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적신 황장엽 씨… “요덕스토리 고마워”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류재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김영삼 전 대통령,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좀처럼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세 인물이 26일 서울교육문화회관을 찾았다. 바로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북한 정권의 독재 체제 아래서 정치범수용소 수용자들과 공산당원들이 서로 증오하고 대립하다가 끝내는 모두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홀로 살아남은 요덕이의 슬픈 독백으로 뮤지컬이 마무리된 뒤 이 세 사람이 무대에 올랐다. 열정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이들은 소감을 묻는 정성산 감독의 질문에 잠시 침묵했다. 유명한 달변가인 이들이지만, 뮤지컬을 통해 생생히 들려온 북한 동포들의 처절한 절규 앞에 잠시 할 말을 잊은 듯했다.

특히 황장엽 씨는 눈시울을 적시며 “남과 북은 한날 한시에 해방됐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지금은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우리는 북한 동포를 잊지 말고 반드시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말끝을 흐렸다.

박근혜 대표와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북한 인권의 현실을 고발해준 요덕스토리 제작진에 감사를 표하며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한편 북한 요덕수용소의 참혹한 인권 현실을 그린 창작 뮤지컬 ‘요덕스토리’는 지난 14일 막을 올린 이래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요덕스토리는 앞으로도 매일 2~3회씩 공연을 하고 4월 2일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