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정부시절 금강산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온천장의 투명한 통 유리창으로 비로봉이 깨끗하게 보였다. 탕 밖 휴계실의 대형 텔레비젼에서는 남한드라마인 제5공화국이 방영되고 있었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명령으로 권총을 차고 선글라스를 쓴 심복 이학봉이 정권을 장악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모자를 쓰고 옷을 풀어헤친 북한군인 몇 명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한의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그들은 군사쿠테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독재가 세습되는데도 아무런 의식이 없는 것일까?

여성안내원과 함께 하얀 거품을 내면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올라갈 때였다 안내원은  절대 김정일 장군의 비석을 깔고 앉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붉은 글씨가 새겨진 자그마한 비석이 몇 개 보였다. 김정일이 현지지도를 했던 장소라고 했다. 여성안내원은 남조선에서는 대통령을 욕을 막하는데 그래도 되느냐고 물었다 어떻게 집안의 어른 욕을 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회주의적 대가족을 부르짖는 북한에서 김정일은 왕이였다. 여성안내원의 질문에 옛날 임금님도 뒤에서는 백성들이 욕을 했는데 뭐가 어떠냐고 되물었다 그녀는 주위를 살피더니 욕할 자유가 있는 세상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단단하게 보이는 겉껍질 속에 들어있는 그들의 영혼은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부드러웠다. 여성안내원은 북한주민들 대부분은 남조선 기업가에 대해 고맙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주었다 그들을 먹여살려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성공단에서 남북한 종업원들이 웃음을 머금은채 함께 일하는 모습, 남한의 여행객들이 금강산을 다시 찾는 그날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