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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北정면비난'..연평도 외교전 새구도
United States 늬우스 0 211 2010-11-30 16:55:46
러 외무부 북한 특정해 비판..中과 차별화 행보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북한 연평도 도발을 둘러싼 한반도 외교전에 '러시아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한반도 현안대응을 놓고 중국과 보조를 맞춰온 러시아가 북한을 정면 비난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로 흐르는 듯하던 외교구도에 새로운 판짜기를 하는 흐름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30일 홈페이지에 띄운 공식입장을 통해 "남북관계의 악화와 관련해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측은 한국 영토에 대한 포격과 그에 따른 사상자 발생과 관련해 북한이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물론 러시아 정부 내에서 북한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연평도 포격당일인 23일 "남한의 섬(연평도)에 대한 포격을 주도한 자들은 분명히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외무부의 공식 입장은 북한을 '공격자'로 특정해 정면 비난을 가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와 무게감은 분명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러시아의 이번 입장표명은 종전에 비해 확실히 진화(進化)한 것으로 봐야 하며, 의미를 두고 평가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일단 이번 사안의 성격상 북한의 책임이 워낙 명백하고 그에 따라 주요국가들이 앞다퉈 대북 규탄성명을 내놓고 있는 국제사회의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와 현지 주러 대사관 등 정부 당국 차원의 외교적 교섭노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 당국을 상대로 다각도에서 외교적 설득노력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입장정리는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보다 면밀히 관찰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러시아는 천안함 사태 이후부터 한반도 안보논의가 미.중 구도로 흘러가고 있는데 대해 상당한 자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하며 동북아 역내에서 패권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부상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며 한반도 현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가 중국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논의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번 사건을 안보리로 끌고가 미.중 구도가 아니라 P5(상임이사국 5개) 중심으로 대응방향을 논의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의 한반도 외교전의 향배에 상당한 함의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천안함 이후 암묵적 공조 스탠스를 취해온 중.러 사이에 일종의 `디커플링(Decoupling.차별화)'이 이뤄진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일' 대 '북.중.러'의 외교전 구도가 와해되면서 점차 북.중이 포위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주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안보리 회부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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