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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치도록 보고 싶습니다.
CHINA 보스 7 760 2007-11-19 18:12:38
만추의 하늘…

살포시 불어오는 바람은
아마도
마지막 매달린 잎새들의 아픈 이별의 시간을 아는 모양입니다.
숨죽여 다가와 그 헤어짐의 설움을 위로해 주는 듯 합니다.
떠나는 슬픔에 몸부림치던 낙엽들도
오늘만은
어이할 수 없는 이별을 받아 들인 듯 체념한 표정들 입니다.
하양 바라만 보던 마음이 마치 함께라도 하려는 듯
있던 자리를 뒤로하고 다가 가지만 이내 발걸음을 돌리고 맙니다.
다시 만날 그들만의 조용한 작별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되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어집니다.
차라리 낙엽이라면…
차가운 동토 속에서 제 몸 썩어 찢기우는 아픔이더라도
다시 만날 기약이 있기에 기꺼이 받아 들이련만…

다시 오마는 약속…
이젠 머~언 추억이나 되는 듯 아련하기만 합니다.
다시 만나자는 기약…
공허한 메아리 되어 여린 가슴을 헤집어 놓습니다.

다가갈 수 없는 서러움
뵈올 수 없는 고통의 현실 속에서..

상처입은 짐승처럼 울부짖던 그 많은 시간들..
세상은 무너져 내리고 문드러진 가슴 쥐어 뜯던 그 고통의 순간들..
몸뚱아리 하나 추스르지 못해 휘청거리며 헤매이던 숱한 밤들..
시간이 송장처럼 널부러져도 가치도 개념도 없던 나날들…
그 음습하고 차가웠던 어둠의 골짜기..

힘겨위 추스린 몸뚱아리 일으켜 세웠지만
지나는 계절이 떨구는 낙엽에 다시금 주저앉고 맙니다.

어머님!
아버님!
그리운 처자식..
같은 하늘 아래 엄연히 존재하건만
듣지도,볼수도 없는 서러운 운명

“우리 걱정은 하지말고
네 몸이나 건강 하려므나..”
삶은 옥수수 하나 하나 챙기시며 소매자락 적시우시던 어머니…

“예서 죽지 못해 사느니 차라리 떠나거라
우리 두 늙은이야 상관 없다만
가서 자리잡거든 네 처자식이나 빨리 데려가렴..”
거죽 뿐인 몸 돌이켜 앉으시며 눈물을 감추시던 아버님…

서러움에
서러움에
밤세워 울다가
나 떠나 올 적…
한마디 말도 못하고 하늘만 보던 아내

“아부지 언제와..”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자식은 내 돌아 올 날을 물어보았습니다.

어머님!
행복하지 못해서
건강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버님!
죽지 못해 살아서 죄송합니다.
처자식 데리고 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여보!
눈물만 흘리고 있어서 미안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당신 생각하며 우는 일 뿐이네…

아들아!
금방 온 다는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돌아가지 못해서 미안해…
아빠 노릇 못해서 미안해..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죽을 때 까지 미안해…아니 죽어서도 미안해…
아들아! 내 사랑하는 아들아! 미안해…미안해….

아버님!
어머님!
아프지 마세요.
여보! 아프지마
아들아! 아프지 마렴…
이 자식,이 남편,이 아빠 염치없는 부탁입니다.

살아생전 다시 본다면...
뼈가 가루가 되고
살덩이 움쿰움쿰 떨어져 나가도
못다한 자식노릇
못다한 남편노릇
못다한 애비노릇
한번이라도
한순간이라도
할 수 있게 아프지 마세요..아프지마…….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윤회의 윤회를 거듭해도 다 주지 못할 만큼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보고싶습니다.
보고픔에 닳고 닳아 헤지고 헤져서 너덜너덜해진 가슴이 말을 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아버님!
어머니!
여보!
아들아!
보고 싶습니다.

하얀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나 내게도 잠들 수 있는 까만밤이 올까요…

낙엽 한 잎… 편지 하나
낙엽 한 잎… 편지 하나
낙엽 한 잎… 편지 하나…
마치 단절의 벽인양 쌓여만 갑니다.

낙엽이 웁니다.
나도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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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탈 2007-11-19 18:19:22
    보스님 울지마세요..운다고 해결되는거아니잖아요..고향떠난 우리북한사람들 어느누구하나 사연없고 가슴안아픈사람있겠어요..뭐라 마땅히 위로의말씀드려야할지....나도 진짜 맘이 아픕니다..남의 가슴아픈사연만 들어도 글에서 읽어도 인제는 눈물이 절로나네요...근냥 집생각만하면 병생겨요..근냥 지금현재에 충실하면서 사는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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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강이 2007-11-19 19:00:53
    보스님 심정
    우리도 다 동감입니다.
    더 말해 무엇하겟습니까?
    근데요.
    보스님은아직 대한민국국적을 취득하지 못하셨나요?
    깃대가 그냥 중국깃대로 나오네요.
    중국에서 건강에 주의하시고,
    하루빨리 대한민국에 오시기를 바랄뿐입니다.
    가을이 되니 고향생각이 더 나지요....
    두고온 고향에 소중한 부모형제...
    건강하시고 님이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되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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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짱맨 2007-11-19 23:56:54
    참으로 무어라 말을 이어야 할지 모루겠네여..ㅡ.ㅜ 님에 글을 읽어보니 울 아버지도 그런 심정이었으리라.... 용기내시구여 어찌됐든 악착같이 살아서 한을 푸셔야죠.힘 내세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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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로 2007-11-20 00:30:29
    아 가슴아파 잠못자겠네. 보스님 글보고 울컥하네요. 내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래두 소주 한잔 하시고 훌훌털어버려서 기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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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의기쁨 2007-11-20 11:23:41
    보스님의 시 구절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네요..
    사람이 세상에서 살다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할수 있는 일이 있고 할수 없는 일이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를 낳아주신 부모님한테 효도하기 위한 마음은 어느 자식이든 하나같은 소원이겠지만 멀리서 저 북쪽하늘을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야 하는 우리 자식들의 마음이 어느 누가 편한 사람 있겠습니까..
    울지말자..참고 살자..매일 이렇게 되뇌이면서도 찾아오는 계절마다 사람의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곤 하네요...
    하지만 이겨내야 합니다..운다고 해서 해결 될 일이 아니고 잠을 못자고 술을 마시고 몸부림을 쳐도 해결할수 있는 일이 아니잖습니까..
    그냥 아자~아자~~를 웨치며 두 손 굳게 잡고 살아가느라면 우리 서로 다시 만날 그 날이 왜 안오겠습니까.
    보스님, 우리 그날을 위하여 건강하게 굳세게 살아나가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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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꽃지기 2007-11-20 22:32:56
    존경하는 보스님!

    식사때가 되면 북에 남은 가족들은 제대로 끼니를 잇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목이 메이고, 날씨가 차지면 집의 땔나무 사정부터 걱정하고 계실 님과 대다수 탈북동포분들의 그 마음에 그저 숙연해 집니다.

    날씨가 더욱 추워지고 있는 시기이오니 언제나 건강관리에 유의하시옵고 님께서 바라시는 모든 일들이 수이 이뤄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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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 2007-11-20 22:58:22
    박꽃지기님! 아낌없는 격려와 배려에 감사 할 뿐이옵니다 ...
    님께서도 추은 겨울 날씨에 건강관리에 유념하셔서 귀하신 몸 감기라도 들지 않게 조심하시옵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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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차 2007-11-21 01:02:56
    보스님의 글 또한 감동없인 볼수없는 가슴아픈 사연이라고 봅니다.
    보스님의 상처이자 우리들 모두의 뼈아픈 상처라고 생각합니다.
    용기를 잃지 마시고 꿋꿋이 살아갈때 고향의 부모형제와 상봉할 그날은
    반드시 오고야 말것입니다.
    우의 글들에서도 많이 강조하였는데 첫째.둘째도 항상건강에 유의 하시고 ...혹시 중국에 계신다면 신변안전에 만전을 가하시고 기회를 잘
    타서 한국행에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님이 가는길에 항상 하나님의 큰 축복이 내려 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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