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은 공동개최 또는 분산개최를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김연아의 PT에서 본 것 처럼 이미 IOC에 보고한대로 평창에 집중해서 경기장을 건설, 운영해야 합니다. 북에 경기시설을 지어준다는 것이 쉽지 않은 거죠. 금강산 등 인접지역에 1개 경기장을 지어주는 방법도 생각은 해볼 수가 있겠습니다만, 그보다 현실적인 방안은 이미 인접한 금강산 관광으로 건설된 북측의 관광시설을 활용해 공동개최의 상징성과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면 북의 선수 훈련을 도와주고,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을 하고, 개폐회식 행사에 북측을 참여시킬 수 있을 겁니다. 아리랑 공연에서도 잘 보여준 북 특유의 집단체조를 평창에서도 선보일 수도 있겠지요. 이를 위해서 수천 명의 북측 인원들이 육로로 평창을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금강산 인근에 그들 북측인원을 위한 숙박시설을 추가로 건설해 줄 수도 있을 것이며, 대회가 끝나면 이는 북 주민들의 주거 용도로 활용하면 됩니다. 북측 강원도 지역의 도로, 전기, 교통망 등을 새로 건설하고, 주택의 개건과 생필품 등을 지원할 수도 있겠지요. 이는 몇백억 정도의 예산이면 될 겁니다.

이는 몇 가지 큰 이점을 우리에게 가져다 줍니다.

첫째, 올림픽 성공에 필요한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88년 올림픽 때 처럼 북이 칼기 폭파사건 등 막가파식의 행동을 하면 곤란해 지니까요.

둘째, 올림픽 관람객들에게 보다 풍부한 관광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평창에서 금강산지역으로의 당일이나, 하루를 묵는 숙박 관광을 코스로 만들어서 제공해 줄 수가 있을 것이며, 이는 금강산의 산세나 옥류관 등의 북측 식당, 그리고 북측의 서커스 등을 먹을거리 볼거리로 제공해 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셋째, 북측의 금강산 뿐 아니라 그 인근지역 까지를 보다 폭 넓게 남과 세계에 개방시키는 자연스런 결과를 유도해 냅니다. 개최지인 평창에서 북측 금강산 등의 지역을 오고가는데 아무 제약이 없어야 하니까요. 평양에서도 적지 않은 인원들이 남측 지역을 방문해야 할 겁니다.

넷째, 그로인해 북 주민들의 남에 대한 의존도와 환상을 더욱 키우게 됩니다.

다섯째, 국제적으로 남북은 원래 하나의 나라로 통일을 지향하는 관계임을 명확히 알림으로서, 향후 북한 붕괴 시에 북 지역에 대한 정치적 주도권은 중국이나 미국이 아니라 당연히 남한에게 있음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럼 잃는 것은 뭘까요?

김정일 또는 김정은은 우리가 올림픽 공동개최를 한다고 대내적인 선전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동계 올림픽이 남에서 한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전혀 모르게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공동개최에 참여하는 것이 나을 겁니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북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남의 등에 업혀서 국제사회에 자연스럽게 진출하는 거죠.

남의 물질적인 지원이 평양의 당 간부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냐? 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이는 주로 금강산과 인근 지역에 제한된 지원이므로 평양의 고급 당 간부들에게 가는 해택은 많지 않을 겁니다. 집을 새로 지였다고 평양을 떠나 금강산에 와서 살 사람들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