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북한 오타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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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북한 오타쿠’들 북한 방송 시청하거나 물건 수집해…“북한이 재미있다” 미디어다음 / 연송이 프리랜서 기자 setAd("foreign"); 지난 몇 년 동안 일본인 납치사건 탓에 대북여론이 극도로 악화돼 있는 일본. 하지만 일본에는 이에 아랑곳없이 북한이라는 나라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북한 오타쿠’들. 이들은 “우리는 어쨌든 북한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이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아시아연구모임(AAS)’에 참가한 일본의 북한상품 유통업체 레인보우통상의 사장 미야가와 준(49)은 “일본에 북한 오타쿠가 500여 명 있다”고 말했다. ‘오타쿠’는 어떤 일에 마니아보다 더 심취해 있는 이들을 일컫는 말. 미야가와는 “북한 오타쿠들은 북한 TV방송을 보거나 라디오방송을 듣고 북한에서 건너온 물건들을 사 모으는 것이 취미인 사람들”이라며 “이들 중에는 학생이나 주부도 있고 다른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오타쿠들은 북한의 독특한 문화를 재미있다고 여기다가 북한이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끼게 된 이들”이라며 “북한의 모든 것을 세세하게 관찰하는 이들의 행태가 또 하나의 문화현상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북한상품 유통업체 레인보우통상의 사장 미야가와 준(49)이 이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아시아연구모임(AAS)’에서 보여준 북한서적(위)과 김일성배지(아래). 인공기와 한국의 인기 탤런트 배용준 씨의 사진도 보인다. [사진=연송이 기자] 이런 북한 오타쿠들은 북한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일 때마다 더 많은 북한 관련 물건들을 사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레인보우통상에서 김일성배지는 보통 1000엔(약 1만 원), 북한선수들의 유니폼은 1만8000엔(약 17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 미야가와는 “북한 오타쿠들은 유니폼 같은 비싼 물건을 사가도 집 안에 가만히 숨겨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북여론이나 다른 여러 가지 시선을 고려해 평소에는 꺼내놓지 않았다가 친한 사람에게만 보여준다는 것이다. 북한 오타쿠들 중에는 북한 관련 지식을 전문가만큼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때로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수준 높은 비평을 하기도 한다. AAS에 참가한 하토리 게이코 역시 그 중 하나. 그는 평양방송을 청취하는 북한 오타쿠다. 하토리는 평양방송을 청취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어렸을 때 자다 일어났는데 라디오에서 평양방송이 들렸다”며 “그때부터 북한말 뉴스와 음악이 독특하고 신기해 계속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방송을 들은 지 이미 수십 년이 된 셈이다. 하토리는 현재 인도에서 정보통신기술(IT) 전문가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평양방송 청취자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시카고에서 열린 북한도서전시회에서 실무를 맡을 정도로 여전히 북한에 큰 관심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 미야가와는 납치사건 때문에 일본 정부가 북한 오타쿠들을 단속하거나 북한물품 유통업체에 압력을 넣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오타쿠들의 다양한 관심과 특성을 인정하는 일본 사회의 분위기 덕분에 그런 일은 없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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