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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접해본 북한-3- (개성공단 체험기)
Korea, Republic o 오렌지2 2 525 2010-01-10 16:53:08
내가 접해본 북한-3- (개성공단 체험기)


어느 화창한 6월 살짝 덥기도 하고 바람도 살랑거리고 밖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씨였습니다.

주변환경을 보았을때 처음 얼마간은 시야확보차원에서 나무들을 베어버린줄 알았던 벌거벚은 산들도 풀들이 무성하고, 한달이란 시간이 지나 적응도 될 즈음입니다.
(여기서 풀만있고 나무없는 민둥산을 보면서 북한이 홍수에 왜 취약한지 알수 있었다.)


그리고 금요일!! 그들이 말하는 문화의 날이랍니다.
한꺼번에 퇴근하는데 봉동관 옆 근로자들 출입소쪽에 우연이 지나가다 본 광경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퇴근하는 모습인데.......
거기서 여자들은 한명도 빼놓지 않고 전부 휜저고리에 검정치마, 힌양말,검은 구두....
남자들은 곤색 나일론 옷에 검정구두에 옆에는 지붕뚫고 하이킥에 신애가 들고 다니는 서류가방들을 들고 약간 짙은 썬글라스 같이 생긴 안경을 끼고 있는 모습인데,,
1000명은 족히 되보이는 인원들이 같은 옷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요?
야 역시 사회주의가 무섭구나.... 사람의 개성을 인정을 안해주는구나....


그모습을 본 같이 동행한 북측 근로자는 멋있다고 합니다.
"역시 조선여자들의 옷맵시는 최고야라며...."
여기서 그분이랑 저랑은 나이가 많이 차이나는 것도 아닌 30대 후반인데,
저걸 멋있다고 생각하다니 말이 안나왔었습니다.

같이 다니시는 분들은 언제나 둘이 짝을 지어 다니는데, 내 기억에 한번도 그들과 1:1로 말해본적이 없습니다.
한명이 뭘 가지러 간다고 나가면 몇분 안되어 어디선가 누군가 반드시 나타납니다.

처음엔 이들에게 내가 사는 남한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 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불가능 하다는걸 알게 되엇습니다.
많은 분들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계몽해 민주주의의 우월함을 알려주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그건 뭘 모르고 말하는 것입니다.

북에 일하러 가는 난, 회사에 속해있는 사람입니다.
나도 북 근로자와 같은 봉급받는 근로자입니다.
내 잘못 하나가 수십억 수백억을 투자한 회사에 누가 될 수 있고 남에 남겨진 내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 있고,나와 같이 일하는 내 동료들도 일이 없어 남으로 돌아 갈 수 있다는 책임감에 당연히 하고 싶은 말도 못합니다.


그나마도 말이 통하면 다행입니다.
하루는 겨울철 난방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중 남에서는 뭘로 난방을 하냐는
그들의 물음에 한참을 설명했습니다.
"가스요" 방안에서 가스를 어떻게 태우나? "아니요"
방안이 아니라 보일러에서 가스를 태우고 물을 데워서 방 여기저기 바닥을 통해 보내주면 따듯해져요.." 보일러가 뭐야?
여기서 말문이 막힙니다.... 보일러를 뭐라고 설명하지??

순간 말이 끊어지면 "아아 알았어요" 거기까지 합시다.
"난 순간 남에서 보낸 선전원이 된듯 하다...

그때 보일러를 아직도 설명 못해준 내가 지금도 아쉽다...


이들은 세계가 어떤 문명의 혜택을 받고 사는지 잘 모릅니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우리가 당연스럽게 쓰고 있는 신용카드,교통카드, 인터넷, 등등 을 누구에게 이것이 무엇인지 설명해본적이 있습니까?
당연히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써왔고 당연하게 주변에 있어왔고 그냥 생활속에 있는 것이기에 굳이 설명할 필요자체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것이 어떤것이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아예 깜깜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설명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로서 하는 것과 직접 보고 쓰지 않으면 알수없다는 것이죠.

어쨋든 하루는 내게 북측 사람이 묻습니다.
"남쪽에서 백화점이 무너져서 사람들이 많이 상했다는데 많이 죽었다지?"
"네? 백화점이 무너졌다구요? 언제요? "
순간!! 내 뇌리를 스치는 삼풍백화점!!!!
그게 언제적인가? 94년(15년전)이었지.
이제 거의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예전일이 되있는 10년도 더된 일이 이들에겐 사상교육에서 아직까지 마치 지난주에 있던일처럼 교육이 됩니다....


이들을 30분 ?1시간 ? 친하게 이야기 한다고 진심이 전해질까?
이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물론 내가 거기서 만나본 손이 곱고 살이찐 일부 사람들은 남한이 월등히 잘 산다는걸 안다고 생각은 해봅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한이 어떤지 세계가 어떻게 사는지 아예 깜깜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출처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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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복 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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