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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도 먹나?"
Korea, Republic of 김태산 0 362 2020-11-19 09:44:28

되는 일도 없는데 지나간 소리나 해본다. 몽골에서 겪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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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주재 북한대사관은 그 건물도 괜찮고 주변 부지가 매우 널다.
그래서 대사관 가정별로 그 부지를 나누어 남새농사를 한다. 몽골 땅은 비료를 주지 않아도 감자가 작은 것이 어른 주먹 같고 호박과 오이도 북한 종자를 가져다 심는데 북한 것보다 2배 이상씩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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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몽골에서 남새 먹기가 어려웠는데 김장용 배추도 자급자족을 한다. 어느 가을날 주말이어서 대사관 남자들까지 모두 그 텃밭에서 김장 배추가을을 하는데 나도 참석을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텃밭 옆 마당에 모여들 앉아서 가정들에서 해온 식사들을 차려 놓고 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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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있으니 술이 빠질 리가 없었다..
북한산 인삼술, 러시아 워드카, 중국 맥주도 있다. 술이 몇 순배 돌고 화기애애한데 주변에는 대사관에서 기르는 개들과 비둘기들이 와서 설친다  비둘기는 쫓으면 먼지만 날리며 날아올랐다가는  또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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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무역서기관이 식기에 워드카를 쏟더니 거기에 밥을 몇 숫갈 넣고 몽골 사람들이 주었다는 일명 “말뚝쥐”고기도 몇 덩이 넣어 불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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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건 왜 그래?  고수레를 하려나 ?“
하고 물으니 “조금만 기달려 보십시오. 재미난 일이 있습니다.” 한다.
그런 일이 처음이 아닌 모양 대사관 가족여인네들이 웃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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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서기관이 그 식기를 들고 일어서더니 비둘기가 설치는 쪽에 대고 “휙 뿌린다.. 비둘기들이 놀라서 날아오르고 마당에는 밥알 천지다.
비둘기들이 다시 내려 앉아 밥알들을 정신없이 쪼아 먹고 개들은 고깃덩이를 잘도 주어 먹는다.   모두 그 모양을 웃으며 바라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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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다시 술을 몇 잔씩 마셨다..
몇 분 지났을가?
희한한 광경이 눈앞에 벌어진다.
개들이 비틀거리며 걸어가더니 픽픽 쓰러져서 웃고 떠드는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만 본다. 어떤 놈은 정신없이 짖어댄다.  또 어떤 놈은 꺼이 꺼이 헛구역질을 하는 놈도 있다.
나는 그때에 개들도 술 취하면 사람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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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들 역시 비틀거리며 날아오르려고 날개 짓을 하다가는 다시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모두 비틀거리며 그 자리를 뱅뱅 돈다. 그러자 서기관이 걸어가서 비틀거리는 비둘기 중에서 몸뚱이가 암탉만큼씩 큰놈만 4-5마리를 쥐고 오더니 저녁 술안주 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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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둘기를 먹나?” 하고 물으니..그  답이 명창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가 비둘기 고깁니다.”
“정말?”...
“정말이라니까요. 오늘저녁에 한번 먹어보면 알 겁니다.”
"저 나머지 놈들은 다 어떻게 되는거야?"
"내버려 두면 좀 있다가 술깨면 다 날아갑니다>"
한두 번만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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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날 저녁에 그 술자리를 피했다.
지나간 시절의 낙엽 한 장을 들추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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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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