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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科技大는 '5星級 감옥'이라고 농담해… 여학생은 아예 안 뽑아"
United States 최보식 0 622 2016-07-23 00:09:39

"평양科技大는 '5星級 감옥'이라고 농담해… 여학생은 아예 안 뽑아"

[김진경 평양과학기술대 총장과 그 학생들] ①
"평양과기대의 첫 졸업식, 청와대 국가안보실 반대로
대학 이사진의 訪北 막혀… 한국 정부에 절망감 들어"
"사망 석달 전 김정일로부터 '평양명예시민증' 받아
비자 없이 북한 자유 왕래… '이중 첩자' 등 의심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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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경 평양과학기술대 총장 사진
김진경(79) 평양과학기술대 총장을 만난 곳은 중국 옌지(延吉)의 연변과학기술대에서였다. 그는 이 두 대학의 설립자이며 총장이다. 조선족 동포들이 모여 사는 옌지에 '연변과기대'(1993년)를 세운 뒤, 이를 발판으로 북한에 들어가 '평양과기대'(2010년)를 설립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평양명예시민증' '서울명예시민증' '중국공민증'도 갖고 있다. '평양명예시민증'은 김정일이 사망하기 석 달 전에 직접 수여한 것이었다. 이는 그가 비자 없이도 북한을 자유 왕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외부인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그는 '미 CIA 스파이' '이중첩자' '북한 정권의 대변자'로 의심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정치적 이념에 종속되지 않고 우리 민족 장래를 위한 사랑주의자(loveist)"라고 말했다.

설령 그에게 동의를 안 해도 그 열정과 헌신, 추진력에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아니었다면 '연변과기대'와 '평양과기대'는 없었다. 분명한 것은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을 엄청난 역사(役事)를 그가 이뤄냈다는 것이다.

나는 호텔에 짐을 두고서 곧장 연변과기대로 갔다. 그는 "회의와 강연으로 유럽 8개국을 돌고, 나도 오늘 새벽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 연세에 정말 놀랍다.

"한국 사람들이 버릇처럼 '나이가 얼마냐?'고 물으면 '내 나이는 묻지 말라'고 답한다. 나는 검진받는 것 빼고는 여태껏 병원에 누워본 적 없다. 이번에 가서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유학 중인 우리 평양과기대 학생들도 만났다."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얼마나 유학을 나가 있나?

"우리 경비로 15명이 다녀왔고 지금은 8명이 나가 있다. 그쪽 '코쟁이' 교수들을 만나 보면 '북한을 낮춰 봤는데 북한 학생은 너무 뛰어나다. 펍(pub)에도 안 가고 주말과 방학도 없이 공부한다'며 칭찬이 대단하다. 남들은 2년 걸릴 과정을 1년 만에 마치고 돌아온다. 애들이 너무 착하고 이노센트(innocent) 하다."

―평양과기대가 지난 5월 21일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들었다.

"개교 후 첫 졸업식이었다. 당초 100명을 졸업시키려고 했는데, 북한 당국에서 박사원(석사과정) 학생 47명의 명단을 통보해왔다."

―왜 그런가?

"북한 당국에 '왜?'라고 물어봐야 답을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통보해오면 그대로 따라주면 된다."

―평양과기대 첫 졸업식에 우리 쪽 축하 인사들은 참석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평양에서 한국 정부로 초청장을 보냈다. 적어도 국내 평양과기대 이사진은 참석해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틀 뒤에 '못 보내겠다'는 통지를 받았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탓이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남북 관계가 안 좋았지만 2010년 개교 때 이사 20명의 방북은 허락해줬다. 이번에는 한 명도 올 수 없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한사코 반대했다고 들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실망, 아니 절망감이 들었다. 말로는 '통일 대박'이라고 떠들 뿐 참으로 통일 전략이 없는 것 같다."

―방북을 불허했다고 통일 전략까지 비판할 수 있나?

"우리 졸업생들은 북한 정부의 요직에 들어간다. 북한의 엘리트들이다. 이들은 평양과기대를 한국에서 세워줬고 한국 사람이 총장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한국에서 졸업식을 축하해주러 왔다면 평생 고마운 마음을 간직했을 것이다."

평양과기대는 2001년 북한 당국의 설립 허가를 받았다. 북한의 교육성과 사단법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사장 곽선희 소망교회 원로목사) 간에 건립 계약이 체결됐다. 대동강 남쪽인 평양시 낙랑구역에 있는 부지 100만㎡.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협력기금 10억원과 기독교계의 모금 440억원 등 총 450여억원이 투자됐다.

정보통신공학, 산업경영, 농업식품공학과가 개설됐고, 영어로 강의한다. 학생 수는 400명쯤. 이들은 4년간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학비·식비·기숙사비 등 일체 무료다. 연간 약 70억원에 이르는 운영 재원은 정부 및 민간 차원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남북 관계 경색으로 이 같은 지원은 대부분 중단됐다. 평양과기대는 재정난에 빠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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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온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연변과기대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 돌아선 사람이 김진경 총장
수학여행 온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연변과기대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 돌아선 사람이 김진경 총장. /중국 옌지=최보식 기자

―국내 보수 진영에서는 평양과기대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IT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의심한다.

"실체를 보고 얘기해야 한다. 우리 교수진은 모두 서방에서 온 크리스천 교수다. 학생들과 같이 숙식하고, 일주일에 한 번 북한 안내원과 함께 상점에 물건 사러 가는 게 유일한 외출이다. 평양과기대를 '5성(星)급 감옥'이라고 농담한다. 정말 박애 정신 없이는 하기 어렵다. 이런 교수들이 전쟁 무기를 만드는 걸 가르치겠나."

―가르치는 취지와 배운 지식의 활용은 다를 수 있다.

"평양과기대에는 북한에서 처음으로 비즈니스(산업경영)학과가 만들어졌다. 소위 자본주의를 가르치는 거다. 학생들에게 미화 10달러 상당의 교내 사용 현금카드도 지급하고 있다. 서구 사회의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걸 배운 학생들이 남한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되겠나."

―대학도 개인도 체제 속에 있는 것이다. 결국 북한 체제의 논리에 따르지 않겠는가?

"학생들은 3~4년을 우리 대학 체제 속에 있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없겠나. 우리 대학에 들어오면 하루 세끼 밥을 먹는 것부터 큰 변화다."

―밥 먹는 게 무슨 변화인가?

"북한은 배급제다. 김일성종합대학에도 하루 중 점심 한 끼만 빵 두 개씩 준다. 우리 대학에서는 매끼 반찬 세 가지와 국, 쌀밥이 나온다. 입학 첫날 식당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먹습니까?' 묻는다. '나처럼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면 된다'고 말해주면 식판에 밥을 고봉처럼 푼다. 점차 시일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평양과기대에는 북한 고위 간부 아들이 입학하는 걸로 들었는데.

"당과 군 간부 아들도 있지만 지방의 수재들도 들어온다. 이 학생들은 하루 세끼 먹는 것 자체가 어렵다. 쌀밥을 무한정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다. 학교 안에서 매일 800명이 밥을 먹는다. 하루 식비만 4천달러가 넘는다. 방학이 되면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있으면 안 되느냐'고 한다.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쌀 25㎏씩 싸준다."

―평양과기대 지원은 결국 북한 체제를 굳건하게 할 지배층 양성에 대한 지원이 아닐까?

"교육이 뭔가. 알게 모르게 학생들의 의식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는 현장을 모르면 이해가 안 된다. 우리 학생들을 직접 보지 않고는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대화 도중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비서가 들어와 김 총장에게 "수학여행 중인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지금 막 도착했다"고 보고했다. 대담 소재였던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이 순간에 여기로 오다니,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

이날 오후 1시 30분, 평양과기대 학생 28명이 인솔 교직원 6명과 함께 연변과기대를 방문했다. 외국 교수 3명도 동행했다. 학생들은 반소매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양복바지에 구두를 신었다. 상의에는 '김일성 배지'나 '김일성·김정일이 함께 있는 배지'를 달았다.

이번 수학여행 참가자는 4학년 학생 중에서 선발됐다고 한다. '배움의 삼천리 길'이라는 구호를 내건 12박 13일간 일정. 신의주를 통해 중국 단둥(丹東)으로 나와 다롄(大連)의 산업 시설과 옌볜(延邊)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연변과기대를 방문한 것이다. 간담회에서 몇몇 학생이 발표한 수학여행의 소감을 모으면 이러했다.

"처음으로 외국 땅을 밟고 나서 밤마다 팀별로 토론회도 진행했다. 바깥세상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각국이 자기 이익을 위해 기술 경쟁·지식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눈으로 봤다. 민족 자존심을 갖고 이들을 압도하면서 우리 조국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한 학생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을 지칭)께서 하신 '발은 땅에 눈은 세계로'라는 말씀대로 이번 기회는 우리 시야를 폭넓게 해줬으며…"라고 하자, 김 총장이 "이제 여러분은 '눈만 아니라 발도 세계로' 가야 한다"고 첨부했다.

개인적으로 수학여행단에서 놀라운 것은 하나같이 단정했다는 점이다. 여행에서 열흘이 넘었다면 흐트러지고 지저분해질 법도 한데 말이다. 한 학생에게 물으니 "바깥에 나오면 우리가 조국의 얼굴 아닙니까"하고 대답했다. 이들은 저녁마다 숙소에서 옷을 빨아서 입었다고 한다. 단 한 벌의 옷과 구두였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수학여행단에 여학생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중에 알아보니 평양과기대에는 여학생이 아예 없었다. 평양과기대의 학생 선발권은 북한 당국에 있다. 이는 북한 사회 안에서 남녀 차별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개교 첫해에는 학생 간 성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경우 '키 큰 학생'을 우선으로 뽑았다고 한다.

수학여행단은 떠났다. 두만강 국경도시인 '투먼(圖們)'에서 기차를 타고 단둥까지 가서 북한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평양과기대의 장래는 국내 보수층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국내 일각에서는 나를 '빨갱이' '북한 앞잡이'라고 말하더라. 6.25가 터졌을 때 나는 열다섯 살이었는데 학도병에 지원해 싸웠다. 태생적으로 나는 공산주의자가 될 수가 없다. 이런 나를 정치 이념적으로 어떻다고들 한다."

―본인에 대해 왜 그런 시각이 존재하게 됐는지를 생각해봤나?

"나를 비판하는 사람에게 가서 설명과 변명을 해도, 천하에 없는 귀한 것을 보여줘도 소용이 없다. 이들까지 설득할 시간이 없다. 굶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게 내 소명이다. 세상을 진정 변화시키는 것은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나는 믿는다. 난 내 길을 갈 것이고 이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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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바 ip1 2016-07-23 01:07:10
    조선족동포 출신이며 미국 시민권자인 김진경선생은 남북을 다니면서 통일을 위해 일하셨는데보수정권 하에서는 아무 것도 못해서 답답하실겁니다.
    2년 전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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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족동무여 ip2 2016-07-23 07:27:03
    뭔 개소리하세요? 김진경씨 한국출신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가족들 다 한국에 있고, 한국에서 숭실대학교 졸업했구요. 아무데나 조선족 갖다붙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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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어 ip3 2016-07-23 08:50:00

    - 어어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6-07-23 09: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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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쇄가정답 ip4 2016-07-23 08:12:30
    평양과기대를 페쇄해라.
    그곳에서 좋은것 배워서는 남한을 공격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못된 일에 사용될것 이다.
    학생 선발권도 없고 교과 선정권도 없는 허수아비 평양과기대는 개정은 일당을 돕는 일 이다.
    그리고 단 한푼도 북으로 보내서는 아니 된다.
    그럴 돈이 있다면 남한에 대학을 세우고 연구소들을 지원하면 된다.
    개정은 일당을 돕게 되면 통일의 그날이 멀어질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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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복 ip5 2016-07-23 08:43:05
    김부자정권과 공식관계로 잘 되는 것이 없다.
    왜냐면 권력유지차원에서 이익되면 받을 뿐이기때문.
    그런 악당에게 사랑을 부르짖는 기독교인이 제정신이 아니다.
    그 악당은 성경적으로 마귀이기때문이다.
    북한에 들어가 보라! 맨 김부자 우상들이다.
    우상에게 절하라가 아니라 대적하라는 것이 성경이다.
    우상과 타협하는 자들을 보고 교회지도자들을 믿을 수 없어진다.
    그 기라성같은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가 그렇다.
    이런자들을 믿고 십일조 내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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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산 ip6 2016-07-23 13:54:26
    ip 1번님... 종북에 미쳐서 이제는 김진경총장이란 인간의 국적까지 바꾸어 가며
    보수를 나쁘다고 몰아갑니까?
    부끄러운짓 하면 본인도 그만큼 부끄러운 사람이 됩니다.

    평양 과기대란것이 얼마나 허황된 장난인지를 이야기 해 드릴가요?

    하나만 말한다면 과기대에서 자란 인재들이 누구에게충성해서 어떤일을 할가요?
    그실례로 비날론을 연구한 이승기 박사가 자기일생동안에 인류를 멸망시킬 무성운 생화학 무기를 얼마나 만들었는지는 누구도 모를겁니다.

    한마디로 평양 과기대는 한국을 위하여 파놓은 깊은 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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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산님에게 ip7 2016-07-23 14:37:28
    김산!!
    정말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잖아요
    연변과학기술대도 설립했고 주로 중국과 북한 미국에서 활동하므로 조선족동포로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너무 뭐라고 하지 말고 김산님이 김진경선생에 대해 잘 설명해주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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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하모닉 ip2 2016-07-24 00:08:14
    연변과기대는 중국에서도 학위인정이 안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http://yanbianforum.com/board.html?include=&mode=view&id=23945&lc=1000000&sc=&mc=&gid=nb&
    2006년도 글인데. 지금은 좀 바뀌었는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아는 친구(한족)가 중국에서 대학교수인데, 그런학교는 처음 들어본다고 하더라구요. 중국의 100대 대학리스트에도 없다고 하더라구요.연변대학은 100대 대학에 못들지만, 그리도 중국이 인가한 정통 종합대학이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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