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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김성민> -3화
Korea, Republic of 림일작가 0 470 2015-05-13 08:20:52

처음 수잔은 탈북자들의 증언에 흥미가 없었다.

사회주의가 거칠게 질주하던 1980년대 말까지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대부분 외교관, 유학생, 벌목노동자, 군인, 어부 등이었다. 굶주림을 피해서보다는 자유를 갈망하여 남하한 그들은 하나같이 북한은 인간생지옥이라고 증언했다.

말이 사회주의고 인민의 지상낙원이지 실제는 노동당간부들의 천국이다, 인민들 모르게 뭐든 우선적으로 간부들에게 선물배급을 해주는 공화국 정권이라고 했다. 그들의 증언은 동구권사회주의 나라들의 귀순자들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1990년대 들어 배고픔을 참지 못해 탈출하는 북한주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강철환, 안명철을 시작으로 많은 탈북자들과의 면담에서 비참한 인민들의 인권유린이 조금도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도무지 이해가 어려웠다. 어떻게 수령을 비판했다고 무기징역으로 감옥에 가야하며 체제를 의심했다고, 외부세계를 동조했다고 수십 년 이상의 형벌을 받아야 하는지? 그곳이 과연 사람 사는 세상인지 의문이 갔다.

꼭 같은 사람이다. 왜 수령은 인민의 피와 땀으로 벌어들인 외화로 호강하며 살고 그 인민은 죽도록 수령에게 충성해야만 하는지? 세상에서 가장 무지몽매한 그들을 구원할 어떤 방법은 과연 없는지? 고민하던 중 팔을 걷고 나선 수잔이다.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들이 북한정권 개선의 적임자라고 판단한 그녀는 북한주민에게 자유를 전달해주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그 실천으로 북한에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인민들의 비참한 현실을 담은 삐라보내기와 대북방송 등을 열심히 하고 있다.

김성민이 질문한다.

“북한주민들의 인권개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조선노동당은 전대미문의 독재정권이에요. 당수인 김정일은 주민의 눈을 모두 가리고 귀 막고 입을 막아 놓았죠. 세계사에 이런 잔인한 독재자는 없었어요. 그래도 틈은 있기 마련이라고 봐요. 그 틈을 노려야죠. 작은 구멍으로라도 우리의 진실, 그들의 억울함을 꾸준히 알려줘야 한다고 봐요.”

“...”

“북한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하죠? ‘싸리나무 한 가지는 꺾기 쉽지만 아름드리나무는 꺾지 못 하리’ 바로 그거예요. 북한의 내부감시 및 조직체제가 거미줄마냥 잘 되어있다는 것을 알죠. 그러나 그 거미줄을 하나씩 걷어내고 서로가 합쳐질 수 있도록 우리가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네! 그렇군요. 자! 그럼 여기서 흥겨운 노래 한곡 듣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신형원이 부릅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가는 곳 없는데

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은 왜 못가

우리민족 우리네 땅 평양만 왜 못가

경적을 울리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꿈속에라도 신명나게 달려 볼란다.

...

음악이 나가는 동안 김성민이 잠시 상념에 잠긴다.

...

 

-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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