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공은 기계공학이다. ‘어뢰 흡착물 논란’ 등 비전공 분야는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물리학자인 이 교수는 기계공학 등 모든 분야를 얘기한다. 흡착물은 논외로 하고, 나머지 주장은 다 틀렸다. 틀렸음을 인정하는 게 과학자의 양심이다. 내가 내린 결론은 실력 문제다. 수능시험 보는 학생이 문제를 잘못 풀었다 하자. 양심의 문제인가. 아니다. 실력이 없어서다.”
-그는 미국 유명 대학 교수이지 않나.
“내가 석·박사 40명을 배출했고 이 중 5명이 미국 대학 교수로 일한다. 내 제자 중 이 교수 같은 사람이 있으면 쫓아냈을 거다. 지난해 말 반박글을 이 교수에게 e-메일로 보냈다. ‘열심히 읽어보시고 내실 있는 학자가 돼라’고 덧붙였다. 답장은 없었고, 인터넷 언론에 그전 얘기를 반복하더라. ”
-일대일 토론을 하지 그랬나.
“수차례 학회 차원에서 초청했다. 온다고 했다가 오지 않았다.”
-이 교수는 ‘어뢰 추진체 1번 글씨가 고열에 타지 않고 남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스가 수중에서 폭발해 버블이 생겨도 고온이 유지된다는 ‘비가역성’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가스가 물속에서 폭발하면 그 에너지는 옆에 있는 물을 밀어낸다. 그 과정에서 가스 에너지는 떨어지고 온도도 내려가게 돼 있다. 고등학교에서도 배우는 열역학 1법칙, 에너지 보존법칙이다. 설사 고온이 유지된다고 100보 양보해도 그 짧은 시간에 표면 온도를 100도 이상 올릴 수 없다. 1번 글씨가 타지 않는 이유다.”
-물속이어서 그런가.
“물속이 아니어도 그렇다. 연평도 포격 때 수거된 탄피에서도 글씨가 안 타고 남아 있었다. 상식이다. 답답한 마음에 가스 폭발 시 열전도 실험을 한 동영상을 KAIST 열전달 연구실 홈페이지(http://htl.kaist.ac.kr)에 올렸다. 많은 사람이 보고 답을 얻었으면 한다.”
-이 교수도 과학자니까 많은 이들이 귀를 솔깃해하는 것 아닌가.
“과학자가 진실에 다가가는 길은 실물과 현장을 보는 거다. 이 교수 등은 천안함을 보지 않았다. 한국은 엔지니어링 분야가 시원찮은 나라가 아니다. 한국 과학자들을 쉽게 생각하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김수정 기자
◆송태호 교수=미국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88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8월 천안함 논란을 지켜본 뒤 ‘1번 글씨 부위 온도 계산 관련 리포트’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