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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萬吉씨의 “金日成의 빨찌산 운동도 독립운동” 발언에 대하여
이동복글독자 0 316 2005-05-05 23:14:25
이 글은 조갑제홈페이지 http://www.chogabje.co 에있는 것임.


姜萬吉씨의 “金日成의 빨찌산 운동도 독립운동” 발언에 대하여

月刊 2005년5월호 收錄:
姜萬吉씨의 “金日成의 빨찌산 운동도 독립운동” 발언에 대하여
李東馥 [15대 국회의원ㆍ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국무총리 산하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姜萬吉 위원장의 최근 기자간담회 발언이 장안의 화제가 되어 있다. “일제시대 항일 빨찌산 운동도 독립운동”인데 “(金日成이) 항일운동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임으로 그의 항일 빨찌산 운동도 “당연히 독립운동”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金日成 일가에 대한 龍飛御天歌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우상화ㆍ신격화로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어 있는 북한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지만 남한에서도 金日成의 항일 무장투쟁은 심심찮게 논란거리가 되어 온 것이 지난날의 일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姜萬吉 씨의 발언은 특별히 문제 삼을 가치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의 그의 발언이 새삼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두 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첫째의 이유는 물론 그의 직함 때문이다. 그의 신분은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일 뿐 아니라 대통령 직속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와 같은 그의 신분은 당연히 그의 말에 盧武鉉 정권의 의중이 실려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두 번째의 이유가 있다. 그 것은 그의 이 같은 발언이 작금 이 나라의 세태변화를 반영해 주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1998년 金大中 정권 출범 이후, 특히 2000년6월의 김 전 대통령의 평양방문과 6.15 남북공동선언을 고비로 하여 심각한 이념적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가운데 정치적ㆍ사회적인 좌편향 현상이 우려를 자아낼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남한 사회의 이념적 방황과 좌편향이 어느 정도에 이르고 있는가에 관해서는 북한이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마련해 주신 력사적인 6․15 북남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남조선에서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선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칭송의 목소리가 더욱 높이 올려 나오고 우리를 지지하고 따르려는 기운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오늘 남조선에서는 보천보 전투를 비롯한 어버이 수령님의 영광찬란한 항일혁명투쟁력사가 백과사전에는 물론 학생들의 교과서에까지 공개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이상은 2003년9월 북한 노동당의 직영 출판사인 가 간행한 “력사적인 6․15 북남공동선언 발표 이후 남조선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대외비 문건에서 발췌한 것으로 최근, 특히 2000년의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한의 세태변화를 북한이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 같은 북한측 주장의 내용이 과연 남한의 세태를 사실적으로 반영한 것인가는 그 것대로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관해서는 2005년5월5일자 기사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기사는 통일부 발간 ㆍ정보당국이 발간한 1987년판 ㆍ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1999년 발간한 ㆍ동서문화사가 간행한 ㆍ북한연구소 간행 1999년판 ㆍ 발간 ‘인명편’ㆍ인터넷 조선일보 등에 그의 항일 빨찌산 활동을 포함하여 김일성의 경력이 거의 북한측 주장대로 수록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심지어 국내의 한 언론사는 김일성 주석의 ‘보천보’ 전투를 보도했던 동판에 금박을 칠해 북한에 선물하기도 했으며 북측은 이를 국제친선전람관에 전시하고 관람객들에게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지난 1월25일 있었던 ‘고등학교 한국 근ㆍ현대사 교과서’ 내용에 관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들에 의하면 金日成의 항일 빨찌산 활동 내용은 심지어 이들 남한의 교과서에서도 주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남한의 세태변화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인 것이다.

문제의 항일 빨찌산 활동을 포함하여 金日成의 일생에 대한 기록은 8권으로 되어 있는 “김일성: 세기와 더불어”라는 제목의 그의 ‘자서전’에 집대성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 金日成의 정체는 북한에서 이루어진 金日成 자신은 물론 그의 가계에 대한 초현실적인 우상화의 결과로 실체와는 다르게 크게 부풀려져 있다는 것이 부정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그의 항일 빨찌산 활동에 관해서는 많은 전기 작가들 사이에서 ‘複數의 金日成’說인 ‘同名異人’說을 중심으로 ‘借名’ㆍ‘날조’ㆍ‘盜用’ㆍ‘과장’ 등의 엇갈린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남한에서는 그러한 엇갈린 주장들을 내용으로 하는 다수의 金日成 전기류들이 발간되어 있다. 예컨대, 徐大肅의 ㆍ林隱(가명)의 ㆍ李命英의 ㆍ許東粲의 ㆍ李基奉의 등이다. 이 傳記들의 엇갈린 주장 내용에 대해서 남한에서 들어 내놓고 金日成 예찬론을 펴는 대표적 친북 학자들조차 “‘가짜 金日成’說의 망령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어떤 조건 속에서 金日成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영웅으로 부상했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는 말로 金日成의 항일 빨찌산 경력에는 거품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金日成의 一代記, 특히 그의 항일 빨찌산 활동의 실체에 대해서는 보다 충실한 학문적 연구가 필요하고 이 문제는 여전히 앞으로 학계가 다루어야 할 과제임을 말해 주고 있다. 비록 金日成에게, 적건 크건, 항일 빨찌산 활동 참가 실적이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적어도 大韓民國의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그 것도 독립운동”이라고 덜컥 단정하기에 앞서 그의 항일 빨찌산 활동이 과연 ‘독립운동’으로 평가해 주기에 걸 맞는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학계의 검증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았던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金日成이야 말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는 항일 빨찌산 활동으로 인한 ‘功’을 뒤덮고도 남음이 있는 엄청난 ‘過’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그는 1945년 이후의 ‘해방공간’에서 ‘미소공동위원회’가 결렬된 뒤 유엔총회의 결의에 의한 유엔감시 하의 남북한 총선거를 거부하고 유엔감시 하에 실시된 총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수립된 大韓民國에 맞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불법 국가를 세움으로써 이 나라의 정치적 분단을 초래한 장본인이고 金大中 전 대통령의 표현에 따르면 “통일을 위하여” 6.25라는 미증유의 同族相殘의 전쟁을 도발한 戰犯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金日成은 조지 오웰의 ‘動物農場’을 방불케 하는 집단세뇌를 통해 북한동포들을 철저하게 ‘공산주의형 인간’으로 개조함으로써 남북의 두 동포사회 사이에 존재해야 할 민족적 동질성을 조직적으로 파괴한 자이며 스탈린과 毛澤東流의 시대착오적인 사회주의 명령경제의 실패한 실험의 결과로 수백만명의 餓死者와 수십만의 탈북동포들을 양산하고 히틀러의 아우슈비츠에 비견되는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동포들을 학살하는 죄를 범한 자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친북ㆍ좌경세력의 선도 하에 경제건설에 의한 조국근대화를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의 토대를 이룩한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일제하에서 일본군 장교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朴正熙 전 대통령을 격하시키려는 이른바 ‘과거사 뒤집기’가 가열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그가 저지른 인류사적ㆍ민족사적 범죄를 깡그리 모른 체 하면서 아직 그 실체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이른바 항일 빨찌산 활동 참가 실적만을 이유로 金日成을 ‘독립운동 유공자’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발상은 경우가 맞지 않는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우선 金日成의 ‘功過’에 대한 평가는 언젠가 2천3백만 북한동포들이 독자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자유를 회복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했을 때 그들이 金日成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기다려야 한다. 일제치하에서의 독립운동 시기 金日成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남북분단을 종식시키고 평화통일을 이룩한 뒤 그의 ‘功過’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가능해 질 때까지 덮어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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