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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림의 때
Korea, Republic o 저언덕넘어 2 456 2008-06-29 20:38:31
백수의 왕이라 불리우는 사자 한 마리가 어깨를 움추리며 누가 볼 새라 배를

땅에 깔고 자세를 잔뜩 낮춘 채 설설 기어 가고 있습니다.

네 다리는 평소와 달리 겁먹은 듯 잔뜩 굽히고 쪼그린 자세로 어기적거리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띄고 있습니다.

얼마 후 그런 모습으로 기어가던 사자가 갑자기 땅을 박차고 굽혔던 발들을

힘 것 펴며 뛰기 시작했습니다.

한가히 풀을 뜯고 있던 얼룩말들이 후다닥 놀라면서 도망갑니다.

사자는 자신보다 빠른 얼룩말을 끝까지 쫓아가 기어코 자신의 먹이로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tv프로중 동물을 주제로 하는 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비둘기가 모이를 쪼아 먹다 지나가는 어린애에게서 위협을 느끼자 그대로

공중으로 날개 짓 하며 달아납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면 비둘기가 공중으로 뜨려고 날개 짓 하기 전 다리를 한

번 아래로 움츠리다 힘껏 미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메뚜기도 뛰기 전 다리를 한번 움츠립니다.

개구리 역시 점프하기 전 다리를 움츠립니다.

100미터 달리기 선수는 자신의 최고의 기록 갱신을 위하여 달리기 전 다리를

적당한 자세로 움츠리다 뛰기 시작합니다.

움츠린다는 것은 솟구치기 위한 필수 동작이며 달려 나가기 위한 기본자세입

니다.

역으로 말 하면 힘 있게 뛰어 오르거나 빠르게 전진 해 나아가려면 반드시

움츠림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 됩니다.

움츠림은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필수적 지혜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본인의 필요에 의한 선택으로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본의

아닌 상황에 밀려 움츠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울의 곳곳에 고시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구 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

사법고시나 행정고시에 합격하기 위하여 오로지 그 목적만을 위한 시설에

스스로 몸을 묶어 공부에만 전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본인의 필요에 의한 선택으로 스스로 움츠리기 위하여 온 사람들입니다.

이북에서 자유와 또는 다른 어떤 목적을 갖고 남한으로 온 사람들이 있숩

니다.

바로 본의 아닌 상황에 밀려 움츠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전자든 후자든 움츠림의 상황에 있는 것은 동일합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차피 필요한 필수적인 움츠림의 때를 잘 이용 할

것입니다.

그런데 움츠림의 때에 반드시 지켜야 사항을 사자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는 낮은 자세입니다.

둘째는 은폐물을 이용하여 몸을 숨깁니다.

셋째는 소리 내지 않고 조용합니다.

넷째는 주변 상황을 유의 깊게 살핍니다.

다섯째는 한 곳에 집중합니다.

여섯째는 언제라도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동물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사자는 때에 따라 왕의 자존심을 속으로

간직한 채 낮은 자세로 기회를 기다리는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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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 헤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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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ate 2008-06-30 01:10:56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글을 다른 곳에서 함께 보려고 퍼가려고하는데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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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언덕넘어 2008-06-30 07:46:35
    안녕하세요
    좋은 글이라고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좋은 글은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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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레나 2008-06-30 10:05:51
    후..나 한국이점 점 싫어져요..북한같애..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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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언덕넘어 2008-06-30 10:24:14
    동물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 있던데...
    생존경쟁에 대한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요
    어려운 때 삶을 어떻게 추스리며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 좀 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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