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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람이 이야기 하는 한국에서의 일본사람으로 살아가기 중 '일본이름'에 대한 이야기
Korea, Republic o 모차자 0 271 2012-02-02 01:18:33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외국에서 살다보면 자신의 나라말이 그 나라에서는 이상한 의미일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이 단순히 단어라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웃으면서 넘길 수 있지만, 만약 그것이 자신의 이름이라면 왠지 신경이 쓰이고 그냥 넘기기 힘들다.

내 이름도 한국어식으로 발음하면 '청향'인데 내 이름은 한국에서는 왠지 술집여자나 술집이름에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뭐야..'맑은 향기'라는 좋은의미인데ㅠㅠ

그래도 내 이름의 경우는 내 친구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서 좀처럼 불평할 수 없다^^

첫 번째로 일본순사이름의 대명사.
나카무라 : 안뇬하세요. '나카무라'라고 합니다.
한국사람 : ㅋㅋㅋㅎㅎㅎㅋㅋㅋ 나까무라~? 니나까무라~ㅋㅋ
한국사람들에게 '나카무라'는 조금 웃기는 발음인 것도 있고 게다가 이 이름은 한국에서 일본순사를 연상시킨다고 한다.

이토상과 같이 나카무라상은 왠지 오해를 많이 받았다.
'할아버지 직업이 뭐였냐? 경찰아니였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나카무라상의 할아버지가 경찰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놀림은 많이 받았지만 오해는 금방 풀렸고 한국생활을 잘하고 돌아갔다^^
뭐 이 정도는 아래에 소개되는 것들에 비하면 귀여운 편이다ㅋ

두 번째는 한국욕과 같은 발음.
어느날 나보다 한 살 어린 교환학생이 한국에 왔다.
이세키 : 안뇬하세요. 저는 '이세키'라고 합니다.
한국사람 : ㅋㅋㅋㅎㅎㅎㅋㅋㅋㅎㅎㅎ

왠지 이세키군이 자기소개만 하면 여기저기 동요가 일어난다.
직설적인 욕의 표현이 풍부한 한국에서는 '이 정도는 욕도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지만...
욕이 별로 없는 일본에서는 '이X끼'를 '고노야로'라고 하는데 이 말은 주먹을 날리기 일보직전에 하는 말로 아주 강력한 말이다.

이세키군은 자신이 이X끼라는 것을 알고 큰 실망을 했고 처음에 한국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다.
#1
이세키군은 아쉽게도(?) 삼형제인데 그것을 들은 한국친구들은 장난으로
'니 동생은 저새끼, 형은 그새끼가?'
#2
'이거 누가 먹었나?'             (내가 이세키를 가르키면서) 이세키군!
한국친구들의 반응은... 역시 이세키군. 이세키가 먹었군. 이세키가...진짜...^^
#3
그 밖에도
'이세키(?)가 그랬어ㅋㅋ' '이세키(?) 방학 때 일본갔다왔어ㅋㅋ' ' 빨리가자! 이세키(?) 배고프대ㅋㅋ' '그만먹여! 이세키(?) 취했어ㅋㅋ' 
이름반, 욕반의 이세키시리즈는 끝없이 생산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낯가림이 심한 이세키군은....

한국에 온 이래로 필시로 한국친구들과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을 했다.
'성'인 '이세키'가 아닌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서였지만 결과는 좋았다^^
이세키군은 한국에 와서 성격도 활발해지고 한국문화를 만끽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세키~ 대단하죠?^^(욕 아닙니다ㅋㅋ)

근데 일본순사같은 나카무라나 발음이 욕같은 이세키도 이번에 소개될 마지막 이름에 비하면 귀여울 뿐이다ㅋㅋ
 
마지막 세 번째 한국에서 제일 곤란한 일본이름 甲, 甲 of 甲!!! 
한국에서는 도저히 살기 곤란한 일본이름 종결자!!!!!
두둥~~~두두두두두~~~

교환학생이었던 내 일본친구의 이름은.....
바로 '고자' 다.
고자 : 안뇬하세요. 일본에서 온 '고자'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한국사람 : ㅋㅋㅋㅎㅎㅎㅋㅋㅋㅎㅎㅎㅋㅋㅋㅎㅎㅎ
일본사람인 우리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친구들로부터 충격적인 고자의 의미를 듣고 나서 고자짱은 어쩔 줄을 몰라했다.

신이시여... 내 친구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ㅠㅠ
차라리... 일본순사나... 이세키저세키가 낫지...
왜 하필...수십수백만 단어중에..왜 하필...
그..그...그....아이고~ 고자상..아! 아니 내가 말한 고자는 그 고자가 아니고ㅠㅠ


당시 나와 고자짱은 친해지고 있는 단계라서 성으로 부르고 있었다.
'고자짱~ 고자짱~'이라고...
근데 의미를 알게 된 이상 고자짱을 편하게 부를 수 없었다.
'아노~(저기)' 라고 얼버무리며 성을 부르는 것을 피했다ㅠㅠ

평소 장난끼 있는 한국친구들도...
고자라는 단어는 좀 강력했는지 왠지 고자짱을 놀리지 않았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다행인 점은....
내 친구 고자짱은 남자가 아니고 여자.
남자였다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다ㅋㅋ
나는 고자짱을 만나고나서,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든 일이 많지만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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