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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야기 한토막
Korea, Republic of 김태산 0 195 2023-12-12 18:54:25
나는 1984년에 김일성의 별장이 있는 평북도 창성군에 3대 혁명 소조를 나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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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농장 집들을 방문하던 중 한 농가의 텃밭에서 난생처음 보는 작물을 보았다. 집 주인에게 고 물으니 그것이 참깨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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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신기해서 주인에게 어떻게 이런 걸 심게 되었는가 물으니 조상 대대로 밭머리에 몇 대씩 심었다가 가을에 털어서 먹곤 하는데 양이 너무 적고 또 기름을 짜는 데가 없어서 통깨를 절구에 빻아서 깨소금으로 먹곤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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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기름 한 방울 먹기 힘들다며 나의 눈치를 본다. 나는 왜서인지 내가 죄를 지은 것만 같아서 그 말을 못 들은 척 딴청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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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쉽게도 초여름이어서 참깨의 열매는 볼 수가 없었다. 다음날 나는 농장 기사 장을 불러서 어느 집에 가니 참깨라는 것을 심었던데 농장에서는 왜 안 심는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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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장은 국가에서 옥수수나 벼 외에는 심지 못하게 하며 특히나 참깨 같은 것은 수확량이 너무 적어서 심지 못하게 한다고 답을 한다. 북한은 역시 백성을 위한 나라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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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북한에서는 참깨의 풀대만 보고 참깨 종자와 참기름은 한국에 와서야 처음 보고 처음 먹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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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식당에 갔는데 접시에 기름과 소금이 나와서 뭔가 물어보니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것인데 그것을 찍어 먹으라 해서 참으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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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상점들에는 들깨는 물론 참깨와 참기름이 넘쳐난다. 그러나 저 북한 사람들은 참깨가 뭔지도 모르고 살다가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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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한국에 온 탈북자들 3만 중에 북한에서 참깨를 본 사람도, 참기름을 먹어본 사람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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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참기름은 고급이니까 응당 백성들은 못먹겠지만 다른기름도 얼마나 보기가 힘든 나라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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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국에서 들어다가 외화 상점에서 파는 것을 먹어 본 사람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반 백성들은 일생동안 참깨라는 것을  전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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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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