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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날 뭘 생각하시나요?!
Korea, Republic of 이민복 0 296 2014-09-07 23:23:39
 낼이 추석이네요.
고향을 등지고 온 우리가 그렇게만 좋게느껴지지 않는 날.
북에서의 추석!
수령유일세상에서도 막아나설 수 없었던 민속명절!
통행증있는 유일나라에서 통행증없이 다니던 유일명절!
-
저희 가족은 사정상 산소 갈 대상이 없어 무덤 가는 이들이 부러워
우리집에도 죽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어렸을 때 말하군했지요.
(이젠 절반이 저 세상으로 갔지만).
추석날 산소 대신 밤 따러 간적이 있는데-
어느 무덤에 앉아 하염없이 통곡하는
어머니벌 되는 분의 처량함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처량함이 아래 시 같아서 옴김니다.
한 탈북여성이 쓴 것이라는 데(조갑제닷콤)
북한사람치고는 시를 너무 잘 썼기에 올리게 됩니다.
짧은 식견에 탈북자치고 김성민의 시가 제일이라고 보아 왔는데
비전문가의 시로 볼 때에는 이를 능가한다고 보아집니다.
아마도 재간보다는 혼을 그대로 담다나니 그리 된 것 같습니다.
참고하시며 이런 아품을 종식하기 위해
각자 열심히 건강히 사시기를 기원드리면서-
 
1장<우리 모두는 굶어죽었다>

고난의 행군 시기 내 집 옆에 주인 없는 屍身(시신)들의 집결소가 있었다.
하루는 누군가 바래는 시체 행렬을 세다가 끝내 못 세었다고 한다.
그렇게 묻히기를 매일이다시피 했다.
가냘픈 담가대들도 산으로 오르다 끝내 오르지 못하고
길다란 큰 밭에다 전부 묻어버렸다.
그것도 묘지라는 흔적도 없이 평판(봉분을 쓰지 않고 平葬함)해 버렸다.
그 많은 시신들을 누가 산으로 날라 오르랴?
그 사람들도 며칠 후면 산으로 오를 신세의 형편인데…

(산까지 올라 못간 시신들아)

사람이 죽으면
산에 묻는다고 하지
들판에 심는다고
하지 않는다

숱한 주검을 담가에 싣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아
거밋발 같은 힘으로
끝내 산까지 오르지 못해,

산을 넋없이 바라만 보다
들판에다 그들을 묻었다
산이 아니어서
차마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평지처럼 묻어버렸다

힘이 없었다
굶음은 마찬가지
몇시간 더 살아있을 뿐
가다가 죽을지
오다가 죽을지
그들의 목숨 또한 경각의 시간들

먼저 간 그들이
욕할지언정
갓난 아기 걸음마 타듯
중도에서 쓰러져버린 담가대

그래도
그들은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삽날을 박았다
시신들을 안장시켰다
이렇게 시신들은 되풀이되었다

무심타 산천아
산까지 올라 못간 시신들아
죽은 사람들을 위해
산사람들의 의리조차
다할 수 없었던 비애의 순간들이여
 
제1편 끝* 제2편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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