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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Republic of 화상들 0 331 2009-05-25 15:23:54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18일 “이명박 역적 패당은 서울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50km 안팎에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공갈했다.

그런 협박에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20일 “북한은 서울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0km밖에 안 떨어졌다고 위협하지만 우리가 보면 평양도 군사분계선에서 150km밖에 안 떨어져 있다”며 “현대전에서 이런 거리의 차이는 수치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한 대답이다.

그런데 북한의 협박 톤에 비하면 어째 한국 국방부 장관의 말에선 기백이 엿보이지 않는다. 궁색해 보인다. 학교에서 한 아이가 “너 한대 맞을래”하고 말하자 다른 아이가 “그러면 나도 널 때리지”하고 대꾸하는 식이다. 폼이 안 난다.

북한의 협박은 한국의 약점이 뭔지를 간파하고 있는 협박이다. 북한군 총참모부의 18일 발언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1994년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그때 서울 라면, 생수 사재기 난리가 났었다. 이 광경을 보고 경제력에서 한국에 추월당해 우울모드에 빠져있던 김정일은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북한의 포병전술이 바뀌었다. 주력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거의 죄다 분계선 코앞에 전진 배치시켰다. 서울을 모두 사정거리 안에 놓겠다는 타산이다.


북한군 240㎜ 방사포 발사 모습. 사거리가 60km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군사적으로 볼 때 이 전술은 사실 무모한 만용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군 주요 타격목표에 대한 공격은 포기하고 서울만 때리겠다는 것이다. 먼저 도발을 한다면 서울을 향해 일제사격 한두 번을 할 수 있지만 한국군 바로 코앞에서 장거리 포병이 전부 당할 판이다. 군사적 가치는 별로 없다. 더구나 분계선 인근은 변변한 은폐지대도 없는 개활지다.

오로지 서울 민간인들에 대한 협박의 효과를 얻기 위해 북한은 주력 장거리 포병병력을 전부 희생양으로 바쳤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북한은 남한이 공포에 빠지길 원하고, 또 원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서울 민심과 언론이 북한의 협박을 쪽 팔리도록 비웃어주는 것이 북한의 입장에선 절대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하다.

북한은 한국의 최대 약점인 공포의 극대화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려 하는데 우리의 대답은 “평양도 군사분계선에서 150km밖에 안 떨어져 있다”는 식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북한에 전혀 위협을 주지 못하는 반박이기 때문이다.

“이상희 장관님, 헛방입니다.”

김정일은 서울을 공격한 대가로 평양이 얻어맞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수백 만 명이 굶어죽어도 눈 깜짝 안하는 정권에 수도를 공격한다고 대꾸해봐야 전혀 놀라지 않는다. 또 남한은 인도주의적으로 봤을 때 무고한 평양시민들을 죽일 이유도 없다. 깡패하고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약점만 있고 저들은 약점이 없는 것인가. 있다.

우리도 저들의 약점을 건드리면 된다. 이것은 사실 언론이 잘 건드리지 않는 문제인데 개인적으로는 과감히 한번 의제에 올려본다.

북한은 인간이 ‘신’인 신정국가이다. 이런 국가는 신이 없어지면 그냥 존재 의미가 없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왕따가 되면서 조폭 행세를 하는 것도 나라와 인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한사람의 신을 위해서 저러는 것이다. 그러니 저들이 서울을 겨냥하면 우리는 신을 겨냥해야 한다. 신이 위험하다면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 이런 것 아무리 기를 쓰고 만들어봐야 다 소용없다.

서울을 공격하면 곧바로 10분 내에 김정일이 죽는다고 해보자. 그런 상황이면 북한은 절대로 남한을 먼저 공격하지 못한다. 이것은 우리가 잡을 수 있는 주도권이다. 이는 또 북한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 만들겠다고 협박하는 순간 “우리는 김정일이 지금 1호 초대소에 있는 것 알고 있거든”하고 답변만 할 수 있다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은 김정일이다. 아마 다신 불바다 협박을 못할 것이라고 본다.


김정일 별장과 집무실 위성 촬영영상

그러자면 우리의 정보능력이 김정일이 어디 있는지 항상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이것은 북한의 도발에서 남한을 지키는 가장 핵심적인 능력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위치 파악과 족집게 타격 능력만 되면 우리는 해마다 막대한 국방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보 능력이 그 정도에 이르고 있을까.

처음 남한에 왔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남한은 북한과 60년 넘게 대치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도 남북처럼 이처럼 오랫동안 적국으로 대치하고 있는 곳은 없다. 그 정도면 갓난아기부터 키워도 북한 요직에 다 박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살면서 이건 개인적 기대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의 정보력이 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가끔 국정원의 국회 보고를 보면 대북 첩보능력은 고사하고 그저 앉아서 굴러들어온 1만5000명의 탈북자가 쏟아낸 정보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 많다.

또 정보 요직에 지역 안배를 고려하는 나라에서 무슨 먼 앞날을 고민하는 첩보능력이 나올까 싶다. 아마 김정일 옆에 설령 스파이가 있다 해도 어느 국정원장이 제 공적자랑 하느라 노출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북한은 대남 작전부장인 오극렬만 봐도 거의 20년째 작전부장 자리를 지키는데 남한은 변호사 하다가 검사하다가, 구청 공무원하다가 줄 잘 서면 국정원장이 된다. 그리고 승리자의 전유물인 인적 물갈이가 벌어진다. 물론 이런 방식이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아무래도 수십 년 뒤를 내다보는 정보 능력은 포기해야 할 듯 하다.

반면 북한의 능력은 어떨까. 잘 모르겠지만 남한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남한에 북한이 1960, 70년대부터 관리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어디까지 올라가 있을지 상상하면 끔찍하다.

아무래도 키워놓은 자원이 없으면 이제 자원을 돈으로 사는 일이 남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대북파트만큼은 간부들이 줄서기, 눈치 보기에 급급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우리는 남한의 안위를 위해 김정일의 동정을 포착하는 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극비사항이긴 하지만 이것을 위해 어느 정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작전 환수권 인수니 이지스 함 건조니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으로선 국가 안보에 절대적으로, 반드시 투자가 필요한 것이 바로 북한 최고위층 동향 정보다. 여기엔 이지스 함 한척 건조비면 충분하고도 남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투자를 김대중 정부가 했을까. 노무현 정부가 했을까. 이명박 정권이 할까…. 한숨만 나가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정부에 이런 방향으로 사고해 볼 것을 주문하고 싶다. 대책 없이 협박만 당할 때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지금 개성공단을 봐도 알 수 있다. 어제 북한이 개성공단 저임금 특혜를 고려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정부의 PSI 참여 방침에 "한번 맛 좀 봐라. 알아서 나가든지 우리 말을 듣던지 해봐. 니들이 감히 어쩌겠어"하는 의미다. 이런 굴욕적인 무시를 당하고도 마땅한 대응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다.

이렇게 된 이유를 굳이 찾으면 이건 화해정책이다 뭐다 하면서 북한의 버릇을 이상하게 만들고 줏대 자존심 다 건네주고 어영부영 8년을 보낸 업보다. 준 것이 잘못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 풀에 좋아 실실 웃다가 저쪽은 허리띠만 풀었는데 우린 팬티까지 다 내려버린 것이 문제라는 의미다.

저쪽이 장거리 로켓 발사한다니 PSI 카드 덜컥 꺼내들었다가 지금은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가입시기 저울질하는 이 우스운 모양까지도 결국은 다 스스로 자초한 망신인 것이다. 사실 부처간의 혼선이라고 지적할 문제가 아니라 한두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무능을 꼬집어야 한다.

우리 이제부터라도 진짜 필요한 능력은 키우고 살자.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면 우리는 이렇게 응수하면 된다.

-점잖은 버전-

“서울에 포탄 한발만 떨어지면 창광거린 물웅덩이로 변해!!”

북한은 중앙당 고위 간부들은 창광거리에서 김정일이 하사한 아파트들에 모여 산다. 선물이라고 하사해 간부들을 감지덕지 만들고, 동향 감시도 용이해지고, 일석 이조효과다. 그렇지만 이는 남한과 다른 저들의 약점이기도 하다. 장성들의 가족도 다 ‘장성아파트’라고 불리는 아파트에 모여 산다. 점잖은 버전은 “본적 없는 서울 시민 죽이겠다고 당신들 가족 다 죽일래?” 이런 뜻이다.


북한 창광거리 모습. 고려호텔 왼쪽에 있는 거리로, 이 사진은 고려호텔에서 창광거리 방면으로 찍었다. 길 건너 다섯번째 아파트가 중앙당 과장급 아파트인 것 같다. 그리고 그 뒤에 노동당 중앙당 청사들이 있다.



-조금 더 강한 버전-

“우린 김정일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거든.”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우리의 핵폭탄이다. 아니 북한의 핵보다 더 위력이 있는 우리의 중성자탄이다. 이것만 있으면 우리는 핵폭탄 100개가 부럽지 않다.


정말 김정일의 행방을 모른다 해도, 차선의 대책으로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 저들이 자신들에게 핵 억제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게 만들기 위해 별 생쇼를 다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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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어도 2009-05-25 16:05:28
    국방은 실질적인 힘의 뒷받침 위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원글 내용에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다만 저는 한미 모두 아군의 능력이 노출될까봐 증거들을 나열하며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지 않을 뿐 김정일의 위치추적과 동향 파악 등은 지금도 실시간대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집무실에서 쓰러졌을 당시 상황이 적나라하게 포착된 것도 통상적인 감시활동 중 획득한 개가였을 듯 하고요.
    이건 첩보 수준이나 불과 몇년 전 당시 김정일이 머물던 특각 위에서 일명 랩터로 불리기도 하는 스텔스전투기인 F-22가 일부러 기계음을 노출시키며 그를 압박한 일도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 후 그가 보였던 반응은 익히 잘 아시듯 미국이 그를 제거하려고 한다는 두려움을 당시 북을 방문한 남측 인사에게 밝힌 점과 관계정상화만 되면 친미국가까지 가능하다며 가급적 미국만은 자극하지 않으려는 점 등인 듯도 하고요.

    대북첩보 확보시에 첨단 전자정보시스템을 활용한 정보만큼은 아직까지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겠지만 정작 아쉬운 것은 일부 위정자들이 우리의 최대 강점인 휴맨트(정보원 등 사람을 이용한 첩보)활동마저 위축시켰다는 지적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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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상들 2009-05-25 16:12:33
    윗글은 김일성종합대학출신 탈북자이자 현 동아일보 기자인 주성하씨 기사입니다. 원문을 안밝혔네요~

    ㅋㅋㅋ 그말 괜찮네요 암만 생각해도~
    회의석상에서 난 김정일이 지금 어디있는지 알고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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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땅과바다 2009-05-25 16:17:19
    저도 주성하기자의 글을 자주 읽는데요.!
    진짜 지식인입니다.!!
    저글도 예전에 봤던거구요.!
    이상희장관님 헛방입니다 이부분에서 굉장히 많이 웃었어요.!
    옳은 말이고요...

    난 김정일이가 지금 어디있는지 알고있다..ㅋㅋㅋ
    진짜 회의석상에서 이런말 하면 북한군관계자 표정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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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효대사 2009-05-25 17:44:23
    주성하씨글이군요. 이전에 동지회 뉴스에도 올랐던거 같은데... 아 이기사 네이버 메인기사에도 나왔었어요. 한창 북한핵시험한다고 날리칠때...
    노땅과 바다님이 마지막에 말씀하신 [난 김정일 어디있는지 알고있다] 이게 정답일거 같은데. 그럼 개내들 어떻게 나올까? 거기다 한마디 더 [당신 지금 당신의(장군님) 어디 (계신지)알려줘?] 하구 물우면 ㅋㅋㅋㅋ 정말 통쾌하네.. 짜슥들 까불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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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느 2009-05-25 18:49:49
    주성하기자님의 블로그에서 봤던글이군요.. 나름 객관적사고를 가지신분같아서 자주들르는곳인데.. 여기서보니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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