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림의 때 |
---|
백수의 왕이라 불리우는 사자 한 마리가 어깨를 움추리며 누가 볼 새라 배를 땅에 깔고 자세를 잔뜩 낮춘 채 설설 기어 가고 있습니다. 네 다리는 평소와 달리 겁먹은 듯 잔뜩 굽히고 쪼그린 자세로 어기적거리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띄고 있습니다. 얼마 후 그런 모습으로 기어가던 사자가 갑자기 땅을 박차고 굽혔던 발들을 힘 것 펴며 뛰기 시작했습니다. 한가히 풀을 뜯고 있던 얼룩말들이 후다닥 놀라면서 도망갑니다. 사자는 자신보다 빠른 얼룩말을 끝까지 쫓아가 기어코 자신의 먹이로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tv프로중 동물을 주제로 하는 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비둘기가 모이를 쪼아 먹다 지나가는 어린애에게서 위협을 느끼자 그대로 공중으로 날개 짓 하며 달아납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면 비둘기가 공중으로 뜨려고 날개 짓 하기 전 다리를 한 번 아래로 움츠리다 힘껏 미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메뚜기도 뛰기 전 다리를 한번 움츠립니다. 개구리 역시 점프하기 전 다리를 움츠립니다. 100미터 달리기 선수는 자신의 최고의 기록 갱신을 위하여 달리기 전 다리를 적당한 자세로 움츠리다 뛰기 시작합니다. 움츠린다는 것은 솟구치기 위한 필수 동작이며 달려 나가기 위한 기본자세입 니다. 역으로 말 하면 힘 있게 뛰어 오르거나 빠르게 전진 해 나아가려면 반드시 움츠림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 됩니다. 움츠림은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필수적 지혜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본인의 필요에 의한 선택으로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본의 아닌 상황에 밀려 움츠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울의 곳곳에 고시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구 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 사법고시나 행정고시에 합격하기 위하여 오로지 그 목적만을 위한 시설에 스스로 몸을 묶어 공부에만 전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본인의 필요에 의한 선택으로 스스로 움츠리기 위하여 온 사람들입니다. 이북에서 자유와 또는 다른 어떤 목적을 갖고 남한으로 온 사람들이 있숩 니다. 바로 본의 아닌 상황에 밀려 움츠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전자든 후자든 움츠림의 상황에 있는 것은 동일합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차피 필요한 필수적인 움츠림의 때를 잘 이용 할 것입니다. 그런데 움츠림의 때에 반드시 지켜야 사항을 사자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는 낮은 자세입니다. 둘째는 은폐물을 이용하여 몸을 숨깁니다. 셋째는 소리 내지 않고 조용합니다. 넷째는 주변 상황을 유의 깊게 살핍니다. 다섯째는 한 곳에 집중합니다. 여섯째는 언제라도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동물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사자는 때에 따라 왕의 자존심을 속으로 간직한 채 낮은 자세로 기회를 기다리는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이글을 다른 곳에서 함께 보려고 퍼가려고하는데 괜찮을까요?
좋은 글이라고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좋은 글은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죠
생존경쟁에 대한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요
어려운 때 삶을 어떻게 추스리며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 좀 해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