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제80차 국제PEN대회 -4 |
---|
이번 대회기간 중 우리 일행은 키르기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김창규)에서 주최하는 제4346주년 개천절(10월 3일)을 경축하여 열리는 연회장을 찾았다. 입구에서 대사와 부인, 그리고 직원들이 도열하여 우리를 반갑게 맞았다. 연회에는 특별히 초빙된 우리 일행과 교민사회 지도자들, 고려인 대표들, 각국의 외교사절들, 키르기스스탄 정부관계자를 포함한 내외의 귀빈이 대략 300여 명 참석하였다. 이 자리에서 만나는 누구든 구면처럼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대낮처럼 밝은 홀 천장에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달렸고 연단 양쪽의 거치대에는 태극기와 키르기스스탄국기가 꽂혔다. 한 쪽 벽면 아래는 100% 한국음식이 준비되어 있었고 다른 쪽 벽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동영상이 나온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키르기스스탄과의 무역관계를 요약한 자료다. “지금부터 키르기스스탄 주재 대한민국대사관이 주최하는 제4346주년 개천절 경축 리셉션을 시작하겠습니다” 라는 사회자의 멘트에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이 있었다. 김창규 대사와 발레리딜 부총리가 연단에 나란히 섰다. 먼저 발언한 김 대사가 바쁘신 와중에 연회장을 찾아준 모든 외교사절들과 내·외빈들에게 진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특히 “이곳 비슈케크에서 진행된 제80차 국제PEN대회에 참석한 한국대표단과 탈북작가들의 모임인 ‘망명북한펜센터’ 대표단에게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축사에 나선 발레리딜 부총리는 한국의 경제발전을 지적하며 두 나라사이의 경제교류와 보다 상승적인 우호관계를 부탁하였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며 통일 후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관계는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우리는 보다 찬란한 번영의 미래로 한국과 함께 손잡고 나갈 것” 이라고 했다. 이어서 현지 고려인협회 ‘만남공연단’에서 준비한 여성들의 ‘아리랑 장고춤’과 아동들의 ‘나의 살던 고향’ 가요에 맞추어 추는 아름다운 율동이 있었다. 나도 몰래 이때만큼은 코끝이 찡하도록 약간의 눈물이 났다. 어른들이 불러도 고향생각이 간절한 이 노래인데 아이들이 부르니 더욱 마음이 짠했다. 나는 20년 전 평양에서 쿠웨이트로 가던 중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에 들려 하룻밤을 묵었다. 현관은 물론 침실에도 김일성·김정일 사진이 걸려있었고 경직된 분위기였다. 이런 풍경은 쿠웨이트 북한노동자숙소에도 있었다. 그들이 싫어서 대한민국에 온 나다. 누구나 기회가 공평한 민주주의국가 대한민국에서 나의 재능을 마음껏 피워 작가가 되었고 이렇게 국제대회에도 참가하였고, 한국대사가 마련한 리셉션에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감사했다.
배우지 못하고 한갓 노동자경력이 전부인 제가 제 노력으로 작가가 되어 국제대회에도 참가하고 외국에서 대한민국 대사 부부와 함께 나란히 설 수 있었다는 자체가 꿈같은 일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삶을 주신 대한민국에 언제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사진 속 두 분은 김창규 대사와 부인)
- 림 일 작가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인생이 행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