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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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생각) 나는 고향을 몰랐습니다 고향얘기 들려 올적엔 누구에게나 고향은 엄마 같이 그저 그렇게 생각나는 법이라고 습관처럼 이치처럼 지나간 과거의 한구석일 뿐이라고 일찍이 떠나온 고향 이곳저곳 정처 없이 떠다녀서 어느 한 곳이라 말 할수 없는 고향은 이미 나에게 상처만 주고 지구의 끝 자락에 간신히 매달려 겨우 남겨진 이몸하곤 인연이 없었습니다. 구태여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베란다구석에 버려둔 말린 고사리 같이 드문드문 생각날 적 있다가 어느 명절 때에나 물에 불리어 스적이는 돈 안들고 관심 안가는 음식 같아서 저 멀리 떨어 뜨려 보낸지 오랩니다. 한데... 어느날 갑자기 고향을 다시 보았습니다 ... 성긴 머리카락에 줄담배를 태우시는 세월에 씻기워 너무나 달라진 옛적 모교의 선배님을 뵈웠습니다! 살아 있는 글줄들과 명시들로 탈북인을 세상에 알린 그 사람 인상좋은 얼굴에 환한미소와 구석구석 묻어나는 소탈함 가물거리는 추억속에 그 얼굴을 떠 올렸어도 닮은 사람 많을거라 설마 했는데... 감복숭아 같이 발그스레 수줍은 얼굴로 고향을 말하는 그 사람이 화면을 통해 잘 알져진 작가가 어느 날 참말로 옛적 까마득한 잊혀진 모교의 대 선배가 맞으시다니?... 삐죽 뾰죽 험한 바위산과 가시나무 덩쿨속에 귀뺨을 때리는 사막의 모래불과 차디찬 파도의 철석임속에 쓸쓸한 무덤하나 만들고 더는 돌아 보지 않으리라 나는 고향을 묻었었는데 고향의 오빠를 보는 순간 버려졌던 고향은 신기한 힘으로 다가옵니다 줄곧 떠오르는 고향생각에 하루 종일 일손을 잡지 못하고 밤잠을 설칩니다. 아, 고향은 뜻밖에 미래가 되었습니다. 고향은 살아 있었습니다. 내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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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입가에 빙그레 떠오르는 미소를 짓네요...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들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