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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친북·종북자들에 대한 충고 (펌)
Korea, Republic o 처방전 0 311 2010-10-05 10:25:56
한반도에는 두 가지 형태의 공산주의자가 있다. 하나는 북한에 있는 공산주의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남쪽(한국)에 있는 공산주의자들이다.

북한의 공산주의자는 그 체제가 공산주의니 만큼 그 체제와 권력에 추종하는 '당연한 공산주의자'다. 문제는 남쪽 민주주의·자본주의 체제에 기숙하는 반체제적 공산주의자다.

우리는 그들을 친북세력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요즘 와서는 종북(從北)세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흔히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북한 공산주의 집단을 거론하지만 기실 미시적 관점에서 한국을 괴롭히고 망가뜨리는 존재는 남쪽의 종북세력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달포 전 동아일보 기고문에서 "평양·아바나·베이징·하노이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공산주의자들은 아직도 모호한 진보주의로 면책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고", "공산주의자들은 권력을 잃어버린 곳에서도 사회민주주의자·사업가·정치적 리더로 변신해가며 그들만의 면책권을 만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또 "이런 동정론은 한국의 일부 지식인과 젊은 층의 향수,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 속에서 여전히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공산주의가 진보주의로 면책될 수는 없다. 그러나 남쪽의 공산주의자가 사회민주주의자·사업가·정치적 리더로 변신해 활동하고 있는 것만은 그의 지적대로다.

어느 나라에서건 반(反)정부나 야당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없으면 그 체제는 민주주의도 아니다. 이 땅에도 '반(反)MB'나, '반(反)보수'가 있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민주국가다.

그러나 그것과 우리 헌법적 체제를 뒤집어엎고 북한의 공산주의 또는 주체사상을 이 땅에 끌어들이려는 반체제 세력과는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 일찍이 분단상태에서 서독에 친동독세력이나 종동(從東)세력이 있었다거나 오늘날 남쪽 땅에서처럼 버젓이 행세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 북한 김정일 체제에서 왕조가 아니면 역사상 있어본 적이 없는 파렴치한 권력세습극이 벌어졌을 때 남쪽의 종북파 또는 친북좌파들이 보인 반응은 솔직히 평양의 소극(笑劇)보다 더 진했으면 진했지 덜하지 않았다.

야당까지도 "북한을 너무 폐쇄적으로 보지 말고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거나 "김정은 호칭이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가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한두 사람의 비판적 언급이 있었지만 대체로 입장이 곤란했던지 '평화'만 나불대는 데 그쳤다.

오늘날 북한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의 세습, 경제의 피폐, 기아의 상습, 인권의 유린 등은 다른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런 북한을 찬양하고 동조하는 세력이 대명천지 남쪽 땅에서 활개치고 있는 현실을 감당하기 어렵다. 남쪽의 친북·종북세력은 엄밀히 말해 공산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아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보다 바람직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면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북한체제에 동조하거나 김정일 등을 추종하는 사람 또는 세력에 대한 우리 사회 전체의 시각을 명료하게 정리할 때가 됐다.

시대착오적인 오늘의 북한을 보면서도 여전히 종북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용납하는 것은 이념적 관용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그들을 종북의 미망에서 구해내야 한다. 그들의 설 자리를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가 이런 문제에 지극히 수동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야당들의 노골적인 친북성향이다. 우리의 야당들은 북이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우리 내부의 잠재적 친북·용북 요소를 과대평가해서인지 천안함 피폭, 대북지원, 3대세습 등에 대해 국민의 정서에 어긋나는 '딴소리'를 내고 있다.

어쩌면 국민의 대정부비판과 대북인식을 혼동하고 있는지 모른다. 근자에 북의 사태를 보면서도 북이 가는 길이 어떤 길이며 종착점이 어디인지를 예감하지 못하는 정치적 판단력으로는 집권의 길이 멀다.

세계의 공산주의는 이미 저물었다. 동구와 소련의 공산체제가 붕괴됐고 동남아의 공산주의도 퇴색했다. 러시아나 중국도 북한식 공산주의 또는 주체사상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7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킬링필드' 재판은 공산주의자들의 비겁한 발뺌으로 일관됐다. 200만명 학살의 책임에 대해 저마다 '나는 아니다. 저 사람이 그랬다'는 식의 알리바이를 주장한 그곳에서 "어떤 공산주의의 간부도 더는 공산주의를 내세우지 않았다"고 기 소르망은 적고 있다. 남쪽의 종북세력이 깊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조선닷컴
김대중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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