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제80차 국제PEN대회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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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셋째 날, ‘망명북한펜센터’가 지난 1년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탈북문인들의 절절한 호소를 담은 ‘북한인권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결의안에는 “북한에서 작가들의 세계관과 노동당의 정책노선은 일치하다는 것, 자기의 생각대로 글을 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 수령의 사당인 노동당이 출판언론에 대한 관리와 감독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문인들이 도대체 김일성·김정일 찬양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순간 후련한 마음이었다. 지구상 최대의 인권유린국, 북한에서 굶주린 창자를 그러안고 수령우상화 문학창작에 몰입하는 불쌍한 작가들의 처지를 세계에 알렸다. 오로지 짐승보다 못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숙명적인 운명을 살다 세상을 떠난 수많은 북한의 문인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것 같았다. 이어서 메인 회의장 연단의 스크린에는 차기 국제펜대회 개최지인 캐나다 퀘백에 대한 홍보 동영상이 띄어졌다. 순간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재밌는 일화다. 이번 대회에 함께 참석한 ‘망명북한펜센터’ 이길원 고문(국제펜클럽 이사, 전 한국펜본부 이사장)이 서울을 출발 전부터 했던 말이 있다. 자기가 아는 모 역술가의 예언에 의하면 “2014년 9월 27일부터 10월 7일 사이에 북한의 김정은이 죽는다”는 것이다. 그 역술가는 놀랍게도 김일성·김정일 사망까지 거의 비슷이 맞춘 사람이다. 정말 그리될까? 김정은이 9월 3일 평양에서 모란봉악단 공연관람 이후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사실이 더욱 신비했다. 예전에 나흘이 멀다하게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 소개된데 비하면 과히 이상한 현상이다. 세계의 유수통신사들이 앞 다투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하며 ‘김정은 찾기’에 지면과 전파를 아끼지 않는다. “비만으로 인한 심장질환이 발생했다”, “외국의료진이 그의 다리를 수술했다”, “인민군 쿠데타가 성공했다” 등 온갖 루머가 난무했다. 만약 그 역술가의 예언대로라면 우리는 ‘김정은 사망뉴스’를 이곳 비슈케크에서 접하게 될 확률이 크다. 이길원 고문은 서울에서 그리고 이곳 비슈케크에 와서도 몇 번이나 “진짜 김정은 사망뉴스가 터지면 ‘망명북한펜센터’가 차기 국제PEN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겠다”고 선언하자며 우리를 적극 고무했다. 내가 스크린에서 시선을 떼며 옆에 앉은 이길원 고문에게 “70년 우리의 소원이 이뤄지기가 정말 힘드네요” 하자 “정말 그러네요. 우리가 이렇게 해외에 나와서까지 간절히 외치는 한국의 통일인데 언젠가 꼭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우리 힘내서 더욱 열심히 국제 활동을 해요” 라고 한다.
호텔주변 민속축제장에서 한 컷! 북한 김일성이 1984년 5~7월 소련과 동구권사회주의 나라들을 방문할 때 이런 사진을 많이 찍었죠. 그걸 신문과 TV로 많이 보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기에 김일성보다 행복한 저랍니다.
- 림 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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