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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수많은 북한 공개 처형
비극의현장 0 399 2014-08-27 22:57:26
도끼 처형·고무방망이 처형·90여발 亂射 처형…, 까마귀만 포식

김일성의 사위이자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 찍힌지 4일 만에 전격 처형됐다. 예상 밖이었다.

북한을 경험한 다수의 탈북자들은 당초 반당반혁명 종파분자로 몰린 장성택은 수용소에 수감돼 생을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일의 유일한 혈육인 김경희의 남편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지 않을까 생각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많은 고위간부들이 반당반혁명분자로 몰려 숙청됐지만 상당수는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고 장성택은 아주 잔인하게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은 장성택에 대한 판결문에서 "그가 죽어도 공화국에는 묻힐 땅이 없다"고 공표했다. 시체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북한 내부에서 자행된 잔인한 공개처형을 떠올리면 시체를 안 남기려 할 경우 기관총 난사나 화염방사기 등을 통한 처형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국정원도 기관총 난사로 처형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성택 처형이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그의 처형 뒤에 숨겨진 북한정권의 반인륜적 범죄행위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장성택도 저런 식으로 죽이는데 일반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처리될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내가 본 요덕수용소의 끔찍한 공개처형들

요덕수용소를 경험한 나는 북한에서 공개처형을 가장 많이 목격한 사람 가운데 하나다. 요덕수용소 구읍리 립석천 공터와 립석리 선돌바위는 정치범들을 공개처형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요덕수용소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공개처형은 총살형과 교수형이 있었다. 총살형은 사형수를 군중 앞 말뚝에 세워놓고 머리와 가슴, 다리 부분을 밧줄로 묶는다. 군인 3명이 나와 각각 3발 씩 총 9발의 총탄이 머리와 가슴, 다리부분의 밧줄을 향해 날아온다.

첫 발사가 시작되면 머리에 3발의 총알이 박히면서 머리부분의 터져나가고 두 번째는 가슴에, 그리고 다리부분에 총탄이 들어가면 밧줄은 모두 끊어지고 사형수는 말뚝 앞에 파여진 구덩이에 그대로 넘어지게 된다. 어떤 때는 가마니 짝에 시체를 말아서 트럭에 싣고 가 아무데나 파묻는다. 하지만 보통 그 자리에 파진 구덩이에 자갈을 넣어 평토(平土)해치우는 경우도 자주 목격됐다. 사형수는 묘지를 쓸 수 없고 아무 곳에나 파여진 구덩이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80년대 중반 요덕수용소에 비상이 걸렸다. 특수부대 출신 정치범 2명이 수용소를 탈출했는데 한 달째 행방이 묘연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구읍리 립석천 공터 처형장에 교수형 말뚝이 설치됐고 모든 정치범들은 그곳에 모이도록 지시가 하달됐다.

공개재판이 시작됐는데 두 정치범의 죄행이 낭독됐다. "당의 은혜를 가장 많이 받은 자들이지만 3.8선 군(軍)복무 시 남한노래를 불렀고 부화방탕한 생활, 도적질 등 온갖 죄목을 다 뒤집어 씌웠다." 장성택의 죄행을 읽는 것과 거의 유사했다. 그리고 나서 "교수형에 처한다"는 명령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기둥에 설치된 올가미에 목이 걸렸다. 두 사람은 3분정도 발버둥 치다가 이내 축 늘어졌고 다리에는 배설물이 흘러내렸다.

그들이 죽자 수용소 소장은 운집한 5000명의 정치범들을 처형된 사형수 앞으로 지나가게 하면서 모두 돌을 던지게 했다. 보위원에게 잘 보이려는 일부 정치범들은 과장된 동작으로 시체에 돌을 던졌고 수천 명의 돌팔매에 죽은 시체의 머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찢어졌다.

처형이 있은 그 다음날 우리는 아침 작업을 나가다가 어제 죽은 시체가 아침까지 매달려 까마귀들이 뜯어먹는 것을 보고 정말 할 말을 잃었다. 수백 마리의 까마귀가 시체에 달라붙어 살점들을 뜯고 있었다. 경비대원들이 죽은 시체를 밤새 지키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도 밤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될 정도였다.

총살형은 총살보다 그 전에 사형장에 끌려나오는 시체 같은 사형수의 모습이 압도적이다. 얼마나 맞았는지 얼굴이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데다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다. 몸은 먹이지도 않고 너무 때려서 서 있을 수 없어 군인 2명이 양팔을 잡고 부축해야 한다. 사형장에 끌려 나갈 때에는 몸이 얼마나 가벼운지 군인들이 사형수를 아주 가볍게 든 채 질질 끌고 나간다. 사람들은 총살하는 장면보다 사형장에 끌려나오는 사형수의 모습에 더 치를 떨게 된다.

장성택이 즉결처분 받은 국가보위부 처형장은 가장 잔인한 처형장

내가 탈북한 후 북한에서는 배급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사람들은 생존하기 위해 국가재산을 마구 뜯어가기 시작했다. 질서가 무너질 기미가 보이자 북한은 보위부를 총동원해 무자비한 공개처형을 시작했다. 이때 기관총 난사가 처음으로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공개처형으로는 사람들의 공포가 주입되지 않자 수십 발을 한꺼번에 퍼부어 몸 자체가 분해되는 공개처형이 시작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함북 온성군에서 탈북자 가족을 통째로 넘긴 탈북 브로커를 공개처형했는데 머리전체가 아예 사라질 정도로 수십 발을 난사한 공개처형이 처음 목격됐다. 그 이후 여러 곳에서 90발 이상의 총탄을 퍼붓는 난사 형식의 공개처형이 북한 곳곳에서 자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성택이 즉결처분을 받은 국가보위부 처형장은 북한에서 가장 잔인한 처형이 자행되는 곳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보위부 처형장에는 다양한 방식의 공개처형이 자행되고 있다. 가장 엄중한 범죄의 정치범들은 도끼로 머리를 내려치는 처형이 자행된다. 이른바 '도끼 처형'이다. 두 번째는 많은 수의 정치범들을 한꺼번에 처형할 때 자행되는 '고무 방망이 처형'이다. 고무 방망이로 머리를 치면 머리 내부가 파열돼 즉사하게 된다. 집단처형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자행하는 방식인데 시체에는 아무런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사람을 죽이는 북한 특유의 처형 방식이다.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이는 처형은 가장 신사적인 처형 방식으로 일반 정치범들을 처형할 때 흔히 자행되고 있다.

북한당국이 자행한 많은 공개처형 가운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처형사건들이 있었다. 1970년대 말 영화배우 우인희 처형 사건이다. 영화예술계 종사자들을 모두 집결시켜놓고 자행된 이 공개처형에는 우인희 딸이 맨 앞에서 어머니의 처형을 지켜봐야 했다. 우인희는 부유한 재일교포 주정기와의 치정 사건으로 보위부 취조과정에서 김정일 당시 후계자의 이름을 올리자 분노한 김정일이 즉각 처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비서 서관히는 평양시민 수만명 보는 앞에서 처형

1998년 평양시 낙랑거리에서는 노동당 농업담당 비서 서관히가 수만 명의 평양시민 앞에서 공개 처형당했다. 수백만이 아사(餓死)한 책임을 농업비서 서관히에게 전가한 사건이다. 또 국가안전보위부 류경 부부장은 보위부 내에 사(私)조직을 만들어 후계자의 유일적 영도를 방해했다는 죄목으로 장성택처럼 기관총으로 난사해 처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9년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인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아무런 죄도 없는 박남기 노동당 재정기획부장을 처형했다. 그래도 인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재정상 문일봉을 처형했고 이어 철도상 김용삼까지 처형하고서야 사태를 마무리지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초기에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공개처형을 자제하고 주로 내부 처형을 자행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류가 확산되면서 외부정보가 급격하게 유입되자 공개처형은 다시 시작됐다. 김정은의 기쁨조인 은하수 악단 10여명이 음란물 관람 및 문란행위로 집단 처형됐다. 한국 영상물들을 복사해 유통시킨 사람들도 전국적인 범위에서 공개처형했다.

이번 장성택 처형은 지금까지 김씨 일가가 자행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어갔는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북한의 공개처형은 집단학살에 가까운 반인륜범죄이며 이제는 유엔차원의 개입을 통해 물리적으로 제지할 때가 왔다. 장성택 사건으로 적어도 수만 명이 처형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사회가 개입이 시급해 보인다.

2013년 12월16일 〈조선일보〉 '뉴스인사이드'

출처

http://unron.com/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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