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상원에 24일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이 울려퍼졌습니다.

이날 아리랑을 전통악기인 양금으로 연주한 연주자는 지난 2000년 북한을 탈출했다가 2004년 미국에 정착한 탈북 예술인 마영애 씨입니다.

마 씨는 상원 빌딩 내 케네디 코커스 룸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 (Asian American and Pacific Islander Heritage Month)’ 기념행사에 특별초청됐습니다.

사회자는 마 씨를 소개하면서 그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앞장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회자] Mrs. Ma Yong Aae has defected from North Korea…
마영애 씨는 미 의회에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상에 대해 증언하고, 탈북 난민들의 북송에 반대하는 단식시위를 하는 등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크게 노력해 왔다는 것입니다.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다양한 나라 출신 참가자들은 마 씨의 경력에 큰 관심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의 수려하면서도 한이 맺힌 음조의 연주에 갈채를 보냈습니다.

마영애 씨는 연주가 끝나고 ‘미국의 소리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 의회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영애 씨] “제가 좀 가슴 아픈 마음으로 여기 행사에 임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나 모든 것들이 아직 정화가 안된 상태에서 이런 행사를 미국 국회에서 진행을 했는데, 남북한의 통일된 모습으로 자랑스런 모습을 국회에서 상하 의원님들한테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얼마나 감사할까…”

마영애 씨는 ‘아리랑’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북한의 안타까운 인권 현실과 민족의 아픔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영애 씨] “사람을 죽이고 지구상에서 굶겨 죽인다는 이런 문제는 말도 안됩니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아리랑을 연주하면서 앞으로 우리 민족이 통일이 되어서 우리 민족의 대표곡인 아리랑을 눈물의 아리랑이 아니라 기쁨의 아리랑으로 부르는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아리랑을 연주했고…”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는 한국과 중국, 방글라데시, 태국 등 미국 내 여러 소수민족 출신 단체들이 참가해 전통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은 아시아 태평양계 이민자들이 수 세대에 걸쳐 미국의 역사와 사회, 그리고 문화에 기여한 업적을 기념하는 달로, 미 의회는 지난 1977년부터 매년 5월을 지정해 각종 기념식과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