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릅니다. |
---|
우리 한국 남자들은 무뚝뚝하고 사랑 표현에 서툴다고 합니다. 많은 남자 분들은 말씀 하십니다. " 그걸 꼭 말로 해야 돼? 닭살 돋게시리..." 네, 때로는 요란한 말이 아닌 진중한 맘과 행동이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사랑의 표현은 직접적으로 자주 해주는 게 좋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말에 책임지려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랍니다. 실제로도 이런 사례는 참 많죠. 좋아한다 말하고부터 더 좋아하게 되고, 사랑한다 말하고 나서 그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 말입니다. 서론이 다소 장황합니다만, 저는 이런 사소할 수도 있는 언어습관이 그 사람의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 영향이 크던, 작던 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가 가장 신경써서 사용하는 언어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틀리다'와 '다르다'의 정확한 사용입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우리는 정말로 많은 경우 '틀리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 보면 그 중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경우 '다르다'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틀리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틀리다' '틀리다'는 '옳다'와 '그르다'라는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는 표현입니다. 즉, '난 너와 틀려'라는 말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난 맞고, 네가 틀렸다'라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내가 틀렸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반면에 '다르다'라는 표현은 다릅니다. 그저 'A'와 'B' 사이엔 차이 있다는 담백한 표현일 뿐,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라는 의미는 없습니다. 여기는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존중과 인정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것 중에 하나가 '나와 다름에 대한 인정'이라 생각합니다. TV를 보면 많은 토론 프로그램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정 토론을 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토론의 기본은 토론 상대에 대한 존중와 이해입니다. 내 의견과 다름을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접점을 찾고 타협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론은 민주주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다름에 대한 인정'은 볼 수 없습니다. '틀리다'라는 표현을 애용(?)하는 우리 사회의 언어습관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장면입니다. 언어습관이 사람의 행동 양식에도 영향을 준다고 믿는 제게 있어서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안타깝지만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이젠 바로 잡을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방송에서조차 이런 '잘못된 표현'이 사용되어도 누구 하나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정도로 만연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단 몇 시간 정도 만이라도 이런 내용을 염두에 두고 생활을 해 보세요. 정말 심각할 정도로 오용되고 있슴에 놀라게 되실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제 생각이 가치 있다 여기는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부터라도 '틀리다'와 '다르다'의 바른 표현을 위해 노력해 보심은 어떨지 감히 제안드립니다. 실제로 언어 습관이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지, 주면 얼마나 주는 지는 모르겠으나 굳이 옳지 않을 것을 고집할 이유는 없는 것이니까요. 의욕을 갖고 기세 좋게 글을 시작했는데, 마무리가 좀 흐지부지하게 되어 버렸네요.^^ 길고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