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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Korea, Republic o 알쏭달쏭 3 457 2008-10-28 13:01:30
저는 20세 대학생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북한이란 곳을 명확하게 인식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중학교 도덕시간에,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북한에 대해 배웠던 것은 ‘민족적 과제인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할 일을 생각해보자’ 였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고 나면 북한이란 곳은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어렴풋이 알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며 우리와는 다른 사회주의 체제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에 오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져서 뉴스에 관심을 가지니 북한이란 곳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같은 민족은 이북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왜 북한당국은 국제사회에서 악역을 자처하는가’, ‘왜 지원해주어도 북한주민이 세 끼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나' 궁금했습니다.

대학도서관에서 해답을 얻기로 하고선 책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논한 책들이 많았지만 학술적인 책들은 너무 난해할 것 같아서 수필형식의 글을 찾게 되었습니다.
남한 정착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담은 책, 평양을 소개한 책들도 있었지만 수용소에서 겪은 참상을 쓴 책, 고난의 행군시기에 기차여행을 하며 쓴 책,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일본인이 쓴 책, 중국에 있는 탈북어린이가 그린 그림들, 수용소 간부였던 사람의 증언들, 북한대학에서 노어를 가르쳤던 교수 이야기 등 예상외로 많은 책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제가 찾아보지 않았더라면 영영 몰랐을 내용,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던 그런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수용소에서의 참상은 믿지 못해서 차라리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한 나라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잣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노상에서 구걸로 목숨을 연명하고, 올바르게 배우지도 못하고, 살아남는 기술만 터득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어린이들의 손을 짓밟고 욕설을 퍼붓고, 중노동을 시키고, 걷지못할 정도로 발길질 해대는 수용소 간부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치가 떨렸습니다.

수용소의 노래를 읽으면서, 탈북 아이의 탈출기를 보면서, 전직 수용소 간부의 증언을 읽으면서 어찌 그럴 수가 있을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잔혹했던 나치스도 자국민을, 자국어린이를 학대하지 않았고, 악명높았던 일제순사들도 어린이들을 이렇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항일운동을 했다면서 뻐기는 이들이 왜 일제보다 더 못한 짓을 하는가) 자기 주민들을, 자기 민족의 새싹들을 짓밟을 수 있단 말입니까. 이런 사건이 지구 역사상 어디 있었겠습니까. 제가 남쪽에서 태어난게 미안해질 정도였습니다. 어째서 어린아이들이, 주민들이 없는 죄를 뒤집어 쓰고 인간답게 살지 못하고 굶어죽고, 병들어 죽고 합니까? 이런 현실에,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해외제작다큐에서 증언을 보았습니다. 가스실에서 가족을 죽일 때 그의 눈에는 역적, 반역자로 밖에 안보였다고 말입니다. 이런 자들과 소위 어머니라고 칭하는 북한 핵심세력들은 한반도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오명을 남겼습니다. 민족의 반역자입니다. 이들이 후에 제정신을 차리게 된다면 자기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북한식 사회주의는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습니다.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고, 탈북자 분들께서들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자유로워지고 세상에 눈을 뜨고, 끼니를 걱정하지 않을 그날이 다가옴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모를 때는 북한에는 ‘김부자만 읊는 바보천치’들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저것 알고나니 기회가 없어 능력이 발휘되지 못했을 뿐. 우리와 별반 차이없는 같은 동포라고 느끼게 됩니다.
남북이 자유왕래하고, 인재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서 북한이 점차 발전되고, 역사에 지은 죄를 참회해서 통일조국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북한 아이들을 돌봐주고, 북한 산천에 나무심으러 가는 자원봉사를 하게될 날을 기다리면서…….

탈북자분들도 힘을 내시구요. 마지막으로 북한주민들에게 자유와 진실의 소식을 전하는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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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천사 플로베르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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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의모모 2008-10-28 14:01:09
    참 밝은 생각이십니다. 20대임에 불구하고 탈북자들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니 말입니다.
    늘 탈북자들의 편에 서계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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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소천사 2008-10-28 14:13:23
    오랜만에 로긴 하자니 비번을 잊을 정도 였어요
    그런데 오늘은 들어 올만한 글을 읽고 넘 기뻐요
    알쏭달쏭님
    탈북자들도 잊혀져가는 현실을 깨우고 인성을 깨우쳐 주시고 각성 시켜주신 님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탈북자인 제가 부끄럽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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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rry 2008-10-28 15:34:04
    그렇지요. 북쪽 사람들도 여건만 주어지면 10년, 20년이면 남쪽 못지않게 잘 살 사람들인데 말예요.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인데 평균적인 지적수준도 뒤질게 없어 보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고 시장경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나라인데 못사는 나라는 단 한개의 나라도 없습니다.

    당장 북에 식량지원해서 애들 밥 안굶기고 학교라도 제대로 가도록 만들어야 장래를 기약 할 수 있는 것인데 현 정부의 안목이 짧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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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베르 2008-10-28 16:30:39
    알쏭달쏭님의 글을 읽어보니 제 마음이 무척 밝아집니다...이토록 반듯한 판단력과 따뜻한 마음씨와 불의에 대해 정당하게 분노할 줄 아는 젊은이가 있기에 우리 조국의 미래가 밝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에 사물의 다양한 측면을 함께 살필 줄 아는 폭넓은 사고와 널리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도 함께 키워가셨으면 합니다..
    저는 대학시절에는 맑스레닌주의자로서 군부독재와 싸웠고, 지금은 반주사파로써 남한의 친북주사파들과 싸우고 있는데, 늘 싸움만 하다보니 감정에 휘둘리게 되고 그러다보니 사람들을 널리 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알쏭달쏭님은 폭넓은 사고와 폭넓은 마음을 함께 키워가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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