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우에 쓸려간 ‘살림집’ 아닌 ‘사적지’ 먼저 보수” 지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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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지난달 말 발생한 북부 지역 홍수 피해로 5만 여 가구가 침수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살림집 건설보다 사적지 건물 재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애 선전을 강화하기 위해 평양 려명거리에 동원했던 돌격대까지 파견했지만 오히려 주민 불만을 스스로 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수해로 무산군 읍내 주택(1만여 호)절반이 침수돼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당국은 주택건설보다 파괴된 사적건물, 구호판 보수공사에만 주력하고 있다”면서 “주민 살림집이 아니라 사적지를 1차 공사 목표로 정하고 여기에 고강도 세멘트(시멘트)까지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당장 추위가 닥쳐올 텐데 자재를 허튼 데 낭비한다’며 당국의 ‘피해복구계획’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큰물 피해로 집과 재산을 모두 잃고 한지에 나 앉게 된 국경지역 주민들은 당국의 안일한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신문·방송을 통해 피해복구 상황을 연일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돌격대는 사적지·연구실 보수공사에 투입되고 있다. 반면 살림집 공사는 공장기업소 강제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일반 가정들에서는 50~100위안(元) 정도를 수거하고 좀 괜찮은 가정들에는 수백 위안을 바칠 것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대학을 비롯한 고급 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1인당 5000~1만 원(북한 돈)을 목표로 설정하고, 학급별 ‘충성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해지역에는 수만 명씩이나 되는 각종 명목의 ‘돌격대’와 ‘지원 노력’이 득실득실하지만 자재가 없어 수해복구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저녁마다 여기저기서 술 마시고 난동부리는 돌격대원들의 눈꼴사나운 행실로 인해 주민 불만만 커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일부 피해지역에는 주택이 건설되고 있지만 대충 미장한 세멘트 바닥에서 주민들은 이부자리도 없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극심한 피해를 당했음에도 적극적인 피해대책 없이 체제선전에만 몰두하는 당국의 처사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내 삶은 내가 찾아야겠다’며 탈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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