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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지배를 받는것이 인간이다..
REPUBLIC OF KOREA 푸른바다 6 328 2006-09-26 21:08:52
어느덧 남한에 정착한지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인간이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여서 그어디서 살든 어떻게살아왔던지간에 그사회에 적응하는것은 시간문제 인듯 하다.
그 짧은 기간동안 너무도 많은것을 느끼고 너무도 많은걸을 배웠으며 너무 많은것이 다르다는것을 알게됬다..
북한의 세뇌정치로 말미암아 이한국은 인간못살 불모지로 각종 패륜이 넘쳐나는 하늘아래 유래없는 지옥으로 생각했던 나에게 새롭게 다가오기시작한 남한의 모든것은 생소했고 남몰래 시청하던 드라마나 라디오를 듣으면서 새롭게 느끼게된 한국은 지옥이 아닌 천당이였다.
어릴적부터 "쓰레기장을 뒤지는 남조선어린이..산나물캐고 나무껍질을 벗기는소녀."들이 넘쳐나고
학업을 포기한 여학생들이 미군의 기지촌에서 창녀 노릇을 하며 순정을 유린당한다고 배워온 남한!
서구에서 들어온 퇴폐적인 문화와 난잡한 성문화로 인해 조선민족의 고유한풍습은 찿아볼수가없고 진정 우리민족이 어디서 기원했던지조차 모른다고 배워온 남한!
학교를 다니지못해 문맹자가 넘쳐나고 외래어가 유행하여 우리말의 뿌리마저 없어져간다고 개탄하던 남한!
이것이 내가 배워오고 내가 알고있는남한이였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도 판이 했으며 그들의 거짓과 선전이 얼마나 뻔뻔스러웠던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였다..
깡통을 차고 거리를 누비는 거지소년들이 많은 나라에서 그많은 쌀과 비료를 보내고 그렇게 민족풍습이 말살된 나라에서 윗어른을 섬기고 시부모를 공양하며 조상의 묘를 성심으로 돌보고있을까?.
사실 민족풍습을 지키고 계승해오며 윗어른을 존경한다는 북한의 실태야말로 험하기 그지없는것이다.
민족풍습은 봉건적이고유고적이고 불교적이라고 하면서 자신들의 비위에 맞게 뜯어고치고 윗어른은 혁명선배로 존경해야한다고 강요하고 즉 자신의 부모님들도 낳아주고키워준 은혜보다는 혁명의 선배로써 존경해야한다는 논리이다..
잘사는집의 애완동물들이 보석목걸이에 비싼옷을 입고 다니고 백만장자의 재산이 전부 그가 귀여워하던 동물의 재산으로 넘어가고 . 안해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하고...
사실 이런것은 북한식사고방식에 비추어볼때 이해하기 힘든것이였으며 정말 변태적이고 이상한것이다라고 밖에는 표현할수가없었다..
그렇다면 북한은 그야말고 건전하고 깨끗하며 이기적인 일들이 없다는말인가?.
내가 북한에서 살고있던 2004년 당시는 식량공급이 안된지는 몇년이 잘됬고 모두가 시장거리에서 또는 달리는 자동차위의 쌀마대위에서 생존의 위기를 타개하고있던 어려운시기였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다른설명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당시 사람들은 먹고살기위해 여러가지 일을 했는데 그중에는 돼지를 사육하여 그 고기를 파는 일도 있었다..
당시 돼지한마리에 1만원정도하였으니 북한돈으론 몇개월을 살수있는 거금이였다...
실제로 그돼지한마리가 크는걸 기대하며 겨우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않았고 학업을 포기한 소년소녀들은 산으로올라가 돼지가 먹을수있는 풀이며 나무껍질을 벗겨오기에 여념이없었다.
지금생각해보면 북한의 돼지들마저 불쌍한 생각이 드는데 그돼지들이 먹는 사료를 남한의 돼지들에게 먹어보라고 권한다면 (새꺄 장난하냐?.이걸 먹으라고 주는거야?.) 하며 날째려볼거같은 생각이든다..
그렇게 갖은 고생속에 큰돼지들이 팔려나갈때면 그날하루만은 만시름이 놓이고 몇달은 그럭저럭살수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에 여인들은 불면증을 고치고 발편잠을 잔다..
그러나 그런 아들보다 귀한돼지가 죽거나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그집은 초상난집이다..
그나마 단층집들에서 기르는 돼지들은 늘 강도의 칼을 맞을 위협을 안고살았는데 누구나 알다싶이 "돼지멱따는소리"라고 그소리는 귀가아플정도로 요란한것이다..
이런소음을 없애기위해 강도들의 창의력으로 개발해낸것이 가스라이타의 가스로 돼지를 질식시키는것이다..
그리고는 그무거운 돼지를 어떤힘에선지 한번도 쉬지않고 메고가는 장사들이다..
어느날 먹거리를 사기위해 시장거리에 나간적이있었다..
이것저것 둘러보며 돌아보던 나는 장거리의 아줌마들이 나누는 수다에 그만 아연해짐을 금할수가없었다..
그들의 수다의 시작은 같이 장사를 하는 어느 여인의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였다..
당시 시장거리에 나가면 북한에서 돌아가는 모든것을 알수있었는봐 남한의 인터넷문화보다 더발달되여있다고해도 과언이아니다..
한아줌마가 꺼낸 그말에 앞뒤로앉아있던 아줌마들이 너도나도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이그 어쩌냐? 이힘든때 제살 어떻게 하지?." "어이구 잘가셨어.먹고살기도 힘든데 자식들 위해서라도 잘하신거지머"등등..
결국 어르신의 죽음에 슬퍼하는 사람은없고 불행중다행이라는 표정들이였다..
물론 북한당시의 형편이 너무도 비참하니 그런말도 그런대로 이해할수는 있겠지만 그 이후로 이어지는 말은 참말로 아연스럽기 그지없었다..
"참그거알어?" "머?"
이렇게 이어진 아줌마들의 수다는 끝이 없을듯했다.
" 은실이네 돼지가 병에 걸려죽었대"
"어머어머 이를 어째" " 으이구 그 돼지 많이 컷었는데 갑자기 죽으면 어쩌냐?.은실이엄마 캄캄하겠다"
결국 어르신의 죽음은 잘된것이고 키우던 돼지의 죽음은 아까운것!!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준 부모님보다 지금당장의 끼니를 제공해줄수있는 한갖동물이 더 존대받고 그죽음마저 슬픔을 받는 세월!!
이것이 북한의 그시절의 한토막이였다.
남자들이 가정을 먹여살리고 여자들은 가정을 알뜰히 꾸리고 전업주부로써의 생활을 하던 시절이 사라져간후 남자들의 몸값은 그야말로 "똥값"이였다.
식량도 못타오고 월급도 못타오고 그나마 당원이라 출근은 해야되고..
여성들이 달리는자동차위와 시장거리에서 생계를 유지할때 남자들은 어두운 취사대에서 또는 초불가물거리는 방에서 행주와 걸레를 들고 집을 거두는 전업주부로 탈바꿈을 하게되였다..
그후 남편이라는 말은 너무도 많이 바껴 남편을 "불편" 또는 "반편"(제할일을 하지못하는 모자라는사람)으로 또는 집지키는"멍멍이"로 불리우게되였다.
이런 남편이 보기싫어져 남편에게 술을 취하도록 먹이고 차떡을 코에붙여 질식사 시키는 맘모진 아낙네들도 종종 생겨났다.
이런시절 집안에서 아내에게 말할구실을 못찿고 자기의 처지를 한탄하는 아저씨들은 호랭이 담배피우던 1970년대나 그이후를 그리워 했다.
그래도 일하면 쌀이 생기고 돈이생기던 그시절...월급을 타놓고 아내에게 "여보! 오늘 소주한잔 사오지그래!"하며 가장의 위엄을 돋굴수있던 그시절을 그들은 눈물이 글썽해서 그리워하군 했다..
그후 남한에서의 생활기간 나는 그에대하여 이따금씩 생각을 해보군하였다.
결국 풍습이나 습관도 그당시 처한 환경이나 조건에 맞게 변하거나 생기는게 아닐까?.
우리민족의 미풍량속이 어떻게 됬든지간에 우리민족이 얼마나 부모를 존경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민족인가가 아니라 그당시 처한 환경에서 비롯되는게 아닐까?.
이런말을 생각해보군한다..
"쌀독에서 인심난다"
무엇이나 풍요롭고 여유가있을때 누구를 돌봐줄수있는 여유도 마음도 습관도 생기는게 아닐까?.
나는 이따금씩 안보강연을 다니군하지만 굶고있는 북한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않는다..
왜냐면은 사실 굶고있는 사람은 여기 한국에도있고 굶어죽고있는 사람들은 북한뿐아니라 아프리카 어느곳에나 있는것이다.
문제는 그들을 굶어죽게 만드는 제도와 체제. 폭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군한다..
민족의 아름다운 미풍이나 풍습마저 사라져가게 만든 장본인 그러면서도 남의 잘못을 말하기좋아하는 뻔뻔스러운 독재자가 누구인지에 대하여 말하군한다..
이렇듯 모든걸 말살해버리고 자연스럽게 사라져버리게 만드는 김정일의 폭정과 억압속에서 굶주리고 인간의 초보적인 아름다움마저 잃고있는 북한의 모든 국민들을 위해 기도할수밖에없는 내가 한탄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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