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에게 바치는 나의 이 詩는
<3월 2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천안함 1주년 범시민추모제 추모시,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詩人>
어뢰로
대한민국을 공격했던
그 땅에서 온 시인이
46인 영웅들이여! 한주호 준위시여!
그대들의 영전에 이 시를 바칩니다
어둠의 그 땅에서
잘 못 태어난 죄를 용서하소서
이 말부터 꺼내야만 하는
나의 시는 언어가 아닙니다
두 동강 난 민족의 신음입니다
남과 북이 아니라
선(善)과 악(惡)으로 갈라진
이 땅이 우리의 국토여서
이 비극이 우리의 운명이어서
흰 국화도 무겁게 들어야 하는 우리 민족입니다
하기에 그대들이 가슴에 담고 간 것은
바다가 아니었습니다
바다보다 더 넓고 더 깊은
자유였고 통일이었습니다
민주였고 평화였습니다
때론 그 험한 격랑 속에선
소중한 목숨도 묻힐 수 있다는 것을
묻혀도 그 이름은 묻히지 않는다는 것을
꽃다운 청춘으로 보여준 그대들 앞에
나의 詩는 살아있는 부끄러움입니다
그래서 이 詩는
읊조리는 詩가 아닙니다
차라리 저들을 향해 내달릴
멈추지 않는 복수의 어뢰이고
터지면 반드시 승리가 될 다짐입니다
아! 이는 결코
나 혼자만의 詩가 아닙니다
남과 북이 함께 쳐든
우리 겨레의 주먹입니다
조국 통일의 약속입니다
기다리는 여인을 위해
서둘러 귀환할 줄 알았고
조국의 안녕을 위해
영원히 남을 줄 알았던
대한민국 사나이들이여! 우리의 영웅들이여!
그대들이 바다에 묻은 숨결
그대로 느껴지는 거세찬 파도처럼
그대들의 희생, 그대들의 정신은
영원히 가라앉지 않을 우리의 서해(西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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