 바랍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이쁜여우 2007-09-18 13:57:03
    정말 도움이되는 글들을 많이 올리셨는데 반갑습니다 어차피 모두 고생스럽게 왔지만 꼭 성공해서 좋은날들을 봅시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encl 2008-07-22 02:32:05
    제가 탈북하지 않고 남한과 외국에서 자란사람이라서 잘 모르겠지만요..^^..미국으로 꼭가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아예 미국으로 가시는 것보단, 일단 먼저 꼭 한국에 오셔서 한국국적 받으시고 한국생활을 적어도 몇년을 하시고 미국으로 가시는게 더 나을것같습니다... 마음같아선 그냥 한국에 정착하시라고 하고싶지만.. ^^ 진짜 환영해요. 남한사람들을 포함해서 그어느사람이 똑같습니다. 저도 그렇고 외국생활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기가 돌아갈곳이 있고, 뒷받침이 되어주는 고향이 있어야 그나라사람들에게 대접받습니다. 저도 외국(중국베이징5년,미국남부(인종차별이심한곳...)에 살면서 뼈저리게 느낀점이지요. 제가 미국에서도 이민생활을 했었는데(1.5세..) 언어가 완전히 다르기때문에, 안통하고 서양이기때문에 한국과 문화가 더욱 더 많이 다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인종도 다르구요... 양쪽생활을 다 경험해보았습니다만,그래도 같은 핏줄이있습니다. 왜 그러신건진 모르겠지만.. 미국에 대한 환상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실로 그렇지 않습니다만.. 한국에서 적응못하면 미국에서도 적응 못합니다. 탈북하신분들께서 우선 외국보다는 한국이(아무리 어려워도) 더 적응하기 나을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 - 김선화
다음글
공무원이 되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