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의 진실' 멈춰선 안 된다(수잔 숄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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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의 진실' 멈춰선 안 된다(수잔 숄티) 조선일보 2008-12-2 [특별기고] '풍선의 진실' 멈춰선 안 된다 北 주민들께는 유일한 구원 '암흑 속 노예' 벗어나게 해야 수잰 숄티(Suzanne Scholte) 북한인권운동가·2008년 서울평화상 수상자 남한의 시민단체들이 북한으로 날려보내는 대북전단지 풍선날리기 때문에 요즈음 찬반 논쟁이 요란하다. 북한정권은 남한정부에 시민단체들의 전단지 날려보내기를 억제·중단시키라고 압박을 가하면서,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 남한과의 모든 연계를 끊어버리겠다, 남한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며 연일 분노에 가득 찬 성명과 협박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만 봐도, 역으로 우리가 북한주민들에게 자유의 메시지를 날려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알 수 있다.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되고, 북한의 권력승계가 불확실한 요즈음, 전단지 날려보내기 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 이제 북한주민들이 진실을 알아야 할 때가 왔다. 북한주민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더, 당신들의 불구대천 원수는 남한동포나 미국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김정일이란 진실을 알려야 한다. 북한주민들이 두려워해야 할 위협은 자유세계에 사는 우리들이 아니라, 현대사에서 제일 악독한 독재자라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지탄하고 혐오하는, 당신들의 친애하는 수령님이란 사실을 알려야 한다. 남한정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북한정권의 압박과 공갈위협에 굴하지 말고, 풍선을 날려보내는 자유투사들과 합심 동조해야 한다. 그동안 6자회담이나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주민들의 수난을 외면하고 김정일의 핵위협 제거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다. 매우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남한에서 실권을 가진 분들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처럼 김정일의 실리를 위하여 일하는 것을 중단하고, 북한주민들의 실리를 위하여 바빠져야 할 때가 왔다. 이 풍선날리기 사업은 김대중씨의 햇볕정책이 들어서기 전에는 남한정부가 하던 사업이었다. 김대중씨의 '햇볕정책'은 북한주민들에게 햇볕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과 수난과 암흑과 죽음을 더 연장시켰다.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이 많은 북한에 이 전단지가 안 가는 곳은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풍선날리기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자유북한방송과 기타 대북방송에 종사하는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데까지 돕고 지원해 왔다. 그러나 방송을 듣고 싶어도 못 듣는 북한주민들이 있다. 이들에게 이 풍선날리기 사업은 꼭 필요하다. 지난 10월, 필자는 탈북여성 몇 분을 면담한 적이 있다. 그들은 북한에서 라디오 방송을 듣고 텔레비전 방송을 본 적은 없지만 남한에서 날려보낸 전단지는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휴전선 바로 위에 살던 한 탈북여성은, "전단지와 함께 보내는 음식물에는 독약이 들어 있지 않다는 메시지도 실어주세요. 북한정권에서는 그 음식물을 먹으면 피부가 썩으면서 그 자리에서 즉사할 것이라고 겁을 줍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으로 날려보내는 풍선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남에서 자유를 찾은 탈북자들이 북에서 노예처럼 죽지 못해 살아가는 형제자매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는 없다. 북한정권이 왜 이토록 극악스럽게 전단지 보내기 운동을 반대하겠는가. 역설적이고 한심한 일이지만, 자유세계에 사는 우리들은 잊고 지내는 진실을 김정일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정권은 북한주민들을 문자 그대로 '암흑 속'에 가두어두고 고립시켜서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남한이 자본주의를 통한 번영과 자유와 인권으로 잘살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주민들에게 철저히 숨김으로써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이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지면 김정일 정권은 끝장이기 때문에 대북전단지의 진실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이다. 앞으로 무슨 큰일이 날지 불안한 이 시기에 우리는 어느 편에 가담할 것인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북한주민들에게 진실과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는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북한의 주민학살범 김정일 편에 설 것인가. 더는 기다릴 수 없다. 우리 모두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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