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경상남도 통영을 출발했던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국토대장정단이 3일 대전에 도착해 오길남 씨와 함께 대전역에서 홍보캠페인을 진행했다고 한다.
400㎞를 걸어오는 동안 국토대장정단 단원들은 모두가 지친 것 같다. 단원가운데 몸이 성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매일 밤 부어오르는 다리에 파스를 뿌리고 통증으로 병원신세를 지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 누구도 종단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짐승만도 못한 삶을 버텨내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신숙자 모녀의 억울한 사연을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신씨 모녀 구출운동에는 8만여 명에 달하는 전쟁 납북자(포로 포함)와 517명의 전후 납북자 가족들의 애환이 함께하고 있다. 사실 ‘통영의 딸’로 불리는 신숙자씨와 두 딸은 남편과 아버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국군포로나 납북자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운명이라 하기엔 너무도 가혹하다.
우리는 ‘통영의 딸’ 사건으로 인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더욱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그 모진 세월동안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아 왔고 지금도 그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들에게 죄스러움을 한없이 느껴야 했다. 그러니 우리는 그들 앞에 죄인이다.
‘통영의 딸’ 대장정단은 10일 680㎞의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계인권선언 63주년을 맞아 통영의 딸 구출을 위한 국민대행진을 진행한다고 한다. 이날만이라도 신씨 모녀를 포함한 납북자들이 북한 땅에서 고통스럽게 살고 있음을 기억하고, 그들의 송환이 이뤄질 때까지 납북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우리 국민들의 하나된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국토대장정이 끝나더라도 납북자 송환운동을 위한 우리의 관심과 노력은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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