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카운트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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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상가집에 갔다가, 국제정세/북한 문제에 관한 권위있는 연구소에 근무하는 "박사"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 친구는 그야말로 연구자이고 샌님입니다. 별로 정치적이지도 못 하고, 출세도 못하고, 그냥 죽치고 공부만 하는 친구입니다. 이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김정일이 어케 될 것 같애?" "응..오래 못 갈걸.." "왜?" "우선, 이번 미사일 발사를 보면, 내부의 정책 판단 구조 자체가 엉망으로 무너진 거 같아. 중국도 북한에 대해 엄청 부담스러워 하고...안보리 결의, 중국 은행의 구좌 동결, 북경 미 대사관으로 들어온 탈북자에 대한 미국 직행 허용...이런 건, 중국으로서는 거의 , 조치야.." "음..." "아마..정변이 일어나든 무어든 조만간에 변화가 있을 거라구 봐.." 참고로, 이 친구는 매우 예리한 데가 있는 친구입니다. 1989년인가, 이 친구가 한참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이 친구에게 뻬레스뜨로이까와 글라스노스치에 대해 물은 적이 있지요. "야, 뻬레스뜨로이카, 글라스노스치가 진행되면, 소련이 이제 좀 민주화되는거냐?" "글쎄..민주화는 잘 모르겠구...그거, 러시아공화국이 우즈벡, 카자흐스탄 같은 변방을 떨구어 내려는 거야...한도 끝도 없이 지원해야 하니까...그거 떨구어 내구, 러시아만 잘 먹구 살겠다는 거지.." 저는 뻬레스뜨로이까, 글라스노스치가 '사회주의의 개혁'인가, 아닌가라는 관점에서만 보고 있었는데, 이 친구는 소련방의 해체, 즉 '러시아공화국'이 영양가 없는 다른 공화국들을 떨구어내는 과정으로 보더라구요. 중국이 김정일 정권을 부담스러워하고 김정일 정권을 견제/압박하는 데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은 정말 커다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친구의 걱정하나 소개 하겠습니다. "나, 우리나라가 세르비아 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이야?" "세르비아?" "응..민족의식도 강하고 똑똑한 백성이지...그런데 그 민족의식과 똑똑함이 오히려 화가 되었지.. 제1차세계대전을 유발시킨 장본인이 되었고...열강의 힘 겨루기 사이에서 아예 박살이 났지.." 나는 이 친구의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랍니다. 아니, 그 걱정이 6.25에만 해당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무지기 싫어하는 마르크스가 ,이라는 책에서 쓴 말이 있습니다. "역사는 두 번 일어난다. 처음엔 비극으로 나중엔 희극으로.."라고. 6.25라는 비극, 1990년대 북한의 대량아사라는 비극, 김일성/김정일체제 아래 압살당하는 비극이 있었으니..이제..좀 ...덜 비극적으로 마감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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