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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종교 탄압을 잊지는 말아야 한다 (이한수)[광야의소리]
광야의소리독자 0 289 2006-07-04 07:56:22
다음은 광야의소리 http://www.aware.co.kr 에 있는 글임.


북한의 종교 탄압을 잊지는 말아야 한다


6;25사변 당시 인민군이 죽인 성직자를 누가 기억해야 하는가
이한수 아오스딩

1950년 7월 2일 서울 영등포 본당의 이현종(李顯鍾)신부는 일과인 미사를 마치고 성당에서 나오다가 “신부 어디 있어”라고 소리치며 들어온 북한 인민군의 총격으로 그 자리에서 운명하였다. 미사를 막 끝냈기 때문에 제의를 그대로 입은 채였고 사제 모자도 쓰고 성작을 든 상태였다. 6월 25일 오랜 계획 끝에 불법 기습 남침한 북한 인민군이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며칠을 쉰 뒤 한강을 도하, 영등포를 점령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북한은 공산정권을 세운 뒤 바로 그들이 금과옥조로 삼는 “종교는 아편이다”는 사상에 따라 북한에 있는 천주교회의 탄압을 시작하였고 많은 신부와 수녀들이 체포되고 추방되었다. 함경남도 덕원 교구를 맡았던 독일 성직자들은 모든 교회의 재산을 압수당하고 추방되었으며 6•25사변을 일으키기 전날인 24일 신부들의 일제검거가 있었다.

북한군은 이런 자신들의 정책을 따라서 대한민국을 점령하자 바로 이 같은 종교 탄압을 남한에 까지 확대한 것이고 영등포 본당의 李신부도 그래서 살해 된 것이다.

북한군은 6월 27일 춘천을 점령한 날 아일랜드인인 강원도 춘천 소양 본당의 콜리어(Collier)신부를 외국인임에도 총살 하였고 묵호본당의 레일러(Reiller)신부, 삼척본당의 마긴(Maginn)신부도 살해하는 등 종교에 대한 탄압은 전쟁 중 계속 되었다.

남한을 점령하고 있는 기간 중 확인된 ! 것만도 150여명의 성직자가 살해되거나 체포되었고 그들이 UN군에 의해 패퇴하면서 체포한 성직자들을 북한으로 데리고 갔다. 평양마저 빼앗긴 북한은 이들 성직자들을 만포진으로 옮겼는데 학대 속에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거기서 11명의 성직자가 사망(믿음 때문에 죽은 것이니 순교가 적절한 표현이지만 우리교회가 그렇게 하지 않고 있으니 그냥 사망으로 표기한다)하였고 당시 대한민국에 파견되었던 교황사절이신 번(Byrne)주교도 11월25일 거기서 돌아가셨다.

올해로 6•25사변은 발발 56주년을 맞는다. 이미 오래전 일이고 6•25 사변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타계하였고 정권이 몇 차례 바뀌더니 이제는 거꾸로 ‘민족공조’라는 이름으로 북한과의 화해하려는 무드가 온 나라에 넘치고 있다. 성직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이해하고 이른바 ‘내재적 접근’을 하고 있다.

사랑과 용서를 신조로 하는 우리 천주교회는 6•25사변 당시 북한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종교 탄압행위를 용서하는 것은 당연하고 두세대 이상의 세월이 흘렀으니 친북하는 성직자가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이 저지른 종교탄압과 성직자 살해는 기억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사변 당시에 죽은 많은 성직자들을 위한 기도 정도는 하는 것이 마땅하다.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1992년부터 6월 25일에 가까운 주일을 “침묵의 !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바꾸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신자들의 기도’에 조차 돌아가신 성직자들을 위한 기도가 없이 사제들을 위한 기도만 있다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

6•25사변 당시 북한의 종교 탄압으로 돌아가신 많은 성직자들은 그 영혼을 위하여 미사를 드리고 기도해줄 사람이 없는 독신자들이며 교회가 기억하여 주지 않는다면 아무도 기억할 사람이 없다. 비록 교회가 통일이 민족의 지상과제인양 내세우고 있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돌아가신 분들을 하루 쯤 기억해 주는 것과는 별개의 것이다.

우리는 몇 천 년 전에 순교하신 생소한 외국 이름의 성인들도 기억하고 또 기도도 하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 우리의 신자들을 위해 사목하다 탄압을 받고 돌아가신 성직자들은 기억하고 기도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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