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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3분연설의 마케팅 효과
Korea, Republic o 아이꼬 0 438 2011-07-14 13:08:19

올여름 서울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된 필자는 마케팅 전문가 입장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의 프레젠테이션 경쟁에 큰 관심을 가졌다.

한국에 오기 전 많은 사람들이 이번 유치 경쟁은 평창과 독일 뮌헨의 대결이 될 것이고 승자가 되기 위한 관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말을 듣고 더욱 큰 호기심을 갖게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된 유치 경쟁에 참가한 국가들에는 오로지 45분간의 발표 시간과 15분 동안의 질문 시간만이 주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유치위원회는 프레젠테이션 팀에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시키는 최고의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

3분 동안 이어진 이 대통령의 영어 연설은 결정적인 것이었다. IOC 위원들은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중요한 연설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필자는 이 점이 IOC 위원들에게 높이 평가됐다고 확신한다. 이 대통령의 연설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이는 연설의 효과를 더욱 높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헌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는 당신들에게 전폭적인 한국 정부의 지원을 약속한다. "

이 말은 한국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국가 정책의 우선 순위로 삼고 매우 특별한 이벤트가 될 수 있게끔 만들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국가 지도자로부터 이런 약속을 듣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특별한 신뢰를 전달한다. 그것은 미국에서 대통령이 중요한 국가적 결정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갈 것이라는 의미인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한국이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은 IOC 위원들에게 크고 분명한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그의 스피치는 유쾌하면서도 권위가 있는 인상을 동시에 주었다. 그의 말에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한국이 올림픽 공동체에 '보답'하겠다는 그의 말 또한 공감을 얻었다. 필자는 이 대통령이 분명하게 IOC 위원들의 지지를 요구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후보나 명분에 지지자가 돼주길 요구받는 걸 좋아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행한 매우 현명한 일이었다.

결과 발표가 나던 그날 밤,필자는 몇몇 한국 친구들과 몇 가지 학술 비즈니스와 사교 모임으로 밖에 있었다. 사실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는 발표가 난 자정을 갓 넘긴 시간,필자는 집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집에 가지 않았다. 필자는 피곤했고 몇몇 독일인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으나,한국 사람들과 이 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었다.

그 다음날 아침 필자는 미국에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전화했다. 필자의 열살짜리 아들 미첼은 우리가 평창에서 열리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보러 갈 수 있는지 물었다.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그 경기들이 평생 동안 기억될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역사적 순간에 한국 사람들에게 큰 축하를 전하고 싶다. 조양호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피겨 스타 김연아 선수,이건희 IOC 위원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긴 과정 속에서 인내심 있게 견뎌 이뤄낸 이 훌륭한 일에 깊은 신뢰를 보낸다.

이 대통령의 연설은 우리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기품 있고,권위가 있으며 지도자다운,진심으로 대통령다웠다. "한국 사람들은 근면,우정,공정한 경기를 소중히 여긴다"라는 이 대통령의 말은 필자가 한국에서 개인적으로 수년 동안 보아오고 느껴왔던 것이었다. 2018년,세계 전체가 이를 직접 볼 수 있게 된 것이 매우 기쁘다.

찰스 테일러 < 美빌라노바대 석좌교수·경영학 / 전 미국광고학회 회장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071366681&sid=01172003&nid=103&ltype=1
한국경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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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 ip1 2011-07-14 23:54:32
    영어 연설은 과거 '슨상' 김대중이도 한 적이 있었으나 발음이 완전 엉터리라 사람들이 못알아듣는 상황이 발생 ㅋ

    off 와 of 를 구분 못해 그냥 '오브'라 발음하질 않나... 대중이가 공부란걸 제대로 해봤어야 주름이라도 잡을텐데 의미도 모르면서 한글로 종이에 발음 써놓고 읽어 내려갔으니... 국가적 개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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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대학생 ip2 2011-07-15 16:35:55
    미국에서 공부하는 제가 듣기에도, 대통령의 이번 영어 연설은 감명깊었습니다.
    액센트와 제스쳐를 섞어서 참 좋은 연설이었습니다.
    발음은 네이티브 발음을 못따라가지만, 그래도 미국 대학들에서 강의하시는 웬만한 아시아계 교수님들의 발음 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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