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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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의 사랑이든, 누구를 향한 사랑이든 나와 상관이 없다면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마치 5년 전, 걸친 옷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초췌한 모습으로 이 땅에 왔을 때 냉대와 무관심에 주저앉았던 순간처럼 말이죠. 하지만 사랑은 우리가 표출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하다보면 같은 것을 지향하죠. 아무리 작은 사랑이라도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합니다. 상처와 증오뿐만 아니라 이별의 고통과 과거의 악몽까지도 말입니다. 주고받던 눈 인사마저 어색하던 대학 신입생 OT에서 어색함을 깨려고 받거니 주거니 했던 술컵 앞에 저는 힘없이 무너진 적이 있었습니다. 갈증을 느끼며 정신을 차렸을 때 나의 배 위를 덮고 있던 이름 모를 학우의 겉옷 앞에서 나는 내게 건네진 말없는 친구의 우정을 보았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국제행사에 참가하게 된 어느 봄 날, 부모 형제의 배웅도 없는 쓸쓸한 공항에서 같은 교회에 다니던 자매의 얼굴을 보았을 때의 놀라움...... 부끄러운 듯이 내 손을 잡고 기도해주는 그 모습에서 나는 사람을 향한 사랑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회사업무로 파김치가 된 몸을 일으켜 세우며 야근을 자청합니다. 그것은 어느덧 회사동료들이 가족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사랑의 피드백을 통하여 남과북 우리민족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나 자신의 삶을 통하여 체득하고 있습니다. 사실 있는 놈보다 없는 놈이 불쌍해 보이는 것 같지만, 그러나 사랑은 공평하다고 합니다. 가진 자에게는 교만을 주지만 아무것도 없는 자에게는 희망을 주는 것이 낯선 곳에서의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낯선 이 땅에 와서 사랑을 갈망하는 이들이 이제는 1만4천명을 넘어섰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국경을 넘어, 휴전선을 넘어서 사랑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죠. 사랑을 주기보다, 사랑을 받기보다는 서로 사랑해주는 그런 사랑을 그리워합니다. 사랑은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들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 합니다. 이것은 우리 탈북자들의 진심어린 목소리입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하는 조국인데 우리 조국도 나를 사랑해줄 수 있죠? 우리를 이웃 아닌 혈육으로 받아줄 수 있죠?” 그런 사랑이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할 희망이 아닌가 싶습니다. - 탈북자 주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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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시는 모습 너무 아름답습니다.
<해운대>님 말씀처럼 공무원이시라면 추카드립니다
공무원 9급시험을 보려면 사시준비하는것처럼 준비하여야하는데..
대단하십니다
진짜 열심히 공부를 하셨네요.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셨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사시는 님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주성일님의 말대로 우리는 가족이고 혈육이에요.
따뜻한 사랑을 베풀도록 노력 많이 할게요
주성일씨 글을 자주 올려 주세요.
아름다워요 ~
하나도 없었고 그분들이 남한에 와서 어떤 심정과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실제 새터민분들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만나본적이 없고요.
그런데 최근에 관심을갖고 알아나가다보니
여러분들께 늘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 담게 되었습니다.
주성일님의“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하는 조국인데 우리
조국도 나를 사랑해줄 수 있죠? 우리를 이웃 아닌 혈육
으로 받아줄 수 있죠?"
이 글귀를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남한을 대표하는 사람도 또 그럴처지도 아닌
사람이지만 웬지 죄송하다고 미안하다고 진심을
담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틀림없이 대한민국은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들은
역시 대한민국 사람이 되신 여러분들을 사랑할것입니다.
"그렇지 않아"하고 반문하시는분도 계시겠지만 원래
사람은 작은 가시하나에도 아파하는법이거든요.
그런 가시처럼 여러분들에게는 아주 적은 일부가 더
눈에 띄고 아프게 느껴지도록 할겁니다.
그렇지 않은 저같은 사람이 훨씬 많으니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