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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잡아 갈 가?! 내일일가, 모래일 가?!
Korea, Republic of 민복 1 407 2015-03-15 00:43:59

정작 중앙당 <제1호 편지>를 보내고 나니

속 시원할 것 같았는데 말할 수 없는 불안이 엄습했다.

아내의 말을 들어보면 <옳지만 그러나 반동사상>이라는 것이다.

전국대학생 학과경연에서 2등을 한 경력의 아내여서 일가?!

아무튼 그때 처음으로 여자가 더 똑똑해 보였다.

연구소에서 <천재가 아니면 바보>라는 소리 듣던 나의 모습을

새롭게 인정하기도 하였다. 즉 똑똑 머저리라는 것이다.

반동은 소리 소문 없이 잡아가는 북한사회 환경이다.

본인은 물론 그 가족까지 사라지는 경우가 북한의 정치이다.

-

언제 잡아 갈 가?! 내일일가, 모래일 가?!

왜 식량해결비법을 제기하는 것인데 이렇게 불안하지?!

내가 6년이나 기다려 결혼한 아내 입에서 이혼소리까지 나왔다.

나보다 판단력이 더 좋은 아내는 얼마나 불안하여 오죽하면 저럴 가?!

-

한 달이면 회답이 충분이 오겠는데 한 달이 지나도 두 달이 되어도

감감이었다. 그 만큼 피 말리는 것이었다.

드디어 석 달 만에 정치보위부가 아니라 과학원 과학지도국장이 내려왔다.

당시 내가 있던 현지시험포의 김정숙군은 옛 삼수갑산 오지이고

혜산-만포 간 기차가 개통되기 전으로서 어지간히 중요치 않으면

직접 찾아올 수가 없는 것이었다.

-

연구원들을 총괄하는 과학원과학지도국장은 말한다.

당신이 제기한 내용은 맞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이다!

젊고 총망한 당신은 과학자로서 과학연구만 하라!

-

정치가 뭔가요?! 배부르게 하는 것이 정치가 아닙니까?!

-

참! 답답하다.

당신은 내가 왜 왔는지 아는 가.

나는 중앙당 위임을 받고 왔다.

그 동안 중앙당에서 당신의 밸 속까지 다 조사했다고 한다.

반동이라기보다 너무나 순수한 젊은 과학자라는 판명이 나서

나에게 위임을 준 것이다.

과학원 과학지도국장으로서 과학자가 과학자를 잘 설득하라!

-

과학원 과학지도국장은 홀연히 돌아갔다.

-

일단 피말리던 불안은 사라졌지만

내 가슴에 사라지지 않은 것이 있었다.

<똑똑 머저리>습성이 되 살아난 것이다.

정치란 뭘 가?!

배부르게 하는 것이 정치가 아닐 가?!

그런데 왜 식량증산의 비법이 <정치>라고 할 가?!

이 <정치>는 무슨 정치일가?!

이것이 내 생각의 끝이었다.

지금처럼 오직 수령의 권력유지만을 위한 <정치>라고 깨달을 수는 없었다.

폐쇄 속에서 뼈 속까지 세뇌된 수령에 대한 숭배 때문이었다.

감히 위대한 어버이수령님을 의심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

이런 나를 깬 것은 역시 외부에서 들어온 진리였다.

물질 원소의 핵과 같이 깨기 어려운 나였지만

일단 깨어지니 강력한 핵반응이 일어났다.

그 연쇄반응으로 목숨까지 건 탈북의 길에 오르기도 한 것이다.

나를 깬 진리가 뭘 가?!

그게 바로 폐쇄를 자유롭게 뚫고 들어온 남조선 삐라였다.

-

과학원과학지도국장이 돌아 간 후 나는 인차 출장을 가게 되었다.

운명처럼 그것도 여느 때는 가지 않던 남조선 가까운 강원도 철원군이었다.

남북이 똑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강원도에 똑같은 명칭의 군들이

바로 철원군, 고성군 등이다.

북한쪽의 철원군 대전리에 가보니 안쪽에서는 볼 수없는 별세상을 보았다.

남조선에서 온 삐라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것이었다.

저녁이 되면 웅웅거리며 남조선 대북방송까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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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룡 ip1 2015-03-15 07:07:09
    북한에서의 정치는 배부르게 하는 것이라고 인민들은 믿겠죠.
    부모의 역활이 자녀에게 밥을 주는 역활도 있겠으나
    그보다 더 큰 역활은 자녀가 발전할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정치란
    나의 의견과 남의 의견의 이해충돌을 막고 갈등을 풀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이며 한국은 민주주의라는 정치이념 즉 다수결의 원칙으로 정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물론
    중우정치로 흐를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이념이기도 하죠...

    그렇더라도 공동생산 공동소유라는 경제개념을 이념에 박아버리고 그 이론을
    정치이념화 시켜 놓으면 밥만먹이면 된다는 부모의 인식처럼 인식의 그릇이
    작아 큰 세상을 담을수 없습니다...

    종교란 틀은 큰데 기독교로 한정시켜 놓으면 불교나 유교를 담을수 없고 무조건
    다른 종교는 안돼 이것도 안돼 저것도 안돼.. 안돼... 안돼....
    그렇게 되는 것이죠....

    공산주의에서 김일성왕조체제로 더욱 인식의 틀은 좁혀 졌습니다.
    그러니 이미 북한정치는 인민을 배부르게 하는 것조차 정치적 목적이 될수 없고
    김정은과 그 하수인의 배를 불리는 것이 목적이 된 것입니다...

    애초부터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공산주의 이념이기에
    경제이념의 정치화에 불과한 것이며 세상을 그 작은 틀속에 넣으려고 하니
    부조리가 많고 불만이 많을수밖에 없기에 권력자는 세뇌가 필요했던 것이고
    감시가 필요했던 것이죠...그래야만 체제유지가 될 테니까요?

    정치이념은 비워져 있는 그릇을 사용해야지 뭔가 담아져 있으면
    그 그릇은 작아집니다...

    다수결의 원칙인 민주주의도 민복님처럼 텅빈 바보사상입니다...
    공동생산 공동소유처럼 계산이 정확한 사상이 아니죠...

    그러나
    민주주의는 확실한 순수 정치사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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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뻬 ip2 2015-03-15 11:49:49
    김정은이 빨리 썩어졍야 그놈이 사상인지 없어지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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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사람님 ip3 2015-03-15 11:55:36
    김정은이 썪어져도 그 사상은 남아있어요...사상이 없는 나라는 등불없는 초상이나 같습니다....그 나라의 사상은 김정은이가 대표하지 않아요...김정은이가 죽어도 그 나라의 사상는 존재하고 결국 그 사상을 바꾸는게 중요한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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