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방식에 관한 신부 고세의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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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방식에 관한 신부 고세의 교훈 한참 전, 유명세가 잔뜩 붙은 프랑스의 소설가 알퐁스 도테의 신부 고세 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고세신부가 퇴락해진 수도원을 부흥시킨 얘긴데, 기억을 살려 대충 추려 봅니다. 내용인 즉슨,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신부 고세가 옛날의 번성했던 수도원으로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 돈을 벌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발명한 것이 감로주라는 술이었습니다. 이 술은 기가 막히게 맛이 좋아서 금새 소문이 나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수도원도 번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술을 빚을 때마다 술 맛을 시험하기 위해 마신 술이 고세를 돌이킬 수 없는 알콜중독자로 만든 것입니다. 신을 찬양하는 노랫소리가 수도원에 가득하면 할수록 고세의 영혼은 피폐해 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서 잠시 말머리를 돌립니다. 목적과 수단의 불일치입니다. 수도원을 일으키겠다는 목적은 좋았지만 성직자가 주태백이가 되는, 술장사 라는 수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수단이나 방법이 잘못되면 그 정당성을 찾을 수가 없다는 교훈이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입니다. 지금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이 경선방식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는데, 서로가 물러서지 않는다면 기존에 정해진 방식을 택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경선 규칙을 바꾸자는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의 변경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목적과 수단의 또 다른 불일치를 초래하여, 설사 변경을 요구하는 측에서 목적한 바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정당성이 퇴색해질 뿐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경선이라는 목표에 그 수단이 잔머리 굴리기거나 막무가내라면 신부 고세의 영혼 팔아먹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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