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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올해 생일도 ‘쉬쉬’…통치 정당성 자신없나
데일리NK 2017-01-09 09:50:42 원문보기 관리자 491 2017-01-23 22:38:04

북한이 올해도 김정은 생일(1·8)을 공식 휴일로 지정하지 않은 데 이어 대내외 매체를 통한 대대적 선전이나 공개 경축행사 등을 진행하지 않은 건 김정은이 아직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생모 고영희의 출신 성분이나 백두혈통 여부 등 김정은이 자신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을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 데다, 집권 5년간 이뤄놓은 성과가 부족하다는 인식에 따라 아직 생일을 내세울 만한 명분을 찾지 못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김정은은 집권 6년 차를 맞는 지금까지도 자신의 생년월일을 명확히 밝힌 적이 없다. 다만 한미 정보 당국은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여권 등을 통해 1984년 1월 8일생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의 이모 고용숙도 지난해 5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1984년생이라 주장한 바 있다.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은의 출생년도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1월 8일이면 기관 기업소나 군부대, 학교 등에서 각종 경축공연과 모임을 개최하는 등 일시적으로나마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지만, 김정은이 정확히 몇 년도 출생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이와 관련 한국에서 북한민주화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도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최고지도자에) 올라서 5년 만에 (김정은 우상화) 강연제강(교육자료)을 만들었는데 거기에도 몇 년 몇 월 며칠에 태어났다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김정은이 생일 기념은커녕 생년월일조차 공개하지 못하는 건 일단 ‘나이 어린 지도자’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민들이 김정은을 ‘경험 부족한 어린 애’라고 칭할 정도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고 판단, 생년월일 공개를 망설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태 전 공사도 이에 대해 “(김정은이) 자기보다 30~40살 많은 간부를 끌고 나가야 하는데 지도자의 나이가 공개되면 ‘이거 나보다 동생이네’라고 간부들이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또한 백두혈통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우려로 생년월일을 공개하지 못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북한에선 최고지도자의 생일을 기념할 때면 그의 일대기를 기록영화나 선전물 등으로 재조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칫 재일교포 출신인 생모 고영희에 대한 소문마저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 실제 김정은은 자신의 백두혈통 여부와 통치 정당성이 의심받을 것을 우려한 듯 고영희의 존재를 숨겨왔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에 흠집을 내지 않도록 출생의 비밀을 확실히 은폐 또는 조작한 후에야 1월 8일을 대대적으로 기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출생년도를 1982년으로 조작하려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일성(1912년)과 김정일(1942년)의 출생년도에 따라 자신도 출생년도 끝자리를 숫자 ‘2’로 맞춰 선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집권 5년간 이렇다 할 성과는커녕 되레 체제 불안정 요소만 키운 격이 돼 선뜻 할아버지·아버지만큼의 우상화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거듭된 공포정치로 엘리트들의 자발적 충성 유도마저 쉽지 않은 데다, 대북제재와 수해 등으로 민생마저 파탄 난 상황에서 성대한 ‘생일 파티’를 단행할 명분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김정은은 당 대회로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고 주구장창 인민애를 선전해왔지만, 정작 경제적 성과는 없고 수해에 탈북까지 이어지는 등 결과적으로 실패를 맛보게 됐다”면서 “신년사에서조차 40년 전 노래인 ‘세상 부럼 없어라’를 운운하는 마당인데, 본인 생일이라며 팡파르를 불 처지는 못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북한은 축포를 가장한 미사일 발사 등 도발도 자제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한국 국내 정세를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섣부른 도발 시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 압박 강화와 한국 내부 결속 등 북한의 계산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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