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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등산하지 골프 안쳐 (송정숙 전보사부장관)[광야의소리]
광야의소리독자 0 275 2006-05-19 10:14:07
다음은 광야의 소리 http://www.aware.com.kr 에 있는 글임.




난 등산하지 골프 안쳐


송정숙 글라라 (서초동 성당)


비행기 시리즈’와 ‘배 시리즈’라는 우스개가 집요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한 현 정권의 주요 인사를 태운 비행기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고 현장과 사고대책 본부 사이에 서는 긴급한 상황정보의 교류가 있었다.


대책본부: 대통령께서는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으셨는가?


현장: 불행하게도 대통령께서는 당하신 것 같습니다.


대책본부: 그런 총리께서는 불행하지 않으신가?


현장: 총리께서도 불행히도...


대책본부: 그러면 불행하지 않은 사람은 누구라는 말인가?


현장: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은 불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비행기 시리즈다.



대통령과 총리가 승선한 채 바다 위를 시찰하던 배가 조난을 당했다. 긴급 구조본부가 육상에 차려지고 바다 현장으로 구조팀이 달려갔다. 육상의 구조본부는 다급한 목소리로 현장을 불렀다.



육상본부: 현장 나와라. 대통령은 구했는가?


현장팀: 안타깝게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육상본부: 그럼 총리는 구했는가?


현장팀: 안타깝게도 총리 역시 구할 수 없었습니다.


육상본부: 그래? 그럼 이제 나라는 구할 수 있겠군


이것이 배시리즈다


이런 것을 인용하는 일조차 불경죄에 해당할 법한 내용이지만 시중에는 아주 널리 퍼져 있는 우스개다. ‘부적절한 3ㆍ1절 골프 소동’이 벌어지자 정치같은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주부들이 모여앉은 자리에서 이 시리즈가 한번 더 인구에 회자되었다. 요즘 우스개에는 대통령과 총리가 함께 묶여 다니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국회에서 총리라는 사람이 독기서린 얼굴로 야당의원을 야단치는 모습을 볼 때면 까닭 없이 소름이 끼쳐서 이런 우스개가 떠오른다는 말을 주부들은 했다.주부들의 그런 말을 들으며 기억나는 일이 있었다. 지금의 총리라는 사람이 야당의원으로 있던 시절, 그 때도 그는 이렇게 독기가 서리서리 감겨진 얼굴로 정부 당국자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 “아무도 나를 (의원직에서) 떨어뜨리지 못해. 나는 업자한테 뇌물이나 먹고 민원 부탁이나 하는 그런 국회의원도 아니고 정치자금 뜯어서 흥청망청 쓰면서 골프나 치고 술이나 먹는 그런 국회의원이 아니란 말이야. 나는 마누라가 설렁탕 장사해서 번 돈으로 지역구 유지하는 국회의원이야. 등산이나 하지 골프 같은 것은 안 친단 말이야. 너희들 썩은 공무원들이 아무리 나를 모략해도 너희 같은 게 나를 떨어뜨리지는 못해. 우리 지역구 민심은 끄떡도 없어.”



무엇엔가 잔뜩 심기가 상했던 그는 그런 말을 거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악을 쓰며 외치고 있었다. 그 얼굴에서는 독기가 펄펄 휘날리고 있었다. 그러한 그가 야당의원으로 속한 소위원회의 공직자들은 아주 힘들었다. 요구하는 자료는 엄청나고 뿐만 아니라 대단히 무리한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또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그것을 내놓지 않으면 이렇게 난리를 피웠다. 차라리 민원이나 들이미는 야당의원이 공무원들은 다루기 편하다. 그것을 들어주는 것으로 타협을 할 길도 있었다.



아닌게 아니나 골프도 치지 않는 그는 조금만 수틀리면 늙은 공무원에게 쌍시옷 성의 막말도 예사로 퍼붓는다. 내일 모레 명퇴를 앞두고 있는 2급직 공무원이 스스로를 한탄하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가 부패하거나 타락한 국회의원은 아니라는 것만은 담당 공무원들도 인정했다. 불과 10여 년 전에 그토록 이가 갈리게 타기하던 골프에 그가 언제부터 빠져 들어간 것일까. 그리고 부정한 공직자가 하던 짓인 “업자와 어울려 공이나 치면서 부정한 거래를 한다”는 혐의에 휘말리게 되었을까.



냉동실에 들었던 음식은 거기서 꺼내 놓으면 빠르게 부패한다. 상온에 있었던 것 보다 너무나도 바르게 부패한다. 공산정권이 무너진 뒤의 사회가 자유민주주의 사회보다 빠르게 부패하는 것도 그런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진보를 표방하며 운동권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 권력이라는 解凍해동 기재에 편입되니까 비슷현상에 빠져드는 것을 우리는 날마다 본다. 권력층들이 골프장이나 호텔 클럽에 모여 앉아 “너무 너무 신이 난다"고 즐거워 죽을 지경이라는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도 있다.

해동되는 음식처럼 정신없이 부패해 가는 그들을 보는 일이 불쾌하고 절망스럽다. 늦게 배운 도둑이 밤에는 줄 모른다는 속담을 일깨워주며 ‘골프 탐닉증’에 빠져 있는 총리라는 사람의 말로를 보며 ‘비행기 시리즈’와 ‘배 시리즈’나 희희덕거리는 일을 우리는 언제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 2006-05-11, 1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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