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하면 북한 근로자들 초코파이 못 먹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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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서 하루 15만개 소비'인기 폭발' 北 근로자들에겐 간식 아닌 '귀한 선물' 뒷거래에 계(契)까지 생겨나 북(北)당국 단속하다 이젠 포기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라면 누구나 아는 한국 상표가 있다. 바로 '초코파이'다. 개성공단 업주들에 따르면 2005년 무렵부터 일부 업체들이 근로자들에게 사기진작 차원에서 초코파이를 아침·점심 식사시간 사이에 간식으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입소문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이제는 대부분 업체에서 고정간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처음에 초코파이를 1개씩 나눠줬는데 빈 봉지가 나오지 않기에 알아보니 아이들에게 주려고 먹지 않고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후에는 2개씩 줬다. 지금은 4개까지 주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근로자들 사이에는 '초코파이 계(契)'라는 것도 생겼다. 각자 받은 초코파이를 먹지 않고 모아두고 있다가 순번을 정해 한 사람에게 몇십 개를 몰아줘 가족이 나눠 먹고 친지에게 선물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명절 선물로 근로자들에게 초코파이를 선물하기도 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개성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32개 업체는 지난해 설날에 북쪽 노동자 3500명에게 초코파이 한 세트씩을 나눠줬다. 또 생산성이 뛰어난 근로자들에게 연말 성과급 성격으로 현금 대신 초코파이 상자를 나눠주는 것도 개성공단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이러다 보니 "초코파이 1개가 노동 생산성을 좌우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개성공단 관계자는 "하루에 개성공단에서 소비되는 초코파이만 15만개에 달할 것"이라며 "초코파이 제조업체에서 추석 등 명절 때 초코파이 1만~2만 상자를 보내오기도 한다"고 했다. 초코파이의 인기는 개성 공단 내 편의점의 매출 순위에서도 확인된다. 초코파이는 최근 몇년간 인기 품목 순위에서 소주, 비타민 드링크제, 아이스크림 등과 함께 늘 상위 5위권에 들고 있다. 개성공단 관계자는 "북한 근로자들이 직접 사먹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팔리는 물건의 대부분이 근로자들 간식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코파이의 높은 인기를 알수 있다"며 "여자보다는 남자 근로자들이 특히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개성공단에서 반출된 초코파이는 평양 근처의 시장은 물론 신의주·용천 등 북한 전역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초코파이 한 개가 북한돈 500원(약 0.14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처음에는 개성공단에서의 초코파이가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를 썼지만 수많은 근로자들을 일일이 검색할 수 없어 이제는 거의 포기한 상태"라며 "초코파이는 북한 사회에 자본주의 단맛을 보여주는 대표적 상품"이라고 했다.(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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