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21일에도 동해상으로 5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측 군 당국이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하라는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교수를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박성우: 김동엽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동엽: 안녕하세요.
박성우: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지난주에 끝났습니다. 북한도 동계훈련의 마무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상륙 및 반상륙 훈련을 했는데요. 교수님, 먼저 총평을 먼저 부탁드립니다.
김동엽: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이 군 동계 훈련을 얼마나 참관했는지를 분석해 봤습니다. 북측 군은 매년 11월부터 3월초까지 동계훈련을 하는데요. 통상 1월이 지난 후에는 국가급 훈련을 실시하면서 최고 사령관인 김정은이 참관하게 됩니다. 작년에는 도하 공격 훈련이나 군종 타격 훈련, 섬 화력 타격과 점령 훈련, 비행전투 훈련 등이 있었는데요. 올해는 대연합부대 기동훈련이나 탱크병 경기훈련, 그리고 지난 20일 상륙 및 반상륙 훈련 참관 등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노동신문에 공개된 김정은의 동계 군사훈련 현지지도만 놓고 봤을 때 재래식 군사훈련 차원에서 동계 훈련의 횟수와 규모는 작년과 비교할 때 오히려 줄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북한의 올해 동계 훈련은 예년과 비교할 때 더 약했다는 게 교수님의 평가인데요. 그런데 일반인들이 느끼는 바는 그 반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거든요. 이렇게 평가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뭐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김동엽: 작년보다 올해 북한이 동계훈련을 더 많이, 더 자주 하는 것 같고, 큰 위협으로 느껴지는 것은 1월 핵실험, 2월 장거리 로켓 발사, 그리고 핵무기와 관련된 내용을 북측이 잇따라 공개하며 미사일까지 발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그리고 신무기 시험 발사를 과연 동계훈련에 포함시켜야 하는 가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확히 따지자면 동계훈련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은 북한의 전략군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전략군은 동계나 하계 훈련기간에 제약이 없습니다. 그냥 필요한 시기에 하는 거죠. 다시 말해서 기존에 하던 재래식 동계훈련이 좀 줄어들었고, 이러한 공백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그리고 다양한 핵무기 공개를 통해 채워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래식 군사훈련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인력과 비용이 줄었다는 뜻인데요. 이것이 바로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력.경제 병진노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이상 국방에 대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없이 핵을 통해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를 살려야겠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모습이 지금 잘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박성우: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는 통상적인 군사훈련과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 맥락에서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북한이 지난 18일에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무엇입니까?
김동엽: 이전에 북한은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죠. 이어서 노동 미사일을 쏜 건데요. 노동 미사일이 800km 정도 날아갔습니다. 지금까지 발사한 것 중에 가장 멀리 날아간 거죠. 북한은 최근 방사포 발사와 각종 발언을 통해서 미사일 운용 전술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 남쪽 200km 내외에는 수도권과 평택, 오산이 있는데, 이는 방사포로 공격하겠다, 그 다음으로 500km 정도 되는 부산, 포항, 목포 등 남쪽 항구와 원자력 발전소 같은 국가 기간시설은 개량 스커드 미사일, 그리고 일본과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기지는 노동 미사일로 공격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고 보는데요. 김정은은 최근 탄도로켓 재진입 모의 실험을 하면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다양한 종류의 탄도 로켓 시험 발사를 지시했거든요. 이것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국방위원회 성명으로도 북한의 기존 대응을 선제적이고 보다 공격적인 핵타격전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고요. 핵 사용 범위로 미 본토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 기지까지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이제까지 핵 억제력을 전략적 차원으로 봤다면 지금은 작전 전술적 차원으로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박성우: 21일에도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발사체 다섯 발을 쐈죠. 그 의도는 뭐라고 보면 될까요?
김동엽: 지난번처럼 신형 방사포를 다시 쐈을 가능성도 있지만, 사거리가 약 200km라는 점에서 저는 스커드 B형, 구형 미사일을 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북한이 지속적으로 재래식 무기 보다는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보는데요.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아마도 스커드 B형은 지난번에 발사한 300mm 신형 방사포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구형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하면서 이를 소모하는 것이겠죠. 또한 외부적으로는 이런 소모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서 체제를 결집하고 핵억제력의 강화를 선전하는 이중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박성우: 지금까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김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김동엽: 감사합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