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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말하는 진보
Korea, Republic o 케인 0 270 2012-01-27 11:46:46

이거 두번 올렸다가 묻힌건데, 자꾸 올린다.

욕해도 좋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말하는 진보가 얼마나 대한민국의 진보와 유사한지 이야기하고 싶다.

 

꽤 길어.

시간 없으면 밑에 세 줄 요약 있다.

 

난 엔지니어라 사회학이나 정치학, 그리고 거기서 쓰는 단어들은 잘 몰라.
해외에 나와 있는 기간이 좀 있어서 북한 매체에 접속을 가끔 한다.
진보와 보수란 단어에 대해서 잘 아는 일베게이들이 설명을 했지만,
북한이 사용하는 "진보"란 단어의 쓰임을 알면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쓴다.

 

북한은 진보란 단어를 진짜 즐겨쓴다.
현재 공산주의를 유지하고 있고 반미하는 나라의 통치자와 그 집권정당들을 진보정당이라고 불러.
동구권을 비롯한 공산주의의 몰락을 철저히 미제국주의의 음모로 치부하고, 그 현상 자체를 퇴보로 보는 것 같아.
그래서 북한에서 정의하는 진보는 공산주의(얘네들은 사회주의라고 하더라?) 체제를 유지하거나 지향하고, 또 반미해야 된다.
공산주의를 하더라도 반미하지 않으면 진보가 아니래.

 

진보 소리를 할 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자주"야.
자주도 간단해. "자주"는 쇄국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고.
물론 전 세계의 진보류들과의 "연대"는 있지만, 그 연대라는 것이 결국 반미연합전선이라 무슨 경제적인 블록이라든지 그런 의미는 없어.
그래서 제3세계 진보정당 정치인의 북한 방문때 김정일이 한 말이,
자주하기 위해서는 민족경제를 확립하고 식량 자급자족을 해야 한다고 했어.
나라 문을 열면 멸망이니까, 북한은 이렇게 나라 문 여는 것에 지독한 히스테리가 있어.

 

얘네들은 자주의 반대 개념으로 "예속"을 이야기하는데, 결국 나라 문 열면 미제국주의에 "예속"된다는거야.
그래서 정일이가 충고랍시고 한다는 말이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야.
쌀때문에 대한민국과 미국에 엄청 구걸했거든. 속 상했나보지.

 

그리고, 이런 암울한 예속에 빠진 진보를 구원하는게 뭐다?
바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주체사상과 빛나는 로작들이라는거지.

 

만일 좌빨들이 진보를 외친다면, 그 말은 곧 뒤집어보면 반미와 사회주의(공산주의?)야.
그리고 좌빨들이 보수를 욕한다면, 그건 지네들이 이해하는 보수는 바로 (미국에) 예속되는 상태로 국가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고.
물론. 대한민국 좌빨들이 북한의 사상과 일치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학술적인 결론을 본 적은 없다.
그러나, 너희들 이건 알아라.
내가 본 바로는, 북한의 로동신문 론설같은 건 조금 단어만 바뀌어서 언제고 인터넷 매체에 등장한다.
소름끼칠 정도로 똑같다.
그래서, FTA하면 미국에 예속된다느니, 미국에 식량까지 털리면 망한다느니 하는 드립들이 난 영 어색하고 씁쓸해.

 

북한 매체 보면 왜 친일파니 친미파니 사대매국이니 하는 욕이 다 집권당이나 보수언론에 쏟아지는지도 알 수 있어.
모두 한가지로 결합되어 있지.
근거 없이 김일성이 항일투사로 포장되다 보니까, 그 반대 개념으로 단독정부 수립해서 남조선 민중 혁명 막아버린 대한민국 정부에게 씌워진 욕이 친일파야.
친미 역시 김일성의 한반도 적화를 좌초시킨 세력이니까 욕하는거고,
사대매국이니 수구니 하는 것 역시 한미 동맹의 "구"질서를 유지하며 한반도 적화 사업에 방해가 되니까 욕하는거거든.

 

대한민국 좌빨은 그냥 문제될 부분의 논리는 잘라먹고 조잘대고 있지만, 왜 이 욕설들이 다 줄줄이 따라 나오는지 북한 논리를 보면 환하게 알 수 있다.
모두 이름은 다르지만, 북한 적화에 방해가 되었다는 점에서 하나인거야.

우리나라 진보들은 말하지 않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욕들 뒤에 붙는 단어가 하나 더 있어.

바로 "반공화국 세력".

즉, 제대로 된 인용은 친일친미사대매국수구"반공화국" 세력.

그러니, 항상 이 "반공화국 세력"이란 말을 안 보이더라도 붙여서 읽어라.

 

예를 들면, "친일친미하는 한나라당 OUT"은, "친일친미반공화국세력인 한나라당 OUT".

이게 처음 친일과 친미란 꼬리표를 붙인 원조들이 의도한 의미다.

 

난 로동신문 론설같은 건 그냥 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소위 진보란 것들이 얼마나 북한의 마인드와 동기되어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있을텐데.
원조가 나타나면 운동권들이 만든 인터넷 매체들은 별로 존재할 근거가 없어지지 않을까?

 

북한 매체들에 나타난 "진보"의 개념에 대해 느낀 걸 적어봤다.
길어서 미안.

 

 

세줄 요약

 

1. 대한민국 사회의 이념논쟁을 이해하려면 북한의 논리를 이해하는 것도 좋을 듯.
2. 북한이 말하는 진보는 반미 공산주의의 딴 이름.
3. 정일이가 소위 제3세계 진보정당에 말한 자주란, 식량자급자족과 쇄국형 민족경제 확립이고, 자주 못하고 나라 문 열면 바로 미제국주의에 예속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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